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8경기 무패를 기록한 바르사 선수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FC바르셀로나가 38경기 무패를 기록하게 됐다. 그 원동력은 무엇일까.

FC바르셀로나는 8일(한국 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캄노우에서 열린 2017-18시즌 라리가 31라운드 레가네스전에서 3-1로 승리했다. 벌써 이번 시즌 31경기에서 24승 7무를 거두면서 무패 기록을 달리고 있다.

사실 지난해 4월 말라가전 패배 이후 7경기 무패를 기록하면서 2016-17시즌을 마쳤다. 지난 시즌부터 계산하자면 38경기 무패. 20개 팀으로 꾸려진 라리가는 한 시즌이 38경기다. 단일 시즌은 아니지만 한 시즌을 무패로 마친 것과 같다.

바르사는 지난 2월 열린 지로나와 25라운드서 구단 기록인 32경기 연속 무패 기록을 깨뜨렸고 계속 새로운 기록을 세우고 있다.

이제는 라리가 역사에 이름을 남기게 됐다. 바르사는 라리가 역사상 최다 무패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1979년부터 1980년에 걸쳐 레알소시에다드가 38경기 무패를 기록한 바 있다. 바르사는 14일에 발렌시아전을 안방에서 치른다. 새로운 기록에 도전한다.

현재 바르사는 트레블을 이뤘던 2008-09시즌과 2014-15시즌 못지 않은, 아니 어쩌면 능가하는 전성기를 달리고 있다. 에르네스토 발베르데 사단은 어떻게 라리가 역사상 가장 긴 기간 패하지 않은 팀이 될 수 있었을까.


◆ 실리적 4-4-2, 발베르데의 전술

에르네스토 발베르데 감독은 바르사의 철학을 잘 이해하면서도 억지로 4-3-3을 고집하지 않았다. 선수 구성에 맞게 4-4-2 전술을 채택했다. 공격진 어디에서도 활약할 수 있는 리오넬 메시를 중앙 공격수로 위치를 옮겼다. 물론 위치를 고정하지 않고 측면과 중앙은 물론 후방까지 자유롭게 움직이도록 도왔다. 수아레스도 점점 살아나면서 이제 바르사의 최전방은 날카롭게 벼려진 칼과 같다.

중원의 4명은 전형적인 윙어가 없이 꾸렸다. 파울리뉴가 팀에 연착륙했다. 풍부한 활동량으로 성실하게 압박을 펼치고 공격에도 가담했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는 중앙에서 왼쪽 측면으로 위치를 옮겨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는 임무를 맡았다. 측면 미드필더들이 중앙 성향이 강할 수 있었던 것은 측면 수비수의 공격성 덕분이다. 왼쪽의 조르디 알바는 측면 공격수 못지 않은 공격력을 과시했고, 세메두와 세르지 로베르토도 측면에서 활발하게 공격을 펼쳤다.

새롭게 잡은 '밸런스'는 매우 안정적이다. 31경기에서 79득점을 하고 16실점을 했다. 불과 한 시즌 전인 2016-17시즌에는 38경기에서 116골을 넣고 37골을 줬다. 득점 부분에선 다소 부족하지만 실점은 확실히 줄었다. 1골 차로 승리하든, 5골 차로 승리하든 승점 3점을 얻는 것은 마찬가지. 득점력은 여전히 경기당 2골을 넘을 정도로 뛰어난데, 실점이 확 줄었으니 패배할 일이 없었다.

▲ 막을 수 없는 남자 메시

◆ 해결사 메시의 존재

시즌 개막 전 MSN(리오넬 메시, 루이스 수아레스, 네이마르) 트리오의 한 축이던 네이마르가 팀을 떠났다. 수아레스는 시즌 초반 부상으로 제 컨디션을 찾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 세 공격수는 개인 능력으로 수비벽을 뚫을 능력이 있는 동시에, 합작 플레이에도 능숙한 선수들. 바르사를 공격형 팀으로 만드는 '삼지창'이었다.

득점력 약화가 걱정됐다. 하지만 득점은 크게 부족하지 않았다. 바로 '스코어러'로 돌아온 메시 덕분이었다. 메시는 31경기에서 29골을 넣는 엄청난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현재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2골)에 크게 앞선 득점 선두다. 메시 중심의 전술이 짜였고, 그에 상응하는 골 결정력을 보여주고 있다.

메시는 위기의 순간에서도 팀을 구해냈다. 지난 30라운드 세비야전(2-2 무)이나 지난 2월 첼시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이 대표적이다. 세비야전에서는 후반 13분 교체로 출전해 경기 영향력을 점점 높여가더니, 1-2로 끌려가던 후반 44분 동점 골을 넣었다. 왼발이 폭발했다. 원정으로 치른 첼시와 16강 1차전에서는 촘촘한 수비진에 막혀 고생했지만 후반 30분 상대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득점으로 연결했다. 2차전에선 3분 만에 선제골을 터뜨리면서 3-0 대승에 시발점이 됐다.

◆ 적절한 외부 영입, 로테이션 가동

적절한 영입으로 선수층이 두꺼워진 것도 중요한 이유다. 시즌 초엔 네이마르 이적 뒤 적절한 보강이 없었다는 지적이 있었다. 네이마르를 직접 대체할 우스만 뎀벨레를 영입했고, 중국에서 영입해 기대가 크지 않았던 파울리뉴는 중원에 끈기와 활동량을 더했다. 오른쪽 수비수 넬송 세메두도 시즌 초반부터 괜찮은 활약을 펼치면서 세르지 로베르토와 번갈아 출전하고 있다. 여기에 부활한 토마스 페르말런은 새로운 영입과 다를 바 없다.

여기에 겨울 이적 시장에서 영입한 선수들이 더해졌다. 쿠치뉴가 팀에 녹아들기 시작하면서 공격에도 숨통이 틔였다. 전성기 시절과 비교해 체력이 떨어진 이니에스타와 번갈아 출전할 수 있다. 백업 중앙 수비수 예리 미나도 겨울 이적 시장에서 영입했다.

중원이 다소 고민이지만 안드레 고메스, 데니스 수아레스가 때로 로테이션 멤버로 출전하고 있다. 라인을 무리하게 높이지 않고 메시의 장점을 최대로 살리는 발베르데 감독의 스타일상 중원의 선수들이 체력도 어느 정도는 아낄 수 있다.

로테이션이 가능하다는 뜻은 곧 체력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는 뜻. 체력이 떨어지면 기술도 제대로 나오지 않고, 전술적 움직임을 할 수도 없고, 집중력도 떨어진다. 경기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유소년 선수들 육성에 공을 들였던 바르사지만, 제대로 된 인재가 나오지 않자 적절한 투자로 외부에서 영입을 시도한 것은 좋은 선택이었다.

[영상] [라리가] 바르셀로나 vs 레가네스 4분 하이라이트 ⓒ스포티비뉴스 이충훈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