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경 1095기 막내, 주세종(왼쪽)과 이명주.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3월 A매치 기간 동안 한국 축구 대표 팀을 두고 시끌벅적했다. 2번의 평가전에서 2연패를 하는 동안 여러 문제점들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발견한 과제 중 하나는 핵심 미드필더 기성용의 파트너 찾기였다. 여러 이름이 오르내렸지만 좀처럼 언급되지 않은 두 선수가 있었다. 바로 이명주와 주세종. 두 선수는 지난해 12월 동아시안컵을 마지막으로 아산 무궁화에 '입대'했고, 1월 전지훈련과 3월 A매치에 소집되지 못했다. 두 사람 모두 현재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경기한다면 기회가 올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스포티비뉴스'는 지난 4일 아산 경찰대학 내 아산 무궁화 축구단 숙소에서 이명주와 주세종을 동시에 만났다. 

민간인과 만나면서도 여전히 '-습니다'라는 딱딱한 말투를 쓰는 이명주와 주세종에게선 여전히 군인 티가 흘렀다. '이구동성' 일단은 아산에 적응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훈련소를 다녀오느라 떨어진 몸 상태를 빨리 올려야 하고, 경기에 자주 나서야 한창 좋았을 때 경기력을 회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제 기량을 찾아야 이제 마지막 옥석 가리기에 돌입한 신태용호의 중원 주전 경쟁에 뛰어들 수 있다.

조급하지는 않다. 이명주는 "월드컵 때문에 1달 정도 늦게 들어왔다. 하나라도 더 보여줘야 한다는 절실한 마음이 있어 그런 선택을 했다. 월드컵에 맞춰서 최선의 컨디션을 맞추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군 팀이지만 운동하는 것, 먹는 것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고, 시설도 좋다"면서 "우리가 준비만 잘하면 기회가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세종의 생각도 마찬가지. 그는 "저희가 더 간절했고 더 보여드리고 싶은 것이 있었다. 3월 소집(제외)은 받아들일 일이고, 아산이 좋은 선수들이 많이 모인 팀이기 때문에 훈련에서 빨리 컨디션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경기를 잘 치르면 월드컵에 갈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팀에서 잘하고 성적도 잘 내면 기회가 올 것"이라면서 일단 경기력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 동아시안컵 대비 울산 전지훈련에 참가했던 주세종(왼쪽)과 이명주. ⓒ한희재 기자

두 선수는 이미 지난해 동아시안컵에서 어느 정도 신태용호에서 실험을 마쳤다. 11월 말 진행했던 울산 전지훈련부터 시작해 3경기를 치렀다. 주세종은 중국전과 일본전에서 풀타임 활약했고, 이명주는 중국전에는 선발로, 북한전에는 후반 20분 교체 투입으로 경기장을 누볐다. 두 선수의 입대가 일찌감치 결정돼 있었던 만큼, 신태용 감독 역시 자연스럽게 몸 상태만 올린다면 선발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단다. 

주세종은 "따로 남긴 말씀은 없고, 군바리들은 빨리 군대에 가라고 했다. 그렇게 말씀은 하셨지만 기회가 올 거라고, 훈련이나 생활 때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고 설명했다.

박동혁 감독의 신뢰도 두텁다. 박 감독은 주세종과 이명주를 최근 주전으로 중용하고 있다. 두 선수는 아직 몸 상태가 완벽하진 않다. 박 감독의 신뢰에도 결과는 좋지 않았다. 이명주와 주세종이 본격적으로 합류한 뒤 아산은 3경기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노력은 하고 있다. 치열한 자체 연습 경기와 실전으로 빠르게 컨디션을 높이고 있다. 

마수걸이 승리가 없어 '포상 외박'도 나가지 못해 동료들에게 미안하다던 두 '막내'는 드디어 승리를 낚았다. 7일 '선두' 부천FC1995와 경기에서 중원에 나선 이명주와 주세종은 승리의 디딤돌을 놨다. 전반 3분 이명주는 조성준의 그림같은 중거리 득점을 돕는 어시스트를 했고, 주세종은 경기 내내 양측면으로 날카로운 패스로 공격의 활로를 열었다. 선수 스스로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던 '소속 팀에서 경기력'이 올라오고 있는 상황이다.

월드컵은 선수들에게 꿈의 무대다. 아직 월드컵 출전 경험이 없는 두 선수에겐 놓치고 싶지 않은 기회일 터. K리그2(챌린지) 소속이지만 꿈을 포기할 순 없다. 이명주와 주세종은 차분하지만 치열하게 몸 상태를 높이고 있다. 신 감독은 3월 A매치 뒤 "80% 정도 완성된 상태"라는 말을 밝혔다. 아산의 두 '이경'이 20%에 들어 월드컵 본선행에 성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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