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이 빠른 카일 워커. 이번 시즌 최고의 영입 중 하나가 아닐까.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수비진을 대거 물갈이해 공수 양면에서 안정적인 밸런스를 잡은 것이 맨체스터시티의 우승으로 이어졌다.

맨체스터시티가 2017-18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28승 3무 2패로 승점 87점. 33라운드 종료 시점에서 2위 맨체스터유나이티드(승점 71점)에 승점 16점을 앞서면서 남은 라운드에 상관없이 우승을 확정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맨시티는 대대적인 수비 개편을 했다. 바카리 사냐, 가엘 클리시, 알렉산드르 콜라로프를 방출했다. 수비형 미드필더 페르난두도 정리했다.

노쇠화한 선수들과 결별한 주제프 과르디올라 감독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서도 '비싼 수비수'들을 여럿 영입했다. 벵자맹 멘디, 카일 워커, 다닐루를 영입했고 에데르송 골키퍼도 영입했다. 2016-17시즌을 앞두고 영입했던 존 스톤스까지 포함하면 수비진에 새 판을 짰다. 겨울 이적시장에선 아이메릭 라포르테를 5700만 파운드(약 860억 원)의 몸값에 영입했다. 파비안 델프는 미드필더에서 측면 수비수로 보직을 변경해 좋은 활약을 했다.

축구 이적 전문 사이트 트랜스퍼마르크트의 자료에 따르자면 과르디올라 감독 부임 뒤 수비수 영입에 투입한 자금은 무려 2억 6915만 파운드(약 4140억 원)이다. 과르디올라 감독 부임 이전에 합류한 니콜라스 오타멘디의 몸값까지 치면 3억 929만 파운드(약 4760억 원)다.

효과는 대단했다. 지난 시즌 역습에 고전했던 맨시티는 수비력을 보강하면서 우승 기반을 닦았다. 33경기에서 25골을 실점한 맨시티는 리그에서 가장 적은 실점을 기록한 채로 우승을 확정했다. 그리고 무려 15번의 무실점 경기를 기록했다. 더구나 93골을 기록한 것은 공격진만의 능력이 아니라, 공격에 직간접적으로 기여한 수비진의 공로도 인정해야 한다.

▲ 수비하는 콩파니. 잘한다. 부상만 없으면.

구체적으로 보면 수비진 보강의 의미는 두 가지다. 첫째, 젊고 빠른 선수들을 영입하면서 수비 라인을 높은 위치까지 높일 수 있었다는 것. 그리고 후방에서 한층 더 안정적인 빌드업이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맨시티는 이번 시즌 수비력에서도 최고 수준이었다. 공격 축구와 함께 전방 압박을 강조하는 맨시티는 지난 시즌 빠른 역습에 대처하지 못해 무너지곤 했다. 전방 압박을 주요 수비 전술로 삼으면서도 최후방 수비진이 충분히 전진하지 못했다. 당연히 압박의 밀도는 떨어지는데도, 최후방 수비는 여전히 불안했다. 새로운 선수들은 모두 빠른 발을 갖춘 선수들. 수비 라인을 올려놓고 적극적으로 경기 운영을 했다. 

여기에 2년차를 맞은 맨시티에 수비 전술이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았다. 맨시티는 안정적인 수비력을 갖추면 변수를 줄일 수 있어 우승을 안정적으로 끌어낼 수 있었다. 공격력만 강하면 변수에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최후방에서 빌드업이 좋아진 것은 곧 공격력으로 전환됐다. 이번 시즌 가장 많은 터치를 기록한 선수는 맨시티의 수비수 니콜라스 오타멘디다. 7위에는 카일 워커가 올라 있다. 이외에 콩파니, 라포르트, 스톤스도 발밑 기술이 뛰어나고, 델프는 원래 미드필더인 만큼 공을 잘 다룬다. 맨시티가 수비진에서도 공을 안정적으로 돌렸다. 지난 시즌 전방 압박에 흔들리기도 했지만, 이번 시즌엔 훨씬 능수능란하게 대처했다. 후방에서 나오는 패스의 질이 좋으니 중원과 최전방까지 부드럽게 볼이 흘렀다.

여기에 골키퍼로 마지막 점을 찍었다. 에데르송 골키퍼는 발 기술이 좋고, 무엇보다 정확한 킥 능력과 기술을 갖춘 선수. 최전방부터 빌드업에 관여하면서 공격 때만큼은 최후방 수비수로서 움직였다. 다함께 공격한다는 맨시티의 축구에는 골키퍼도 포함돼 있다.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는 것 중에 하나가 공수 밸런스다. 맨시티는 공격적인 색채를 갖춘 팀이기 때문에, 그에 걸맞는 수비진을 구축하는 것 또한 필요했다. 맨시티는 지난 여름 자신들의 축구에 맞는 선수들을 영입했고 최적의 밸런스를 찾았다. 그리고 우승 컵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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