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현진이 17일(한국시간) 펫코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전서 역투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류현진(31.LA 다저스)은 책임감이 강한 투수다. 프로 입문 부터 에이스 노릇을 했던 그는 야수와 호흡, 팀으로서의 야구를 중시한다.

야수가 실책을 하면 더욱 집중해서 던진다는 것이 류현진의 철칙 중 하나다.

득점 후 실점하지 않는 것도 빼 놓을 수 없는 자신만의 불문율이다. 야수들이 어렵게 점수를 뽑은 이후 곧바로 실점하게 되면 야수들의 사기가 꺾인다는 것이 이유다.

류현진은 17일(이하 한국시간) 펫코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볼넷 없이 3피안타 2실점으로 호투했다.

류현진이 갖고 있는 에이스 본능을 엿볼 수 있는 경기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한 판이었다.

류현진은 다저스가 2회초 1점을 뽑은 뒤 맞이한 2회말 수비에서 2점을 빼앗겻다. 첫 타자 헌터 렌프로에게 좌익 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를 맞은 뒤 크리스티안 비야누에바에게 좌월 투런 홈런을 허용했다. 새로 익힌 컷 패스트볼(커터)를 던진 것이 가운데로 몰리며 연속 장타를 맞았다.

류현진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단순히 역전을 허용해서가 아니었다. 야수들이 점수를 뽑은 다음 이닝의 실점이라는 점에서 더 아프게 느끼는 듯 했다.

하지만 이후 승부에선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았다.

다저스가 대거 3회초 5점을 뽑은 뒤 맞이한 3회말 수비. 류현진은 첫 타자 대타 맷 시저와 상대에서 삼진을 잡아내며 가벼운 출발을 했다.

이날 최고 구속 수준인 91.2마일이 찍힌 과감한 빠른 공 승부였다. 그 스피드 속에는 류현진이 점수를 주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가 읽혔다.

류현진은 다음 타자 피렐라에게도 패스트볼 승부로 또 한 번 삼진을 잡아냈다. 이후 갈비스는 좌익수 플라이로 아웃. 간단하게 삼자 범퇴로 이닝을 정리했다. 야수들의 어깨를 가볍게 해주는 에이스 본능을 느낄 수 있는 이닝이었다.

이날 류현진은 9개의 탈삼진 중 5개를 패스트볼로 잡아냈다. 그 중 3회의 탈삼진들이 가장 이를 악물고 던지는 듯 보였다. 괜한 느낌은 아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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