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SK 3루수 최정은 5회 KT 강백호의 뜬공을 따라갔지만 잡지 못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SK 타선은 지난해 팀 홈런 234개로 단일 시즌 팀 최다 홈런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리그 최강으로 군림했다. 올 시즌 역시 18경기에서 홈런 33개를 터뜨렸다. 게다가 트레이 힐만 감독이 바라는 눈야구까지 이번 시즌엔 된다. 여기에 돌아온 김광현과 새로 합류한 괴물 투수 앙헬 산체스까지. 명실상부한 우승후보다.

그러나 수비는 다르다. 18경기를 치르는 동안 SK는 실책 15개를 저질렀다. 리그에서 가장 많은 숫자다. 모두 내야에서 나왔다. 3루수 최정이 3개, 유격수 나주환과 박승욱, 그리고 주전 2루수로 자리잡은 최항에게서 2개가 나왔다.

지난 13일 NC와 경기를 앞두고 트레이 힐만 감독은 직접 펑고 배트를 잡고 내야수들에게 공을 날렸다. "송구와 포구에 더 신경을 쓰면서 훈련해야 한다. 기본적인 동작들을 보완하면 점차 좋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남겼다.

17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경기에서 SK는 1회 1번 타자 노수광의 리드 오프 홈런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그런데 곧바로 수비에서 일이 났다. 1회 2사 1, 2루에서 선발투수 박종훈이 유한준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다. 그런데 유격수 박승욱이 처리하지 못했다. 박승욱의 글러브에 맞고 중견수 쪽으로 튀었다. 그 사이 2루 주자가 홈을 밟아 동점을 만들었다. 박승욱은 이 수비로 어깨가 탈구되면서 경기에서 빠졌다.

곧바로 실책이 또 나왔다. 올 시즌 도루 저지가 7회로 리그 1위에 올라 있는 이재원은 2루 주자 강백호가 리드 폭을 길게 하자 기습적으로 2구에 견제구를 뿌렸다. 그런데 2루수 최항이 이 공을 놓쳤다. 강백호가 살았고 황재균은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했다. 이닝을 끝낼 수 있는 두 번의 기회를 놓친 대가는 박종훈에겐 혹독했다. 2사 만루에서 박경수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투구 수는 9개가 늘어났다.

6-4로 앞선 6회 1사 1, 2루에서도 수비 실수가 나왔다. 김태훈이 대타 오태곤에게 내야 파울 라인 밖으로 향한 뜬공을 유도했는데 포수 이재원이 놓쳤다. 실점하지 않았지만 자칫 동점으로 이어질뻔한 아찔한 상황이었다.

불행 중 다행히도 SK의 공격은 꺼지지 않았다. 3회와 4회 1점 씩 내고 5회 제이미 로맥의 홈런이 2점 홈런이 터지면서 다시 경기를 뒤집었다. 한 경기에서 무려 홈런 4개를 터뜨려 9-5로 이기고 4연승을 달렸다.

SK의 공격은 여전히 강했지만 수비는 여전히 불안했다. SK 선발진은 타자들이 많은 점수를 낼 것이라 굳게 믿는다. 하지만 등 뒤에 있는 수비를 생각하면 제 공을 던지기가 어렵다. 게다가 가을 야구 같은 단기전에선 수비 하나로 승패가 쉽게 갈리는 경우가 많다. 힐만 감독은 기본적인 동작들을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비 안정의 필요성을 보여 준 이날 경기였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