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헌의 부상, 앤디 번즈의 부진 등이 겹쳐 타선은 버티기 모드다. 지난달 20일 이후 팀 홈런이 18개로 이 기간 9위(10위 한화 17개)에 그쳐 있다. 대신 투수력이 타격 하락세를 상쇄한다. 같은 기간 팀 평균자책점 3.49로 1위. 그런데 선발과 불펜을 나눠 보면 모두 1위는 다른 팀이다. 롯데는 선발 3위(4.12), 불펜 2위(2.54)로 조화가 뛰어나다.
롯데 조원우 감독은 지금 선발 로테이션을 굳이 바꿀 생각이 없다. 송승준이 퓨처스리그에서 컨디션을 회복하고 있으나 당분간은 듀브론트-레일리 원투펀치에 노경은 김원중 윤성빈으로 선발진을 꾸릴 계획이다. 그는 "윤성빈이 투구 수가 늘어나면 구속이 많이 떨어지고 있다. 하지만 마지막 경기(9일 LG전 4⅓이닝 3실점)도 5회까지 마운드에 올라왔다"면서 5선발에 대한 믿음을 보였다.윤성빈의 체력 문제는 로테이션 조정으로 해법을 찾았다. 최근 등판 순서가 듀브론트-윤성빈(박시영)-레일리-노경은-김원중이었는데, NC를 상대로 15일 듀브론트에 이어 16일 레일리를 선발로 예고했다. 조원우 감독은 "중간에 빠진 경기가 있다. 당겨 쓰는 건 아니고 날짜대로 가는 것"이라고 얘기했다.
우천 취소 경기 덕분이다. 레일리의 직전 등판은 10일 잠실 LG전이었는데, 12일 사직 KT전이 우천 취소돼 특정 선수의 일정을 당기지 않고 늦추는 식으로 로테이션을 조정할 수 있게 됐다. 9일 LG전에 나왔던 윤성빈은 적어도 8일 휴식을 확보했다.
불펜 투수들의 활약이 부각되는 가운데 혹사 논란에서도 벗어나 있는 롯데다. 지난달 20일 이후 최근 20경기에서 가장 많이 등판한 선수는 진명호로 12차례 나왔다. 위 기간 진명호의 주 4회 등판은 딱 1번 있었다. 부상 선수들이 많아 당장의 선수층은 두껍지 않은 롯데 불펜이 꾸준히 안정감을 유지하는 배경이 바로 '관리'다.
조원우 감독은 "중간중간 비가 와서 불펜 투수들의 체력을 아끼고 있다. 계속 일주일에 2~3경기 정도만 나간다. 주 4회 등판이 많지 않아서 좋다. 선발투수들도 계속 잘 던진다"고 했다.
그러나 앞으로도 계속 비를 기다릴 수는 없다. 필승조와 선발 로테이션 모두 앞으로는 많은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그런 상황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느냐가 중요한 대목이다.
조원우 감독은 투수들의 관리에 힘을 많이 쏟는 감독이다. 상승세도 이어가며 마운드 운영에 부담도 덜 수 있는 묘책을 찾을 수 있을까. 앞으로 롯데 야구의 성패를 좌우할 중요한 요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