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브룩스 레일리 ⓒ 롯데 자이언츠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8경기 만의 첫 승, 10일 잠실 LG전(7-2 승)을 마친 뒤 롯데 왼손 투수 브룩스 레일리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부진한 날은 부진한 대로, 잘 던진 날은 잘 던진 날대로 승수가 쌓이지 않다 보니 답답한 마음이 있었을 텐데 개인 성적보다 팀 성적이 우선이라는 말을 잊지 않았다. 

LG전 14경기 무패. 그러나 LG 상대로 승리를 많이 쌓은 것도 아니다. 10일 경기가 6승째로, 평균자책점은 3.81이다. 승패를 떠나 평균자책점은 KIA나 두산, 한화전에서 더 낮았다. 공략 당한 경기도 있었다. 10일 경기만 해도 안타를 8개 맞았다. 대신 고비에서 강했다. 적시타는 하나도 맞지 않고 희생플라이로만 2점을 줬다. 

경기 내용에서는 직구 계열(투심, 포심 패스트볼)을 줄이고 슬라이더와 커브 비중을 늘린 점이 눈에 띄었다. 경기 중반부터 변화구를 오른손 타자 상대 백도어로 던져 카운트를 잡는 장면이 반복됐다. 

집요하다 싶을 만큼 일관적인 변화구 사용, 그러나 LG 타자들은 이 달라진 패턴에 쉽게 대응하지 못했다. 지난달 8일 LG전에서는 약 53%였던 직구 계열 비중이 이번 경기에서는 약 40%로 떨어졌다. 체인지업도 줄인 대신 슬라이더(14.3%)와 커브(28.6%) 비율은 올 시즌 가장 높았다. 

포수 김사훈은 "직구 승부를 즐기는 투수라 패턴을 바꿔봤다. 백도어성 변화구의 반복적인 사용은 사실 내 의지가 조금은 강하게 들어간 사인이었다. 더 밀어붙였어야 했다는 생각도 드는 경기다. 패턴을 다시 바꾼 뒤에 맞아나갔다. 운이 조금 따랐다"고 말했다. 

레일리는 경기 외적으로도 달라진 점이 있었다. 지난 2~3주 동안 수염을 길렀다. 그런데 곧 다시 면도를 할 생각이라고 한다. 첫 승 때문인가 싶었는데 아니었다. 레일리는 "수염이 나지 않는 곳이 있어서 빈틈이 생긴다. 또 오래 기르다 보니 색깔도 변했다"며 웃었다. 

사실 결정적인 이유는 따로 있다. 레일리는 "곧 서른이고, 가족이 한국에 들어올 때가 돼서 길러봤다"고 했다. 가족이 그의 수염을 썩 좋아하지는 않는 눈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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