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항스틸러스가 4경기 무패행진 뒤 2연패에 빠졌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서울월드컵경기장, 조형애 기자] "어이가 없네."

포항스틸러스 최순호 감독이 경기 직후 인터뷰실에 들어서며 한 말이다. "하아-." 한 숨을 고르고서 다시 긍정론을 폈지만, 그의 첫 마디는 그 어떤 말보다 강하게 다가왔다. '어이 없다. 어이 없다.'

거칠 것 없어 보였던 포항의 연패는 불연듯 찾아왔다. 4경기 무패 행진 뒤 패배, 또 패배. 그것은 웬일인지 '불운'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 PK와 골대 그리고 VAR, 포항을 외면하다

말 많고 탈 많았던 2018시즌 첫 슈퍼매치가 열리고 있던 바로 그 시간. 포항은 전북현대를 만나 치열한 한판 승부를 펼쳤다. 전반까진 그래도 희망을 쐈다. 지난 시즌 전북 상대 3전 3패 1득점 9실점이었기에 전반 분전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후반 페널티킥을 내주면서 어그러졌다. 페널티박스 안 '샌드위치' 수비는 PK 판정을 받았고, 이동국은 그걸 놓치는 법이 없었다.

포항 서포터로서는 볼멘 소리가 나올만한 상황이었다. '박스안 정당한 몸싸움이냐, 아니냐' 의견이 충분히 엇갈릴 수 있는 장면이었기 때문이다. 불운이라면 불운이었던 페널티킥 허용 이후, 포항은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쐐기 골을 내주고 첫 패배를 기록했다. 문제는 그 후에도 불운이 따라붙었다는 것이다.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 포항은 9분만에 선제골을 터트리며 반등에 성공하는 듯 했다. 하지만 경기는 쉽게 풀리지 않았다. 골대를 때린 게 두 번. 최순호 감독이 "기회가 왔을 때, 해결하는 게 중요했는데 두 번의 찬스를 놓쳤다"면서 아쉬워한 게 아마도 두 번의 골대 강타 장면이리라 짐작한다.

여기에 포항은 VAR(비디오 판독) 외면까지 받았다. 오프사이드를 피해 권완규가 문전으로 패스를 연결했고 제테르손이 골망을 흔들었지만, 이근호가 골키퍼 시야를 방해했다고 심판은 판정내렸고 결국 골은 없던 일이 됐다. 섬세하고 정확했던 게 결국 포항을 울렸던 셈이다.

▲ 붙박이 주전 둘이 다음 경기 나설 수 없다. 고심이 깊어질 최순호 감독. ⓒ한희재 기자

◆ 붙박이 주전 둘의 다음 경기 이탈, 어쩌나

불운의 그림자는 다음 경기까지 드리우고 있다. 옐로 카드 2장을 받고 있었던 선수 셋 가운데 둘이 서울전에서 카드를 추가하면서 다음 경기 출장 정지 명단에 오르게됐다. 1라운드부터 6라운드까지 꾸준히 풀타임을 뛰었던 센터백 하창래와 오른쪽 풀백 권완규다.

김승대와 레오가말류의 호흡도 확인됐고, 채프만이 수미형 미드필더로 적응을 거의 마치면서 희망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 있다. 분위기도 크게 나쁘진 않다. 최순호 감독은 본래 과정을 중시하하는 지도자. 그는 "27경기가 남아 있다. 그 과정에 2연패는 크게 문제 될 것이 없다고 본다"고 했다. 벌어둔 승점 덕에 2패를 했다고 큰 추락은 또 없었다. 3승 1무 2패 승점 10점, 4위다. 하지만 흐름도 무시할 수가 없다.

포항은 확실한 공격형 미드필더와 듬직한 측면 공격수의 부재라는 숙제를 안고 '불운'과도 싸워야 한다. 최순호 감독이 잃어버린 '어처구니'를 찾기 위해서는 다가오는 경남FC와 한 판이 참으로 중요해졌다. 

* 포항 향후 경기 일정: 15일 vs 경남(H) / 21일 vs 상주(H) / 25일 vs 제주(H) /29일 vs 강원(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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