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18시즌 챔피언스리그 8강전 키워드 3점 차 ⓒ김종래 디자이너

[스포티비뉴스=이종현 기자, 인포그래픽 김종래 디자이너] 새삼스럽지만 2017-18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전은 "공은 둥글다"는 축구계 명언이 다시금 확인시켜주었다. 3점 차 이점으로도 안심할 수 없었으니까.

12일(한국 시간) 바이에른 뮌헨과 세비야, 레알 마드리드와 유벤투스의 8강 2차전 맞대결로 준결승에 오른 4팀이 모두 결정됐다. 

맨체스터 시티를 누른 리버풀, 세비야를 누른 바이에른, 바르셀로나를 누른 AS 로마, 유벤투스를 누린 레알이 4강행 주인공이 됐다.

▲ 8강 1차전 로마를 상대로 4번째 득점을 기록한 수아레스

◆8강 1차전이 끝나고...'3점 차 3팀' 4강행 구도는 명확해 보였다

기실 1차전이 끝나고 4강행 구도가 명확했다. 적지에서 2-1로 이긴 바이에른, 3-0으로 이긴 레알 그리고 홈에서 4-1로 이긴 바르사, 3-0으로 이긴 리버풀이 4강행 진출이 유력해 보였다.

레알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멀티 골에 힙임어, 바르사는 상대의 자책골 2골로 크게 이겼다. 리버풀은 전반에만 3골을 넣는 화력으로 맨시티를 눌렀다. 

역대 챔피언스리그에서 1차전 3골의 열세를 뒤집은 경우는 단 2번 밖에 없었다. 2003-04시즌 데포르티보 라 코루냐가 AC밀란을 누른 '리아소르의 기적(1차전 데포르티보 1-4패, 2차전 데포르티보 4-0승), 그리고 2016-17시즌 바르사가 파리 생제르맹을 격침한 '캄노우의 기적(1차전 바르사 0-4패, 2차전 바르사 6-1승)' 뿐이었다. 

그래서 1차전 3골 차이로 이긴 3팀의 4강행이 유력하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 후반 45분까지 유벤투스는 레알을 3-0으로 압도했다, 부폰은 어린아이처럼 좋아했다

◆공은 둥글더라...3골 차이도 안심할 수 없었다

1차전 구도대로 바이에른, 레알, 리버풀이 4강에 올랐다. 그러나 바이에른을 제외하고 레알과 리버풀은 2차전에서 어려운 경기를 펼쳤고, 바르사는 '로마의 기적'의 희생양이 됐다. 

리버풀은 맨시티 원정을 떠났다. 부상에서 복귀한 모하메드 살라를 선발로 투입하는 강수를 꺼냈다. 그런데 전반 시작 2분 만에 가브리엘 제주스에게 실점했다. 주제프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이 격분한 르로이 사네의 득점까지 인정됐다면, 맨시티가 리버풀 상대로 대역전극도 가능했다. 하지만 리버풀은 후반 살라와 호베르투 피르미누의 연이은 득점으로 우위를 지켰다.

바르사는 로마에 희생양이 됐다. 전반 6분 만에 에딘 제코에게 실점하더니, 후반 다니엘레 데 로시에게 페널티킥을 내줬고, 경기 종료를 임박해 코스타스 마놀라스에게 헤더 실점까지 내줬다. 에르네스토 발베르데 바르사 감독이 부랴부랴 파코 알카세르, 우스망 뎀벨레를 투입했지만 들끓었던 로마의 불을 끄지 못했다. 리오넬 메시는 부진했고 팀을 구하지 못했다. 바르사는 1, 2차전 합계 4-4로 타이를 이뤘으나 원정 다득점 원칙으로 무너졌다. 1차전 제코에게 내준 실점이 뼈아팠다.

▲ 위기의 레알, 호날두가 살렸다

레알도 이변의 희생양이 될 뻔했다. 하루 앞서 같은 이탈리아 세리에A 로마의 선전을 본 탓인지, 유벤투스도 전의를 가지고 싸웠다. 전반 시작 76초 만에 마리오 만주키치가 헤더로 득점했다. 전반이 끝나기 전 한 골 더 기록했다. 전반 추가 시간 라파엘 바란의 헤더가 골대를 맞았다. 

이스코와 가레스 베일, 호날두의 슈팅이 연이어 잔루이지 부폰 품에 안겼다. 마치 써 놓은 각본처럼 케일로르 나바스 골키퍼가 실책했고, 블레이즈 마투이디가 3번째 득점을 기록했다. 정규 시간이 끝났다. 서로 적지에서 3골씩 넣어 연장전으로 흐를 수 있었던 경기. 그러나 레알은 기적을 허용하지 않았다. 후반 추가 시간 루카스 바스케스가 페널티킥을 얻었고, 호날두가 득점했다. 

◆4강 앞둔 팀, 이제 방심은 더더욱 없을 것

최고 수준의 팀들 간의 맞대결도 3점 차 경기가 나온다. 반대로 말하면 남은 팀들은 1차전에 3골을 내줘도 2차전에서 충분히 따라붙을 수 있는 실력이 있다는 것이다.

준결승에 오른 4팀은 더욱 경계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세비야와 8강 2차전 경기를 치르고 유프 하인케스 바이에른 감독은 "이미 최고의 팀들이 이 대회에서 탈락했다. 충격적인 결과가 여러 번 나온다. 우린 어제(이하 한국 시간, 11일) 로마에서 일어난 일을 봤다. 바르사는 로마와 2차전 경기를 하면서 쉬울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데 결과는 어떠한가"라고 말했다.

준결승 대진은 13일 오후 7시 스위스 니옹에서 열린다. 어느 팀들끼리 붙어도 승자를 예측할 수 없는 4강전이 기다리고 있다. 

[영상][UCL] '로마의 기적' Goals AS 로마 vs 바르셀로나 골모음 ⓒ스포티비뉴스 영상팀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