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신 계약 이니에스타, 이별이 가까워졌다

[스포티비뉴스=이종현 기자] 안드레스 이니에스타(33, 바르셀로나)의 거취가 곧 드러난다. 모두 그가 바르셀로나를 떠날 것이라 짐작하지만, 정작 이니에스타는 입은 무겁다. 그는 입을 뗄 적절한 시기를 찾고 있었다. 

이니에스타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15일(현지 시간) 스페인 일간지 '스포르트'는 "(이니에스타의 거취 발표가) 코파 델 레이 결승 이후가 될 것"이라며 구체적인 시점을 언급했다.

이니에스타의 거취 논의가 뜨거울 수밖에 없는 것은 그의 행선지가 중국 슈퍼리그라는 괴리감, 바르사 한 시대의 종말을 고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데에서 그렇다. 

이니에스타는 바르사 유소년 팀 '라 마시아' 출신으로 2002-03시즌 바르사 성인 무대를 밟은 이후 여태껏 16시즌을 뛰었다. 669경기를 뛰면서 56골 141도움을 기록했다. 8번의 리그 우승, 4번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5번의 코파 델 레이(국왕컵)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고스란히 바르사 역사와 함께한 장본인이다. 

이니에스타는 지난해 10월 바르사 구단 최초로 '기한을 두지 않는' 종신 계약을 맺었다. 앞서 팀을 떠났던 또 다른 레전드 차비 에르난데스와는 다른 결정이어서 화제가 됐다. 그만큼 이니에스타의 종신 계약이 지닌 상징성은 컸다. 그는 바르사의 역사이고, 라 마시아의 자존심이었기 때문이다.

해가 바뀌어 이니에스타의 이적설이 다시 수면 위로 드러났다. 이니에스타는 중국 텐진 취엔지엔으로부터 연봉 3700만 유로(약 489억 원)를 제안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누구도 거부하기 힘든 거액이다. 

이니에스타는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있는 팀의 분위기를 생각해 오는 22일(한국 시간) 세비야와 치르는 국왕컵 결승 이후 거취를 발표하겠다고 했다. 스포르트는 "이니에스타는 (국왕컵 결승이 끝나고 새로운 주가 시작되는) 23일이 발표의 적기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의 생각을 구단에 전달하고 에르네스토 발베르데 바르사 감독이 이를 공식 발표하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했다.

이니에스타가 떠나면 차비, 이니에스타, 리오넬 메시, 제라르드 피케, 세르히오 부스케츠로 이어온 라 마시아의 황금기와 종말을 고하게 되는 의미가 있다. 메시와 피케도 이제 30이 넘었고 부스케츠도 30줄에 다다랐다. 

바르사를 지탱한 '라 마시아 황금기' 이후 유소년 출신 선수가 1군에서 정착하는 사례가 급격히 줄었다. 제라드르 데울로페우, 산드로 라미레스, 마르크 바르트라, 크리스티안 테요 등 바르사가 핵심으로 생각했던 선수들이 팀에 녹지 못하고 모두 떠났다. 

이니에스타까지 팀을 떠나면 바르사는 팀의 상징을 잃고, 레전드가 또다시 팀을 떠나는 아픔을 지켜보게 된다. 이니에스타는 스페인 전국구 스타고, 바르사의 브랜드다. 유독 메시와 호흡이 좋았다. 그가 떠나면 바르사가 내외적으로 잃는 게 많다. 

바르사는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AS로마의 기적에 무너졌다. 남은 건 국왕컵 우승과 이미 우승이 유력한 스페인 라리가 무패 우승이다. 이니에스타도 경험하지 못한 라리가 무패 우승이 구단이 그에게 해줄 마지막 선물일 수도 있다. 


[영상][스포츠타임]바르사 무패 신기록과 이니에스타의 미래(라리가) ⓒ스포티비뉴스 영상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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