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8년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뤘던 니시노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2018년 러시아 월드컵 개막전은 러시아 현지 시간으로 6월 14일 목요일 오후 6시, 모스크바 루즈니키 경기장에서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A조 1차전으로 시작한다. 한국 시간으로 따지면 14일 밤 12시, 15일 0시다. 개막까지 정확히 60일이 남았다.

본선 진출이 결정되고, 조추첨까지 마친 뒤 본선을 지휘할 사령탑을 바꾸는 경우는 많지 않다. 이번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는 몇몇 팀들이 뒤늦게 본선 감독을 확정했다. 총 6개 팀이 예선을 시작한 감독과 본선에 오른 감독이 다르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과 시작해 신태용 감독과 러시아로 가는 한국도 그 중 한 팀이다.

예선과 본선 사령탑이 다른 팀은 아시아에 가장 많다. 카를루스 케이로스 감독이 수 많은 잡음 속에도 장기 집권 중인 이란을 제외하고 한국, 일본, 호주, 사우디아라비아가 모두 감독을 교체했다.

한국은 지난해 6월 카타르 원정에서 2-3으로 패한 뒤 최종예선 두 경기를 남기고 신태용 감독 체제로 본선에 진출했다. 호주는 베르트 판마르바이크 감독이 사우디아라비아를 본선에 진출시켰으나 예선전 마지막까지로 설정한 계약을 연장하지 못했다. 

호주는 2014년 브라질월드컵 본선 진출, 2015년 호주 아시안컵 우승을 이끌었던 안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예선전을 마친 뒤 경질했다. 호주가 최종예선에서 3위를 기록, 온두라스와 대륙간 플레이오프를 거치는 천신만고 끝에 본선 티켓을 따내자 비판 여론이 거셌다.

호주는 사우디의 본선 진출을 이끈 판마르바이크 감독과 본선까지 단기 계약을 맺었다. 판마르바이크 감독을 슈틸리케 감독 부임 전 한국의 협상 대상이기도 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네덜란드를 준우승으로 이끈 실적이 있다.

▲ 네덜란드, 사우디에 이어 호주를 이끄는 판보멀 코치와 판마르바이크 감독(오른쪽)


일본은 가장 늦게 본선 감독을 결정한 팀이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알제리를 16강으로 이끌고, ‘챔피언’ 독일과 16강전에서 주도적인 경기를 펼치며 주가가 높아진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이 본선 진출에 성공했지만 지난해 12월 동아시안컵 한국전 참패, 지난 3월 A매치 이후 전격 경질했다. 유럽 원정 친선 경기 내용과 결과가 좋지 않고, 선수단과 소통 문제가 있었다는 게 이유다. 

일본축구협회는 기술위원장으로 대표 팀 운영을 함께 하던 니시노 아키라를 새 감독으로 선임했다. 선수 파악에 시간이 들지 않고 J1리그 감바오사카 감독으로 실적을 낸 경험이 있지만 뒤늦은 감독 교체로 인한 혼선에 우려도 따르고 있다. 5월 대회 전 소집 훈련 기간 밀도 있는 준비가 요구되고 있다.

아시아 밖에선 동유럽의 세르비아, 크로아티아가 예선 감독과 이별했다. 크로아티아는 안테 차치치 감독이 유럽 예선에서 본전 직행 티켓 확보에 난항을 겪자 교체했다. 2017년 10월 핀란드와 I조 9차전에서 1-1로 비긴 것이 결정타가 됐다. 

즐라트코 달리치 감독이 부임해 크로아티아 레전드 이비차 올리치를 코치로 임명한 뒤 우크라이나외 예선 최종전을 승리로 이끈 뒤 그리스와 플레이오프 승리로 본선 진출권을 얻었다. 달리치 감독은 크로아티아 클럽 라트텍스에서 2006년 크로아티아컵 준우승을 이뤘고, 2007년부터 2008년까지 명문 리예카를 지휘했다.

달리치 감독은 2010년대 들어 사우디아라비아 알힐랄, 아랍에미리트 알아인 등을 이끌며 서아시아에서 활동했다. 2016년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최강희 감독의 전북현대에 막혀 준우승에 그치며 한국 팬들에게도 인상을 남겼다. 크로아티아 대표 감독으로 세계 축구 중심 무대에 복귀했다.

세르비아는 슬라볼류브 무슬린 감독이 본선 진출에 성공한 뒤 한국과 지난해 11월 A매치 경기를 앞두고 경질됐다. 본선에 성공했지만 전술적으로 선수들과 마찰이 있었고 경기력 비판이 있었다. 

대표 선수 출신 믈라덴 크르스타이치가 감독 대행으로 부임한 뒤 중국, 한국과 아시아 원정 친선경기에서 선전했고, 지난 3월 A매치도 모로코에 1-2로 석패했으나 나이지리아를 2-0으로 완파하는 등 좋은 결과를 남겨 본선까지 지휘하게 됐다.  

예선 중 감독을 바꾼 팀이 극약처방이었다면, 예선을 통과한 뒤 감독을 바꾼 사우디, 일본, 세르비아의 선택은 과감했다. 연속성 보다 개혁을 필요로 했던 사우디, 일본, 세르비아가 어떤 성적을 받아들지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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