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표도르 예멜리야넨코가 프랭크 미어를 쓰러뜨리고 관중들에게 환호를 받고 있다. ⓒ벨라토르 MMA 트위터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 기자] 전 프라이드 헤비급 챔피언 표도르 예멜리야넨코(41, 러시아)가 전 UFC 헤비급 챔피언 프랭크 미어(38, 미국)를 꺾었다.

29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일리노이 로즈몬트에서 열린 벨라토르 198 메인이벤트에서 1라운드 48초 만에 펀치와 파운딩으로 TKO승(레퍼리 스톱)을 거뒀다.

이번 경기는 벨라토르 헤비급 그랑프리 8강전 중 하나. 4강에 진출한 표도르는 지난 1월 퀸튼 '램페이지' 잭슨을 판정으로 누른 차엘 소넨과 결승행 티켓을 놓고 맞붙는다. 시기는 아직 미정.

표도르는 사우스포(왼손잡이 자세)로 선 미어의 오른손 펀치를 맞고 비틀거렸다. 최근 맷집이 많이 약해진 표도르여서 불안해 보였다.

하지만 산전수전을 거쳐 온 베테랑답게 집중력을 유지했다. 유도식 테이크다운과 펀치 연타로 맞불을 놓으면서 위기에 몰리지 않았다.

그리고 한 방에 경기를 뒤집었다. 밀고 들어오는 미어의 안면에 오른손 훅과 왼손 어퍼컷을 터트렸다. 충격에 고꾸라진 미어에게 파운딩 세례를 퍼부었고, 심판은 경기를 끝냈다.

표도르는 2009년까지 31승 1패 1무효로 전성기를 달리다가 2010년부터 파브리시우 베우둠·안토니오 실바·댄 헨더슨에게 내리 져 내림세로 접어들었다. 모두 미국 케이지에서 무너졌다.

제프 몬슨(러시아 M-1)·이시이 사토시(일본 겐키데스카 오미소카)·페드로 히조(러시아 M-1)를 꺾고 2012년 6월 은퇴했다가, 2015년 12월 돌아와 싱 자이딥(일본 라이진)·파비오 말도나도(러시아 파이트 나이츠 글로벌)에게 이겼다.

그러나 지난해 6월 벨라토르 180에서 맷 미트리온에게 1라운드 1분 14초 만에 KO로 져 자존심을 구겼다. 미국 경기 4연패였다.

이번 승리로 지긋지긋한 '미국 징크스'에서 빠져나왔다. '썩어도 준치'라는 사실을 증명했다.

이제 벨라토르 그랑프리 우승을 향해 간다. 표도르는 2004년 프라이드 헤비급 그랑프리에서 마크 콜먼·케빈 랜들맨·오가와 나오야·안토니오 호드리고 노게이라를 차례로 누르고 챔피언이 된 바 있다.

체격의 열세를 스피드로 만회하던 표도르가 운동 능력이 떨어졌고 반사신경이 둔해졌다는 평가는 여전하다. 전성기를 지난 노장의 마지막 불꽃은 얼마나 환하게 타오를까.

벨라토르 그랑프리의 다른 블록에는 로이 넬슨을 이긴 맷 미트리온이 준결승에 진출했다. 미트리온의 상대가 결정되는 마지막 8강전 라이언 베이더와 킹 모의 대결은 다음 달 13일 벨라토르 199 메인이벤트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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