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버풀의 장점은 확실한 공격력.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1차전 대승의 이득을 안고 맞는 경기. 하지만 리버풀은 마음을 놓을 수가 없다. 맨체스터시티가 시즌 내내 보여준 공격적 짜임새를 알기 때문. 그렇다면 리버풀은 어떤 경기를 해야 할까. 지난 시즌 FC바르셀로나와 파리생제르맹(PSG)의 16강 2차전이 하나의 실마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리버풀은 11일(한국 시간) 영국 맨체스터 에티하드스타디움으로 원정을 떠난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맨체스터시티와 맞대결을 펼친다. 1차전에서 3-0 승리를 안고 2차전을 치른다.

유리한 리버풀은 어떤 경기 운영을 펼칠까. 크게 생각해보면 두 가지 대응 전략이 있다. 지킬 것인가, 아니면 맞서서 완전히 박살을 낼 것인가. 둘 다 일리가 있는 선택이지만, 지난 '역사'를 돌이켜보면 맞불 작전이 현명할 수 있다.

◆ 맨시티의 폭발적 공격력, 리그 32경기 90골

맨시티의 공격력엔 의문의 여지가 없다. 32경기에서 90골. FC바르셀로나가 31경기에서 79골을 넣었으니, 맨시티가 단순 비교로도 공격력에서 우위다. 공격수, 미드필더 모두 공격력을 갖춘 선수들이고, 니콜라스 오타멘디, 뱅상 콩파니 등 중앙 수비수도 세트피스에서 득점을 쏠쏠하게 올린다. 풀백들도 적극적으로 전진하는 '초 공격형 팀.' 그것이 맨시티의 정체다.

당연히 리버풀의 방패가 견디기는 쉽지 않다. 실제로 맨시티를 상대로 잠그기에 성공한 경우는 거의 없다. 이번 시즌 맨시티는 모든 대회를 통틀어 딱 3번 무득점 경기를 기록했다. 지난 8강 1차전이 그 가운데 하나고, 크리스탈팰리스와 위건이 각각 1번씩 맨시티를 막아세웠다. 사실 빡빡한 일정 속에서 치른 경기였고, 다소 운이 따르기도 했다.

확실한 건 맨시티의 공격력은 막강하다.

▲ 맨시티의 장점도 확실한 공격력.

◆ '잠그기'의 위험성, 하나 먹으면 두,세 개 먹는 것도 쉽다

공격력이 강한 팀을 상대로 무작정 버티는 것은 효과적인 생각이 아니다. 밀집 수비를 뚫는 것은 맨시티엔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번 시즌 내내 반복해온 작업이다. 리버풀이 지난 8강 1차전에서 좋은 수비를 하긴 했지만, 시즌 내내 수비가 약점으로 지적된 것도 기억해야 한다. 실점을 하나 한다고 해도 2골의 여유가 있지만, 경기 흐름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이 문제다. 분위기를 타는 맨시티를 상대로, 실점 뒤 더욱 움츠린 리버풀이 긴 시간을 버티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내 걱정은 리버풀이 3골을 넣을 수 있었다면, 맨시티가 시즌 내내 보여준 경기력을 고려했을 때 같은 일을 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3-0으로 승리했다면 믿을 수 없이 기쁜 일이지만, 여전히 긴장된다. 차라리 바르셀로나, 레알마드리드, 바이에른뮌헨에 3-0 승리를 했다면 더 편하게 느꼈을 것이다. 맨시티는 맨체스터유나이티드전에서 수많은 찬스를 만들었다. 다시 또 찬스를 날릴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 필 톰슨(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 전 리버풀 선수)


좋은 '타산지석'이 있다. 지난 시즌 16강 2차전에서 맞대결을 펼친 FC바르셀로나와 PSG의 경기다. PSG 우나이 에메리 감독은 1차전 4-0 대승을 안고 수비를 펼쳐 8강에 오르려고 했다. 지금껏 UCL 역사상 4골 차이를 뒤집었던 적은 없다. 하지만 그 일이 현실이 됐다. 후반전이 다 끝나도록 경기는 절망적이었다. 바르사가 3골을 몰아치며 추격했지만 후반 17분 에딘손 카바니에게 실점해 3골이 더 필요한 상황이 됐다. 포기하지 않았다. 후반 43분 네이마르가 그림 같은 프리킥 골을 터뜨렸고, 후반 45분 루이스 수아레스가 얻은 페널티킥을 네이마르가 성공하면서 턱밑까지 추격했다. 마지막 순간엔 세르지 로베르토가 마무리를 했다. 이제는 해체된 MSN(메시, 수아레스, 네이마르) 트리오를 갖췄던 바르사를 상대로 지레 겁을 먹은 것이 오히려 독이 됐다.

PSG가 이른 실점 뒤에도 계속 뒤에 물러나 수비만 펼치면서 경기 흐름을 제대로 잡지 못한 것이 패인이었다. 1차전 멋진 경기를 했던 PSG는 자신들의 색에 어울리지 않는 수비만 펼치다가 졸전을 펼쳤다. 바르사가 잘했지만, 동시에 PSG도 경기력이 나빴다.

▲ 기적의 역전승 뒤 기뻐하는 FC바르셀로나 선수들. 세르지가 가장 높이 뛰어올랐다.

◆ 리버풀은 뭘 잘하지? 공격! 1골만 넣으면 더 편해진다

리버풀이 기억해야 할 것은 자신들의 장점이다. 공격을 펼치고, 공을 빼앗겼을 때 빠르게 재압박해 소유권을 되찾아 반격한다. 지난 8강 1차전에서 후반전엔 수비적인 경기로 '버티기'를 했지만, 그 전엔 장점을 살린 전반전이 있었다. 전반에만 3골을 넣었다.

"리버풀은 득점해야 한다. 8강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살라가 뛰어야 한다. 스리톱을 내세우는 것이 강점을 준다. 이번 시즌 40골 정도 넣은 공격수를 잃는다면 엄청난 손해일 것이다." - 필 톰슨

실리적인 이득도 있다. 리버풀이 한 골만 넣으면 경기가 편해진다. 8강 2차전은 맨시티 원정으로 치러진다. 리버풀은 1골만 넣으면 원정 득점을 안게 된다. 한결 여유를 갖고 경기를 운영할 수 있다. 톰슨이 "득점해야 한다"고 강조한 이유다.

지난 8강 1차전에서 부상한 모하메드 살라의 출전 여부가 중요하다. 살라는 그 자체로 위험한 존재. 1차전에서도 빠른 발과 저돌적인 드리블, 문전 집중력으로 맨시티의 골문을 위협했다. 리버풀이 공격적인 색채를 유지하는 것이 맨시티를 후방에 잡아놓을 수도 있는 '제어장치'다.

리버풀은 지난 시즌 바르사의 홈 구장 캄노우에서 벌어졌던, 바르사엔 '기적' 그리고 PSG엔 '비극'이었던 역사적 경기를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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