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놀라스(가운데)의 골에 환호하는 로마 선수들 그리고 코칭스태프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AS로마가 역대 챔피언스리그에서 1차전 3골의 열세를 뒤집은 3번째 팀이 됐다.

로마는 11일(한국 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스타디오 올림피코에서 열린 2017-18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바르셀로나에 3-0으로 승리했다. 1,2차전 합계 4-4였지만 원정 다득점 원칙에서 앞서 로마가 극적인 4강행에 성공했다.


기적을 바라야 했다. 로마는 1차전에서 2번이나 자책골을 기록하는 불운 속에 1-4로 완패했다. 전반전 단단한 수비를 펼치면서 좋은 경기를 했기에 더욱 아팠을 결과. 다만 마지막 순간에 불씨를 하나 살려놨다. 후반 35분 에딘 제코가 한 골을 만회했다.

로마는 안방 '올림피코'에서 차근차근 골을 쌓기 시작했다. 노력 없는 기적은 없었다. 로마는 좋은 경기 운영을 했다. 수비와 미드필더가 간격을 유지한 채, 적극적으로 라인을 위아래로 움직였다. 견고한 수비 조직을 유지하면서도 추격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제코가 공격적으로 해결사가 됐다. 전반 6분 만에 제코는 수비 뒤로 파고들면서 다시 한번 득점포를 가동했다. 후반 12분에도 페널티박스 안으로 돌진해 몸싸움을 벌이면서 제라르드 피케의 반칙을 얻어냈다. 페널티킥은 '베테랑' 다니엘레 데 로시가 깔끔하게 성공시켰다. 1차전 자책골의 부담을 씻는 득점이었다.

그리고 드라마같은 경기에 어울리는 마무리가 나왔다. 후반 37분 코스타스 마놀라스가 팀의 3번째 득점을 성공했다. 마놀라스 역시 지난 1차전에서 자책골을 기록했다. 1차전의 아픔을 잊게하는 멋진 헤딩골이었다.

그리고 로마는 3골 차이를 뒤집고 챔피언스리그 4강행에 성공했다. 1차전에서 3골 차이를 뒤집은 3번째 팀이 됐다.

첫 번째 예는 '리아소르의 기적'으로 불린다. 2003-04시즌 데포르티보 라 코루냐는 AC밀란과 8강 1차전에서 1-4로 대패했다. 당시 AC밀란은 안드리 셰브첸코, 카카, 알레산드로 네스타 등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클럽. 절대 열세에 놓인 상황에서 데포르티보는 2차전에서 전반에만 3-0을 만들며 4강 진출을 눈앞에 뒀다. 후반전엔 승리를 자축하는 골까지 터뜨리며 4-0 완승을 만들었다.

두 번째 예는 지난 시즌에 나왔다. 이른바 '캄노우의 기적'이다. 이번엔 '희생양'이 된 FC바르셀로나가 지난해엔 '기적의 생존자'였다. FC바르셀로나는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파리생제르맹(PSG)에 0-4로 완패했다. 그리고 2차전에서 PSG를 6-1로 꺾었다. 1차전 0-4 대패를 뒤집고 1, 2차전 합계 6-5로 8강에 올랐다. 후반전이 다 끝나도록 경기는 절망적이었다. 3골을 몰아치며 추격했지만 후반 17분 에딘손 카바니에게 실점해 3골이 더 필요한 상황이 됐다. 후반 43분 네이마르가 그림 같은 프리킥 골을 터뜨렸고 후반 45분 루이스 수아레스가 얻은 페널티킥을 네이마르가 성공하면서 턱밑까지 PSG를 추격했다. 그리고 기적이 일어났다. 추가 시간 5분이 다 됐을 때 네이마르가 수비 뒤를 노린 패스를 세르지 로베르토가 쇄도하며 발로 마무리했다.

로마는 안방에서 이번 시즌 라리가 무패를 달리는 '절대 강자' FC바르셀로나를 침몰시켰다. 더구나 FC바르셀로나엔 리오넬 메시, 루이스 수아레스 등 쟁쟁한 스타들이 있는 팀. 로마는 객관적 전력에서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대였다. '올림피코의 기적'으로 기억될 기념비적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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