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박치국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박)치국이 마운드에 섰을 때 얼굴 봐. 표정 변화가 하나도 없잖아. 열아홉 살이 어떻게 그렇게 표정 관리를 하는지."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은 지난해 고졸 신인으로 데뷔한 박치국(20)을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김 감독이 반한 포인트는 박치국의 포커페이스다. 안타를 내주든, 삼진을 잡든, 볼넷을 내주든 표정 변화가 없다는 것. 김 감독은 박치국의 무표정이 패기와 자신감으로 읽혔다.

마운드에서 자신을 바라볼 기회가 없는 박치국은 김 감독의 칭찬에 고개를 갸웃했다. 박치국은 "원래 강심장은 아니다. 마운드에 올라가면 어리니까 패기 넘치게 던지려고 한다. 그걸 강심장으로 봐주시는 거 같다"고 말하며 쑥스러워했다. 

올해는 마운드 위에서 더 자신감이 생겼다. 박치국은 11경기에 구원 등판해 1패 3홀드 11이닝 평균자책점 0.00(2실점 비자책점)을 기록했다. 삼진 14개를 잡는 동안 볼넷은 2개에 불과할 정도로 위력적인 공을 던졌다. 

박치국은 "올해는 던지면 다 스트라이크가 들어가고 있다. 지난해는 던져도 스트라이크가 안 들어가서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다. 이제는 제구에 안정감이 많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KBO 리그 역대 최고의 잠수함 투수로 불리는 이강철 두산 수석 코치의 지도 아래 성장했다. 이 코치는 지난해 2군 감독으로 있으면서 사이드암스로 투수인 박치국을 조금 더 애정 있게 가르쳤다. 지난해 1군 21경기 1승 1패 32이닝 평균자책점 6.75에 그쳤지만, 숨은 보석이 빛을 볼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왔다. 

박치국은 "이강철 코치님께서 많이 알려주시고, 내가 따라다니면서 알려달라고 했다. 그래서 많이 늘었다. 코치님께서 폼을 조금 수정해 주셨다. 팔을 조금 내렸다. 고등학교 때도 팔을 조금 내리면 제구가 더 잘되고, 팔을 올리면 스피드가 조금 더 나왔다. 코치님께서 제구가 확실히 돼야 스피드도 붙는다고 하셔서 팔을 내린 게 도움이 됐다"며 감사한 마음을 표현했다. 

이 코치는 올해 1군에서 함께 생활하기 시작하면서 박치국을 조금 더 강하게 키우고 있다. 박치국은 "2군에 있을 때는 많이 예뻐해 주셨다. 지금도 예뻐해 주시는데 쓴소리를 많이 하신다. 요즘은 지금처럼만 유지하라는 말을 가장 많이 하신다"고 이야기했다.

마운드 위에서 시즌 끝까지 반짝이길 기대했다. 박치국은 "더 잘하고 싶고, 한 타자 한 타자 더 열심히 던져야 한다. 홀드를 조금 더 많이 하면 팀에 보탬이 되니까 좋을 거 같다. 평균자책점 0.00도 유지할 수 있을 때까지 유지해 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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