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경학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한화 팬들은 강경학이 유격수로 나올 때면 ‘오늘 1루수 펑고 받겠네’라고 입을 모았다. 강경학이 유격수로 출전했을 때 1루 쪽으로 불안하게 송구하는 장면을 수도 없이 봤기 때문이다.

강경학은 광주동성고등학교 시절 내야 모든 포지션을 볼 수 있는 다재다능한 야수로 꼽히며 2011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에 한화에 입단했다. 그런데 입단 첫해 어깨를 다쳐 수술했다. 그래서인지 송구 능력이 떨어졌다. 유격수에게 송구 약점은 치명적이었다. 마음이 급해지면서 서두르자 도리어 역효과가 났다. 강경학은 하주석에게 유격수를 내줬고 2군에 있는 시간이 길어졌다.

한화는 강경학의 송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를 유격수가 아닌 2루수로 준비시켰다. 그러나 강경학이 수비 범위가 넓고 1, 2루 간 수비보다 3, 유 간 수비가 안정적인 것을 보고 다시 유격수로 돌렸다. 퓨처스리그에서 수비 방법을 바꾸고 지난 3일 1군에 올라온 강경학은 특유의 날다람쥐 같은 포구와 함께 한층 안정적인 송구로 선발 유격수로 제 몫을 해내고 있다.

채종국 한화 수비 코치는 “퓨처스리그 코칭스태프와 계속 소통하면서 강경학을 지켜봤다”며 “3, 유간 타구를 처리할 때 날리는 송구가 많았다. 원래 수비 범위가 넓고 센스를 가진 선수인데 송구가 안 되니까 포구까지 흔들렸었다. 그래서 송구를 원바운드로 하는 연습을 시켜 봤다. 그랬더니 이젠 송구가 편하다고 한다”고 말했다.

또 채 코치는 “경학이가 워낙 수비를 급하게 했다. 그래서 하나씩 차근차근하라고 주문을 했다”며 “선수가 스스로 문제를 인식했으니 이겨 내는 것이 다음 과제”라고 덧붙였다.

강경학은 모자 챙에 ‘하나 잡고 천천히 하나씩’이라는 문구를 적었다. 강경학은 “주위에서 너무 (야구를) 급하게 한다고 그래서 천천히 하고자 이렇게 적었다”고 했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너무 잘해 주고 있어서 기쁘다”며 “유격수로 잘 옮겼다. 유격수비가 나쁘지 않다. 2루에선 타구를 백핸드로 잡고 옆으로 던지는 경우가 있었는데 유격수는 정면 타구를 잡는 경우가 많아서 오히려 수비할 때 안정감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지난 3일 1군에 복귀한 강경학은 지난 8일과 10일 2경기에서 3루타가 하나 모자란 사이클링을 해내는 등 선발 유격수로 출전한 4경기에서 17타수 11안타 2홈런 4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타율은 0.684, OPS 1.805라는 만화 같은 기록을 찍어 냈다. 한화는 강경학이 선발 출전한 4경기에서 3승 1패를 거뒀다. 올 시즌 부진에 빠져 있는 하주석의 공백이 보이지 않는 활약이다.

한 감독은 강경학과 하주석의 경쟁 구도에 대해 “행복한 고민”이라며 “젊은 선수들이 잘 해주니까 선수들이 자기 자리가 없다는 생각에 긴장감을 갖고 있다. 올 시즌 팀이 달라진 원동력”이라고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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