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마의 기적을 쓴 AS로마

[스포티비뉴스=이종현 기자] '로마의 기적'은 사소한 차이에서 발생했다. AS로마는 경기 내에서 답은 찾았고, 바르셀로나는 "답을 찾지 못했다." 그뿐이다.

바르사는 11일 오전 3시 45분(한국 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스타디오 올림피코에서 열린 2017-18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로마와 경기에서 0-3으로 졌다. 1, 2차전 합계 4-4로 타이를 이뤘으나, 원정 다득점 원칙에 의해 4강 진출이 좌절됐다.

▲ 바르사전에 나선 로마 선수단

◆1차전 대패, 로마가 얻은 답:스리백, 압박, 장신 투톱

로마는 전략적으로 무너진 측면도 컸지만, 자책골로 2골을 헌납한 불운도 있었다. 로마는 포백을 세우고 그 위에 미드필더를 촘촘히 배치하는 아이디어는 좋았다. 중원을 압착하면서 리오넬 메시가 볼을 잡는데 어려웠다.

조직적으로 버텼지만 전반 38분 메시를 향한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의 패스를 다니엘레 데 로시가 걷어낸다는 게 자책골이 됐다. 로마는 선제골을 허용하면서 집중력도 떨어졌다. 바르사에 많은 공간을 내줬다. 메시와 루이스 수아레스 투톱을 1대 1로 막기엔 로마의 센터백도 부담이 컸다. 내리 3골을 더 내줬다.

로마는 1차전 오답노트를 성실하게 되돌아봤고, 나름대로 답을 내놨다. 에우제비오 데 프란체스코 로마 감독은 스리백을 세워 수비 숫자를 늘렸고, 전방에 제코와 함께 패트릭 쉬크로 구성된 장신 투톱을 세웠다. 바르사가 후방 빌드업을 시도하면 전방부터 4~5명의 선수가 전방부터 압박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후방 빌드업이 유려하지 못한 바르사는 볼을 계속 내줬다. 제코와 쉬크는 제공권을 장악했다. 로마는 1차전에 비해 수비적으론 단단했고, 공격적으로 날카로웠다. 1차전 고생하며 얻은 답은 정확했다. 

▲ 꽁꽁 막힌 메시(가운데)

◆답을 찾지 못한 바르사:발베르데 경험 부족

1차전 완패로 포메이션과 선수 구성을 달리한 로마와 달리 바르사는 1차전에 나선 11명을 그대로 내보냈다. 변화는 없었다. 

바르사는 수비적으로도 공격적으로도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전반 선제골을 내주고 자신들의 경기로 풀리지 않아도 기존의 방식을 유지했다. 바르사는 후반 11분 페널티킥으로 두 번째 실점을 내줬다. 

1골이 더 필요했던 로마가 젠기즈 윈데르와 스테판 엘 샤라위를 투입했지만, 이미 2골을 헌납한 바르사가 첫 교체카드를 꺼낸 건 후반 36분이었다. 이니에스타를 대신해 안드레 고메스를 투입했다. 바르사는 수비를 보강하려 했지만 선수 교체 이후 곧바로 실점했다.

에르네스토 발베르데 바르사 감독은 실점 이후 우스망 뎀벨레와 파코 알카세르를 부랴부랴 투입했지만, 경기에 녹아들지 못한 두 선수의 영향력이 미미했다.

발베르데 감독은 경기 후 "답을 찾지 못했다. 우리의 플레이를 하기 어려웠다"며 경기를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사실을 인정했다. 

돌이켜 보면 발베르데 감독은 바르사를 맡기 전 아틀레틱 빌바오, 올림피아코스, 비야레알, 발렌시아 등을 지휘하면서 챔피언스리그 무대를 경험한 건 고작 15경기다. 2012-13시즌 발렌시아를 이끌고, 16강 경기를 치른 게 감독 지휘봉을 잡고 가장 높은 무대에 오른 것이다. 발베르데 감독의 경험 부족도 바르사 탈락에 한몫했다는 사실을 부인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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