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번의 롱패스에서 터진 제주스(오른쪽)의 선제골.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축구에서 '공간'은 매우 중요한 요소다. 득점이 바로 공간에서 나오기 때문. 간격을 어떻게 유지하고 수비 라인을 어디까지 올리는지가 중요한 이유기도 하다. 바로 이 공간을 잘 이용하고 또 통제한 맨체스터시티가 토트넘을 꺾었다.

맨체스터시티는 15일(한국 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18시즌 프리미어리그 34라운드 토트넘과 경기에서 3-1로 승리했다.

1위 맨시티와 4위 토트넘의 맞대결. 상위권끼리 맞대결인데다가 두 팀 모두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공격적인 색채를 갖고 있는 팀들이다. '불'과 '불'이 전진하면서 맞붙었다. 전진하니 약점인 '수비 뒤 공간'이 자주 발생했고, 이 공간을 어떻게 통제했는지에 따라 경기 양상이 결정됐다. 결론적으로 맨시티는 약점을 잘 감춘 반면, 토트넘은 실점을 하면서 패했다.


◆ 맨시티, 공세와 전방 압박…주도권 유지

맨시티는 유기적인 빌드업과 공격 전개가 강점. 초반부터 공세를 폈다. 전반 3분 만에 토트넘의 골대가 흔들렸다. 라힘 스털링의 크로스를 르로이 사네가 발리슛으로 연결한 것이 골대를 때리고 튀어나왔다. 전반 8분과 9분 각각 스털링과 케빈 더 브라위너가 위협적인 슛을 시도하면서 맨시티가 초반 기세를 잡았다.

경기 주도권을 유지한 비결은 바로 압박이었다. 공격을 전개하다가 공이 끊어지면 곧바로 수비로 전환했다. 토트넘 역습의 속도와 정확성 모두가 떨어졌다.

동시에 재역습의 기회기도 했다. 전반 33분 요리스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지만 다비드 실바가 강력한 중거리 슛으로 골문을 위협했다. 오른쪽 측면에서 공격을 펼치다가 공을 빼앗겼지만, 더 브라위너가 빠르게 공을 빼앗아 다시 공격을 펼친 것이 적중한 결과였다.

▲ 스털링은 제주스와 함께 계속 토트넘의 수비 뒤를 노렸다.

◆ 맨시티 누르려던 토트넘, 되려 수비 뒤 공간 노출

토트넘도 앞으로 나서면서 맨시티의 빌드업을 방해하려고 했다. 수비적으로 물러나면 맨시티의 맹공을 받아야 했다. 역습에 강점이 있는 손흥민을 벤치에 앉혀두고 에리크 라멜라를 선발로 기용한 것도 전방부터 수비력을 더 발휘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맨시티가 전진하는 토트넘이 노출한 공간을 잘 공략했다. 전반 22분 선제골을 터뜨렸다. 가브리엘 제주스가 후방에서 뱅상 콩파니가 넘겨준 롱패스를 정확한 첫 터치로 잡아둔 뒤 마무리했다. 토트넘의 수비진이 전진한 틈을 노린 것이 적중했다.

맨시티는 전반 24분 페널티킥까지 얻었다. 이번에도 토트넘의 수비진이 다소 성급하게 전진하다가, 압박이 풀리면서 수비 뒤 공간에 반격을 맞았다. 중원에서 간결하게 원터치패스를 이어 가 압박을 피한 뒤 스털링의 발앞에 스루패스가 투입됐다. 요리스 골키퍼가 황급히 뛰어나와 몸을 던졌지만, 스털링을 넘어뜨렸다는 판정이 내려졌다. 일카이 귄도안이 정확하게 페널티킥을 처리했다.

▲ 맨시티는 스리백으로 전환해 2골 리드를 잡은 뒤엔 수비력을 과시했다.

◆ 후반 더욱 거세진 토트넘 압박, 스리백 전환과 수비 뒤 공간 공략으로 반격

후반전 초반이 위기였다. 토트넘은 전방 압박을 재정비하고 나왔다. 공격진부터 압박을 더 적극적으로 시도했고, 중원과 수비진의 준비 상태가 좋았다. 맨시티가 전진 패스를 넣는 타이밍을 기다렸다가 빠르게 전진하면서 압박했다. 컨트롤이 어려우니 패스가 잘 돌지 않았고, 토트넘이 번번이 공을 끊어내면서 주도권을 잡았다. 전방 압박에 대처하는 것이 맨시티의 과제였다.

맨시티의 첫 번째 선택은 단순하게 토트넘의 뒤를 노리는 것이었다. 빠른 공격수가 많은 맨시티는 역습에 강점이 있다. 평소 아기자기하게 역습을 전개하길 즐기지만, 토트넘처럼 압박이 강하다면 단순하게 노리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었다.

후반 15분 롱패스가 제주스에게 연결됐다. 좋은 찬스였지만 첫 터치가 좋지 않았다. 후반 19분에도 토트넘의 뒤로 제주스가 파고 들면서 기회를 잡았지만 이번엔 마무리가 부정확했다. 후반 20분에도 실바의 침투로 수비 뒤를 허물었지만 스털링의 슈팅 타이밍이 좋지 않아 수비에 걸리고 말았다.

두 번째 대응책은 스리백 전환이었다. 후반 19분 주제프 과르디올라 감독이 교체 카드를 쓰면서 전술 변화를 줬다. 공격수 르로이 사네를 빼면서 중앙 수비수 니콜라스 오타멘디를 투입했다. 원톱 해리 케인의 압박에 훨씬 편안하게 대응하면서 소유권을 유지할 수 있다. 토트넘이 원하는 경기 속도를 늦추려고 했다.

골은 후반 27분 코너킥 상황에서 나왔지만 분명 맨시티가 토트넘보다 더 많은 찬스를 만들었다. 2골의 리드를 잡은 뒤엔 수비를 단단하게 굳혔다. 분명 평소처럼 공격 일변도의 경기는 아니었지만, 승리하기에 충분한 경기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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