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알마드리드,바이에른뮌헨,리버풀,AS로마가 격돌하는 UCL 4강.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매년 뜨거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에 4대 빅리그 팀들이 나란히 올랐다. 결승에 오를 팀은 어떤 팀이 될까.

2017-18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UCL) 4강엔 레알마드리드(스페인), 리버풀(잉글랜드), AS로마(이탈리아), 바이에른뮌헨(독일)가 진출했다. UEFA 가맹국의 순위를 정하는 UEFA 계수에서 1위부터 4위까지 오른 4개국의 대표 클럽이 한 자리에 모였다. 순위는 스페인, 잉글랜드, 이탈리아, 독일 순이다. UEFA 계수는 지난 5시즌 동안 소속 클럽들이 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에서 거둔 성적에 따라 결정된다.

이렇게 이른바 '4대 빅리그' 팀이 나란히 UCL 4강 네 자리를 나눠가진 것은 역대 최초다. 1997-98시즌, 1998-99시즌, 2003-04시즌, 2009-10시즌 서로 다른 네 개 나라의 팀들이 4강에 올랐지만, 돌풍의 팀들이 한 번씩 포함되곤 했었다. 이제 유럽 클럽대항전은 각 국의 자존심이 걸린 '대리전' 양상이 됐다.

찬찬히 뜯어보면 각 팀마다 상황은 다르다. 최근까지 매년 UCL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레알마드리드와 바이에른뮌헨이 4강에 아주 익숙한 팀이라면, 리버풀과 AS로마는 '도전자'로 링에 오른다.

◆ 레알마드리드 - 주요 성적: 우승 3회(2013-14, 2015-16, 2016-17시즌), 최근 8시즌 연속 4강 진출


레알은 챔피언스리그 4강이 아주 익숙하다. 최근 8시즌 내내 4강에 오른 UCL 최고의 강자다. 그 가운데 3번은 빅이어를 들어올렸다. 

중심엔 역시 호날두가 있다. 2012-13시즌 득점 12골로 득점왕에 오른 이래 2013-14시즌(17골), 2014-15시즌(10골), 2015-16시즌(16골), 2016-17시즌(12골)까지 계속 UCL 득점왕에 올랐다. 중요 고비마다 골을 터뜨리는 해결사 본능까지 가지고 있으니, 1경기 또는 2경기에서 승패가 갈리는 녹아웃스테이지에서 더욱 무섭다.

구멍이 없는 스쿼드 역시 강점이다. 마드리드의 라이벌 아틀레티코마드리드의 사령탑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은 "레알이 세계 최고의 팀인지는 모르지만 세계 최고의 선수가 모인 것은 분명하다"고 밝힐 정도. 특히 루카 모드리치, 토니 크로스, 카세미루가 버틴 중원의 힘이 대단하고, 다니 카르바할, 마르셀루, 세르히오 라모스 등 공격력을 갖춘 수비수들은 레알의 공격 축구에 힘을 보탠다.

◆ 바이에른뮌헨 - 주요 성적: 우승 1회(2012-13시즌), 준우승 2회(2009-10, 2011-12시즌), 4강 3회(2013-14, 2014-15, 2015-16시즌)


독일 분데스리가를 6연속 우승한 바이에른뮌헨 역시 꾸준히 성적을 올린 것은 마찬가지다. 독일 내에서 나오는 상당수 유망주들을 싹슬이하면서 분데스리가의 자존심을 지키는 것도 뮌헨의 몫이다. 이번 시즌에도 분데스리가 우승을 확정한 것과 동시에 UCL, DFB 포칼까지 동반 우승을 노리고 있다.

시즌 초반은 좋지 않았다.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 체제에서 공격 전술을 지나치게 경직됐고 뛰어난 선수들이 따로 놀았다. 소방수로 등장한 유프 하인케스 감독은 2012-13시즌 빅이어를 들어 올린 주인공. 빠르게 팀을 안정시키면서 팀을 안정시켰다. 무엇보다  경험 자체가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조직력이 워낙 뛰어난 데다가 차이를 만들 선수들도 보유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9번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가 버티고 있고, 이제 적지 않은 나이지만 양쪽 날개 프랑크 리베리와 아르연 로번도 기량은 여전하다. 여기에 레알에서 임대한 하메스 로드리게스마저 팀에 잘 녹아들고 있다. 공간을 영리하게 찾아 움직이는 토마스 뮐러도 주의해야 한다. 마누엘 노이어의 장기 부상이 걱정이지만 스벤 울라이히가 빈 자리를 잘 채우고 있다.

◆ 리버풀 - 10년 만에 4강 진출, 2014-15시즌 이후 첫 본선 참가(당시 조별 리그 탈락)


2007-08시즌 이후 10년 만에 UCL 4강에 복귀한다. 기세는 그 어느 때보다 좋다. 프리미어리그 우승 확정을 코앞에 둔 맨체스터시티를 1,2차전 모두 꺾으면서 합계 5-1로 승리를 거뒀다. 큰 경기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 부족하지만, 리버풀은 젊고 빠르며 역동적인 팀이다. 경험보단 패기에 방점을 두는 팀이니 오히려 나을 수도 있다. 그리고 경험이라면 도르트문트를 이끌고 UCL 결승까지 올랐던 사령탑 위르겐 클롭이 채워줄 수도 있다.

모하메드 살라를 중심으로 한 스리톱의 힘이 엄청나다. 적극적으로 공격하는 것도 무섭지만, 공이 끊겼을 때 빠르게 재압박해 다시 공격하는 리버풀의 스타일은 그 어느 팀이라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리그에선 차라리 수비적인 경기를 운영하는 팀에 약했지만, UCL 4강쯤 왔으면 모두가 강팀이다. 강팀에 강하다는 '의적 본능'을 발휘하길 기대해볼 만하다.

맨시티전의 또 하나의 성과는 수비력이다. 맨시티의 맹공을 180분 동안 1골로 막았다. 피르힐 판 데이크 합류 뒤 수비진이 안정을 찾기 시작했고, 조던 헨더슨을 중심으로 한 세 명의 미드필더도 1차 저지선 임무를 매우 잘 수행했다. 공격 일변도의 팀이 아니라 어느 정도 강약 조절이 가능해졌기 때문에 리버풀의 경기력은 한층 완숙해졌다.

◆ AS로마 - 34년 만의 4강 진출, 2007-08 8강 이후 최고 성적


기적의 주인공. 그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 원정에서 거둔 1-4 패배를 홈에서 3-0 승리로 되갚아주면서 4강에 올랐다. 세계 최고의 선수 리오넬 메시와 FC바르셀로나를 침몰시킨 그 자신감이 최고의 무기다. 지금의 로마라면 어떤 팀도 이길 수 있을 것이다.

경기력은 분명 수비에 무게가 실린다. 많이 넣지 못하지만 적게 실점하는 팀이다. 전체적으로 탄탄한 수비 조직을 자랑하고 최후의 보루 알리송도 어느새 축구계에서 손꼽히는 뛰어난 골키퍼로 성장했다. 수비는 단단하고 최전방에 있는 에딘 제코가 힘과 높이 그리고 결정력을 살려 차이를 만들어낸다.

홈에서 강하다는 점도 기분이 좋다. 로마는 이번 시즌 홈에서 4승 1무를 거뒀다. FC바르셀로나를 비롯해 첼시, 아틀레티코마드리드 등을 상대하며서 거둔 결과. 1,2차전 합계로 결정하는 4강에서도 로마가 '안방불패'를 이어간다면 결승행은 꿈은 아니다. 로마는 1983-84시즌 챔피언스리그로 개편되기 전에 유로피언컵에서 준우승을 기록한 것이 역대 최고 성적이다. 이탈리아의 다크호스로 항상 존재했지만, 주인공이 된 적은 많지 않았던 로마가 올해는 차이를 만들고 싶어한다. 구단 최초 UCL 우승까지 남은 경기는 단 3경기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