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속 진화하는 호날두.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호날두가 '빅매치'가 즐비한 챔피언스리그에서 강력한 이유는 무엇일까.

호날두는 지난 4일(이하 한국 시간) 열린 2017-18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8강 1차전 유벤투스 원정에서 이미 챔피언스리그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여러 줄을 추가했다. 2골 1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3-0 완승에 기여했다.

일단 득점 숫자부터 압도적이다. 챔피언스리그 역사상 최초로 10경기 연속 골을 기록했다. 이번 시즌 14골을 기록하면서 득점왕을 예약했다. 2012-13시즌 득점 12골로 득점왕에 오른 이래 줄곧 챔피언스리그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올렸다. 2013-14시즌(17골), 2014-15시즌(10골), 2015-16시즌(16골), 2016-17시즌(12골)에도 최고의 스코어러는 호날두였다.

유벤투스전에서 터뜨린 2골로 개인 통산 UEFA 주관대회 최다골 기록은 121골로 늘렸다. 챔피언스리그로만 한정하면 119호골. 단연 역대 최다 득점이다.

이제 '챔피언스리그의 사나이'는 라울 곤살레스가 아니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수식어가 됐다. 득점에 있어선 호날두를 따를 자가 없다. 그가 터뜨린 골 숫자 때문이 아니다. 호날두는 매번 중요한 경기마다 골을 터뜨렸다.

지난 시즌 유벤투스와 결승전에서 2골, 아틀레티코마드리드와 4강 1차전에서 3골을 터뜨렸다. 8강 1,2차전에선 5골을 기록하면서 바이에른뮌헨을 완전히 무너뜨렸다. 이번 시즌 16강에서 만났던 프랑스 최강자 파리생제르맹과 1,2차전에서도 3골을 넣으면서 레알마드리드에 중요한 승리를 안겼다.


호날두가 중요 고비마다 골을 터뜨릴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호날두의 득점 가운데 상당수가 원터치 마무리에서 나온다. 페널티박스 안에서 가장 영리하고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바로 호날두다. 예전처럼 폭발적인 드리블이나 강력한 중거리슛을 하지 않더라도 골을 터뜨리는 데 문제가 없다.

중요 경기마다 터뜨린 호날두의 움직임을 보면 그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다. 수비수를 움직임으로 따돌린다. 경기를 지켜보면 제대로 보이지 않지만, 느린 장면으로 보면 호날두가 얼마나 영리하게 위치를 잡는지 알수 있다. 

측면에서 올라오는 크로스에 맞춰 폭발적인 가속을 가하는 것은 호날두의 강점이다. 수비수들은 제대로 대처할 수가 없다. 지난 시즌 유벤투스와 결승에서 터뜨린 팀의 세 번째 골이 대표적인 장면. 오른쪽에서 루카 모드리치의 크로스 타이밍에 유일하게 가속을 하고 있는 선수가 호날두다. 이번 8강 1차전에서도 이스코의 크로스에 맞춰 폭발적으로 대시해 골로 마무리했다. 수비수들은 속도 변화가 큰 선수를 막기 어렵다. 수비수들은 수비적으로 '대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움직이는 척하면서 뒤로 물러나 공간을 만드는 것은 호날두가 가진 또 하나의 특기다. 지난 8일 '마드리드 더비'에선 스텝 한 번으로 수비수를 앞으로 끌어놓고 뒤로 움직인 뒤 골을 터뜨렸다. 호날두는 속임 동작 한 번으로 공간을 만든다. 수동적일 수밖에 없는 수비를 이제 공이 없는 상태에서도 제칠 수 있게 된 것이다.

'잔발 스텝'도 중요하다. 호날두는 크로스 위치에 맞춰 빠르게 잔발을 밟아 슛으로 연결하기 가장 좋은 위치로 움직인다. 지난 8강 1차전 오버헤드킥 골도 재빠르게 움직이면서 만들었다.

호날두는 12일 새벽 유벤투스와 UCL 8강 2차전을 치른다. 11경기 연속 득점과 함께 자신의 최다 골 기록을 경신할 수 있을까. 공이 없을 때 더 무서운 호날두라면 또다시 잔루이지 부폰을 넘어설 수도 있을 것이다.

[영상] [UCL] 득점 기계 호날두의 숨은 무기 '오프 더 볼' ⓒ스포티비뉴스 이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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