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강희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밑에서 쫓아가는 게 마음이 편하긴 하다. 올라가면 받아들여야지 어쩔 수 있나."

전북은 11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2018시즌 KEB하나은행 K리그1(클래식) 6라운드에서 경남FC를 4-0으로 완파했다. 나란히 1,2위를 달리던 두 팀의 맞대결에서 전북이 웃었다.

6라운드까지 5승 1패. 선두로 올라섰다. 전북 현대가 2라운드에서 인천유나이티드에 2-3으로 패하고, 톈진 취안젠에 2-4로 질 때까지만 해도 흔들리는 것 아닌가 했다. 거의 9개월 동안 벌어지는 리그는 장기적 관점으로 봐야 한다지만, 전북이 다시 치고올라오는데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시즌 개막 전 최강희 감독은 5월까진 '힘을 빼고' 가겠다고 했다. 월드컵에 대비하느라 주축 선수들이 1월 전지훈련 중에 대표 팀에 소집됐고, 월드컵 일정 때문에 예년보다 조금 이른 2월 초에 시즌을 개막했다. 여름엔 월드컵 휴식기도 있어 일정은 더 빡빡하다. 최 감독은 "5월까진 일주일에 2경기씩 하면서 강행군을 한다. 5월 중순까지 ACL에서 조별 리그 1위로 16강행을 확정하고, 리그에선 3위 이내에서 큰 격차를 안내고 유지하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었다.

▲ 경남전 멀티 골 김신욱. ⓒ한국프로축구연맹

3위 내에 있는 것이 목표라더니 선두로 올라섰다. 12일 '스포티비뉴스'와 통화에서 최 감독은 "맞다. 5월까진 경기력이 엉망이어도 결과가 최고라고 했다"고 웃었다. 늘 그렇듯 여유 있게 현재 순위가 부담스럽지만 불편할 일은 아니란다. 최 감독은 "밑에서 쫓아가는 게 마음이 편하긴 하다. 올라가면 받아들여야지 어쩔 수 있나. 매 경기 결승전처럼 치러야 해서 경기 운영이 달라진다. 피곤하긴 하지만, 선수들도 나도 경험이 있어서 괜찮을 것"이라면서 자신했다.

말컹을 앞세운 경남에 무실점 승리를 거두고 4골을 집중시키면서 저력을 입증했다. 최 감독은 "경험이 많다. 잔소리를 한 게 아니다. 다들 중요한 경기를 알고 분위기나 집중력이 좋아진다. 이번엔 말컹이 농구화 내기를 했다고 해서 도발을 한 꼴이 됐다"고 비결을 소개했다. 경남을 잡기 위해 딱히 '힘을 쓰진' 않았다는 것. 잘 준비해온 대로 경기를 운영했고 승리했다. 선수들 스스로의 동기 부여도 잘 돼 있다.

돌풍의 팀 경남을 꺾으면서 얻은 것도 많다. 로테이션 멤버들의 기량도 확인했다. 최보경은 김민재와 함께 말컹을 철저히 봉쇄했다. 중원에 나선 임선영은 무난한 활약을 펼치면서 미드필더 이재성에게 휴식을 줄 수 있었다. 최 감독은 임선영은 원래도 능력이 있는 선수다. 한,두 번 출전시키려다가 시즌 초반을 빡빡하게 운영하면서 타이밍을 놓쳤다. 전남전에서 90분을 뛸 준비를 하라고 하려다가, 홍정호가 다치면서 조금 빨리 투입했다. 팀내 경쟁 체제가 갖춰져 있어서, 누가 빠지더라도 다른 선수가 자리를 메울 수 있다"면서 자신감을 표했다.

걱정을 사서 한다는 말. 지난 시즌 압도적인 우승을 차지하고, 겨울 알찬 보강을 마친 전북에 어울리는 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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