▲ 리오넬 메시

[스포티비뉴스=이종현 기자] 아르헨티나 대표 팀 하면 리오넬 메시(31)의 이름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건 어쩔 수 없다. 영광의 순간 그 장면 속엔 항상 메시가 있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2015년 코파 아메리카, 2016년 코파 아메리카 센테나리오에서 3연속 메이저대회 준우승이었을 때도 마찬가지. 준우승에 그친 게 아니라, 준우승으로 이끈 게 메시다. 메시는 A매치 61호 골로 아르헨티나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하는 선수이며 이름값으로는 월드컵 우승할 기세의 스쿼드지만 늘 '빌빌' 되는 아르헨티나를 이끌고 있다. 4년 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을 향하는 아르헨티나의 여행은 가시밭길이었다. 마지막 남미예선 18차전 최종 경기에서 에콰도르 원정에서 3-1로 이겨 겨우 러시아월드컵 막차를 탔다. 해트트릭을 기록한 이도 메시다. 

메시는 바르셀로나에서 뛰면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4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우승 8회, 코파 델 레이 우승 5회 등을 경험했다. '넘사벽'의 기록이다. 아르헨티나 유니폼을 입고, U-20 월드컵 우승,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다. 하지만 유독 성인 무대에서는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했다.

메시는 최근 인터뷰를 하면 "월드컵 우승이 목표"라고 말한다. 유독 닿지 않았던 것에 대한 열망이다. 메시의 나이는 31세. 앞선 준우승에 그치고 월드컵 트로피를 지나치는 메시의 사진이 크게 화두가 됐을 만큼 준우승 여파가 컸다. 사실상 이번이 마지막 기회다. 본인도 잘 알고 있을 터.

세월이 지나고 감독이 바뀌어도 메시를 향한 짐은 변함이 없다. 호르헤 삼파올리 아르헨티나 대표 팀 감독은 월드컵에 대해서 "메시에 어깨에 달렸다"고 정리했다. 삼파올리는 "메시의 팀이 되고 있다. 메시는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고, 이 팀은 그의 어깨에 달려있다. 내 팀보다는 메시의 팀이다"고 고백했다. 

감독의 이런 고백은 낯설다. 어느 팀 감독이든 "특정 선수보다는 팀이 우선"이라고 말하고, "선수가 감독보다 위에 있다"는 발언은 하지 않기 때문이다. 

삼파올리 감독은 지난해 6월 부랴부랴 지휘봉을 잡았다. 여태껏 친선전 4경기, 남미 예선 4경기를 치렀다. 8경기를 치르면서 4승을 거뒀다. 팀을 조립하는 과정에서 언제나 메시가 중심이었다. 스리백이든 포백이든, 원톱이든 스리톱이든 마찬가지. 단 만족스럽지는 않다. 3월인 지금도 그렇다. 메시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메시가 뛰어나냐, 디에고 마라도나가 뛰어나냐를 가늠하는 것에 변수는 월드컵 우승이다. 마라도나는 월드컵 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메시는 그렇지 않다. 메시와 함께 황금세대로 불리는 선수들도 어느덧 30줄에 접어들었다.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사실을 잘 안다. 

메시는 지난 2016년 돌연 은퇴를 선언했다. 메이저대회 3회 연속 준우승이라는 심적 부담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메시는 자기에게 주어진 짐을 안다. 마지막 도전, 모두가 지켜보는 메시의 외로운 싸움. 역사적인 황제 대관식을 앞둔 메시는 그에게 주어진 왕좌의 무게를 이겨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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