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민철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대전, 김건일 기자] 금민철은 포수 미트에 송곳처럼 빨려 드는 패스트볼과 낙차 큰 커브, 급격히 꺾이는 슬라이더 등 변화무쌍한 공을 던지는 매력적인 왼손 투수다.

그러나 그가 가진 한계는 명확했다. 제구가 오락가락했다. 이른바 ‘긁힐 때’ 금민철은 적수가 없었지만 다른 날엔 볼을 던지다가 스스로 무너졌다. 2009년 잠깐이나마 두산의 포스트시즌 영웅이기도 했던 금민철은 제구를 극복하지 못하고 지난해 넥센의 40인 명단에서 풀렸다.

김 감독은 KT 유니폼을 이븐 금민철에게 “억지로 제구를 잡으려 하지 말라. 볼을 두려워하지 말고 자신 있게 던져라”고 말했다. 기술적인 문제보다 스트라이크를 던져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금민철을 사로잡고 있다고 김 감독은 판단했다.

금민철은 통산 5.18개에 달했던 9이닝당 볼넷을 올 시즌 3.12개로 줄였다. 15일 대전 한화전에서도 안정적인 제구를 앞세워 6이닝 5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3-0 승리를 이끌고 승리투수가 된 금민철은 “심리적으로 안정돼 이제 제구가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유도 있다. 금민철은 “올해가 풀타임 두 번째 시즌이다. 계속 왔다갔다가 이제 정착하니 심적으로 안정이 된다”고 했다.

3번째 승리를 따낸 금민철은 평균자책점은 3.83으로 낮췄다. 팀 내 선발진 가운데 최다승이며 평균자책점 순위에서도 리그 9위에 올랐다. 에이스 라이언 피어밴드가 빠져 있는 KT 선발진을 이끌고 있다.

김진욱 감독은 15일 경기를 앞두고 “민철이가 제구가 좋지 않다는 과거의 기억을 지울 수 없었다. 그래서 심리적으로 많이 좋아졌다고 봤어도 내심 불안했다. 하지만 이젠 아니다. 초구 스트라이크가 많아서 피안타율이 높다는 게 단점이긴 하지만 어찌 됐건 볼을 던지는 스트레스를 완전히 벗어 냈다”고 말했다.

금민철은 넥센의 40인 명단에서 제외됐다가 2차 드래프트로 KT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 갈 수 있게 됐다. 그 결과는 반전이다. 그의 별명 ‘금동이’가 이보다 잘 어울릴 수 없다.

금민철은 “팀 연패를 끊는 승리를 해서 기쁘다. 야수 선후배의 도움이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 개인적으로는 점수보다 자기 피칭에 집한 것이 주효했다. 앞으로도 맡은 바 선발의 임무를 다해 팬들에게 좋은 경기력을 보여 주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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