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호하는 스몰링(왼쪽)과 포그바. 두 선수다 끔찍한 전반전을, 환상적인 후반전을 보냈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맨체스터 더비'다운 경기가 펼쳐졌다. 주제 무리뉴 감독의 전술 변화가 경기에 불을 붙였다.

맨체스터유나이티드는 8일(한국 시간) 영국 맨체스터 에티하드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18시즌 프리미어리그 33라운드 맨체스터시티와 경기에서 3-2로 이겼다.

전반과 후반 맨유의 경기력이 확연히 달랐다. 전방 압박을 준비했지만 전반전은 부진했고, 후반전은 공격력이 살아나면서 순식간에 2골 리드를 만회했다. 무리뉴 감독은 전반전 어떤 실수를 했고, 후반전엔 어떤 마법을 부렸을까.

▲ 환호하는 콩파니(가운데). 이때까지만 해도 맨시티의 우승 확정이 가까운 듯했다.

◆ 무력했던 '전방 압박' 맨유의 전반…슈팅 0개

전반전은 완벽한 맨시티의 페이스였다. 맨유가 전방에서 압박을 펼쳤지만 맨시티는 빌드업을 세밀하게 펼치면서 압박을 피했다. 맨유의 압박 시작점은 높았지만, 조직적이진 않았다. 개개인은 부지런히 움직였지만, 패스를 받는 선수에 대해 즉각적인 압박이 이뤄지진 않았다. 예상 외의 압박 전술에 당황했던 맨시티도 시간이 지나자 큰 무리 없이 탈압박에 성공했다. 맨유의 무게중심이 앞으로 쏠리면서 빈틈은 크게 났다.

"전반전에는 모든 것을 했다." - 주제프 과르디올라 감독

맨유는 전반 20분께부터 맨시티에 공격 주도권을 줬다. 그리고 실점했다. 전반 25분 맨시티가 선제골을 터뜨렸다. 코너킥에서 뱅상 콩파니가 크리스 스몰링의 거센 몸싸움을 이기고 머리로 골망을 흔들었다.

5분 만에 추가 실점도 했다. 르로이 사네가 다비드 데 헤아 골키퍼의 긴 패스를 자르면서 역습이 시작됐다. 라힘 스털링의 패스를 받은 일카이 귄도안이 멋진 턴으로 네마냐 마티치를 속인 뒤 골문 구석으로 감각적인 슛을 찔러 넣었다.

맨유에 다행인 점은 파상공세를 받고도 더 실점하진 않았다는 사실. 스털링의 끔찍한 골 결정력 덕을 봤다. 전반 33분 다비드 실바의 스루패스를 받은 스털링이 결정적 찬스를 잡았지만 안토니오 발렌시아의 견제에 밀려 슛이 크게 골문을 벗어났다. 전반 36분 페르난지뉴의 스루패스를 받은 다비드 실바가 간결하게 스털링에게 패스를 내줬다. 스털링의 슛이 또 한 차례 크게 벗어났다. 전반 41분 스털링의 슛도 데 헤아 골키퍼 정면으로 갔다.

사실, 맨시티로선 기분 좋은 전반전이었지만, 2골 차 리드는 결과적으론 못내 아쉬운 결과였다. 스털링이 수많은 찬스에서 추가 골을 터뜨리지 못했고, 맨유는 후반전 반격의 실마리를 잡았다. 2골과 3골 혹은 4골은 느끼는 부담감이 다를 수밖에 없었다.


◆ 부진했던 포그바, 2선 침투로 일어섰다…슈팅 3개로 2골 추격 그리고 역전

맨유는 전반에 단 한 차례 슛도 기록하지 못했다. 후반전 공격적으로 나섰다. 폴 포그바는 경기 뒤 인터뷰에서 "하프타임에 드레싱룸에서 우리는 잃을 것이 없다고 말했다. 2-0 스코어가 그렇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후반 4분 포그바가 첫 슈팅을 기록하면서 경기 분위기를 바꿨다. 사실, 포그바는 전반전 경기에 거의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아무래도 수비보단 공격에 관심이 많은 선수. 전방 압박을 적극적으로 펼치려는 맨유의 전략에 어울리지 않는 움직임을 펼쳤다. 하지만 주제 무리뉴 감독은 포그바에게 신뢰를 보냈다. 포그바에게 무리하게 수비를 요구하지 않았다. 어차피 추격이 필요한 시점에서 포그바에게 전진을 요구했다. 포그바는 적극적으로 전진하면서 로멜루 루카쿠-알렉시스 산체스-제시 린가드 스리톱이 만든 공간으로 직접 침투해 득점을 노렸다. 그리고 그것이 적중했다.

"무엇보다 골을 넣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우리는 0-2로 지고 있었다. 맨시티는 공격하길 즐기지, 수비하는 것은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페널티박스 안으로 더 자주 들어갔다. 내 뒤에 네마냐 마티치, 안데르 에레라가 있었다." - 폴 포그바

후반 8분 산체스가 오른쪽 측면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에레라가 가슴으로 공을 떨어뜨려주자, 페널티박스 안으로 포그바가 쇄도하면서 한 골을 만회했다. 포그바의 흥이 올랐다. 불과 2분 만에 추가 골을 터뜨렸다. 산체스가 올려준 크로스에 쇄도해 이번엔 머리로 마무리했다.

맨유가 공격 흐름을 타면서 맨시티를 반대로 압박했다. 후반 15분 린가드의 강력한 중거리 슛이 골문을 살짝 빗겨갔다. 그리고 역전 골이 나왔다. 후반 24분 세트피스에서 맨유가 경기를 뒤집었다. 산체스의 크로스를 스몰링이 쇄도하면서 발로 마무리했다.

부진한 경기력에 포그바를 뺄 수도 있었다. 대신 무리뉴 감독은 포그바에게 수비적 임무를 덜고 더욱 공격적인 경기를 펼치도록 했다. 그리고 신이 난 포그바가 2골로 보답했다.

[영상] [PL] 맨시티 vs 맨유 5분 하이라이트 ⓒ스포티비뉴스 이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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