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조형애 기자] 그야말로 우여곡절 끝에 목표에 다다랐다. '여자 월드컵 첫 2회 연속 본선 진출 확정'은 여러 큰 산을 넘은 뒤 부상으로 윤덕여호에게 주어졌다.

한국은 17일(한국 시간) 요르단 암만 킹압둘라Ⅱ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5위 결정전에서 필리핀을 5-0으로 꺾었다. 조별 리그 포함 3승 1무, 무실점, 9득점을 거둔 한국은 월드컵 티켓까지 획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월드컵을 가는 여정은 녹록지 않았다. 예선에서 북한에 '4월 악몽'을 안기며 극적으로 최종 예선에 올랐고, 동아시안컵에서는 희망과 숙제를 함께 발견했다. 죽음의 조에서 출발한 최종 예선에선 월드컵 조기 확정에 실패하며 '단두대 매치'로 향했다. 하지만 결국 웃었다. 전략의 승리였다.

◆ 아시안컵 최종 예선 = 월드컵 예선, '거함' 북한을 넘다

한국의 가장 큰 위기는 아시안컵 최종 예선이었다. 조 추첨이 이뤄진 뒤 대표팀 분위기는 침체됐다. 윤덕여 감독도 "원치 않았던 조편성"이라며 허탈해 했고, 선수들도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는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한국은 북한, 우즈베키스탄, 홍콩, 인도와 함께 B조에 편성됐다. 여자 축구 강호로 일찌감치 자리 매김한 북한은 껄끄러운 상대였다. 역대 전적이 크게 뒤진 데다 승리 역시 12년 전. 더구나 북한 안방인 평양에서 열리는 터라 조 1위에만 주어지는 아시안컵 최종 예선 티켓이 희미하게 보였다.

4월은 허나 북한에게 악몽으로 남았다. 한국에는 '평양의 기적'으로 적혔다. 극적으로 맞대결 무승부를 기록한 한국은 다득점에서 북한을 밀어내며 아시안컵 본선 진출은 물론 월드컵 여정을 이어 가게 됐다.

◆ 동아시안컵 = 독기 품은 북한의 전승 우승, 한국 3패

한 고비를 넘겼지만 탄탄 대로는 아니었다. 한국은 일본에서 열린 2017 동아시안컵에 출전해 또 한 번의 벽을 실감했다. 중국, 북한, 일본. 그 누구 하나 만만한 상대는 없었고 한국은 분전 속에서도 승점 한 점 수확하지 못했다.

단연 돋보인 건 북한이었다. 북한은 한국에 밀려 아시안컵 본선행이 좌절되면서 동시에 월드컵 꿈도 물건너 간 상태. 독기를 품고 경기에 나섰고 전승으로 정상에 올랐다. 강호를 만나 결정력, 체력 문제 등을 드러낸 한국은 과제를 안고 또다시 강호들과 대결을 향해 떠났다. 알가베르컵에서 체격 조건이 좋은 캐내다, 스웨덴, 러시아를 만났다. 결과는 1승 1무 1패. 이후 다시 4월이 됐고 결전지 요르단 암만으로 향했다.

◆ 아시안컵 = 월드컵 최종 예선, 5위로 막차 탑승

8개국 중 5위 안에만 들면 월드컵 진출이 확정되는 터라 부담이 크지 않지만, 조편성은 한국을 울상 짓게 했다. 하필이면 아시아 톱 랭커 호주와 강호 일본이 한 조에 묶였다. 산 넘어 산, 한국은 호주와 득점 없이 비기고 일본을 만나 또다시 0-0 무승부를 거뒀다. 이어 3차전에서 베트남을 완파하며 2승 1무로 조별 리그를 마쳤지만 월드컵 티켓은 곧장 쥐어지지 않았다. 다득점에서 울면서 5위 결정전으로 향했다.

이변은 없었다. 한국은 A조 3위 필리핀을 무려 5-0으로 완파하며 아시아 지역 월드컵 티켓 마지막 1장 주인공이 됐다. 2003년 작성했던 아시안컵 최고 성적 3위. 그 버금가는 역사를 쓰려는 도전은 물거품이 됐지만 제1차 목표는 놓치는 법이 없었다. 여자 축구 황금 세대의 마지막 월드컵 도전, 2019 프랑스 월드컵에서 이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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