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창수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한화 외야진은 이전부터 좌타 일색이다. 지난해 한화에서 100이닝 이상 외야 수비에 나선 선수는 모두 8명, 이 가운데 이용규 양성우 이성열 장민석 김경언 이동훈까지 6명이 왼손 타자다.

그래서 왼손 투수를 공략할 수 있는 우타 외야수 최진행과 김원석의 비중이 작지 않았다. 김원석은 특별했다. 최진행보다 발이 빠르고 수비가 좋아 중용 받았다. 김원석은 왼손 투수의 공을 특히 잘 쳤다. 유희관에게 1홈런 타율 0.667, 양현종에게 3타수 2안타 1홈런을 기록했다. 데이비드 허프, 함덕주를 상대한 기록도 4타수 2안타. 왼손 투수 상대 타율이 0.329로 강점이 있었다. 한화가 SNS 파문으로 김원석을 방출한 것은 확실히 큰 전력 손실이었다.

한화는 2차 드래프트로 대체 선수를 찾았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LG에서 풀린 백창수를 품었다. 백창수는 지난해 데뷔하고 가장 많은 52경기에 뛰어 타율 0.327, 4홈런을 기록했고 OPS는 무려 0.946을 찍었다. 단 타격 능력은 확실하지만 수비 능력이 떨어져 1군에서 자리를 못 잡았다. 하지만 한화는 백창수를 코너 외야로 보내면 수비 부담을 덜어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박종훈 한화 단장은 “김원석이 전력에서 빠졌기 때문에 오른손 외야수 보강이 필요했다. 백창수를 지명해서 만족한다"고 설명했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일찍이 백창수를 눈여겨봤다. 백창수는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연일 맹타를 휘둘렀다. 한 감독은 백창수를 김태균의 백업으로 낙점하고 1루수 수비 연습까지 시켰다.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타자 MVP로 백창수를 꼽으며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백창수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올 시즌 개막 엔트리에 승선했다.

그러나 시즌 초반 경기력은 기대와 달랐다. 공격과 수비 모두 흔들렸다. 1할대 타율에 그쳤고 1루 수비에서도 실수가 잦았다. 시즌이 개막하고 불과 18일 만에 1군에서 말소됐다.

지난달 29일. 한화는 악재를 맞았다. 중심 타선을 이끌고 있던 김태균이 부상으로 1군에서 말소된 것이다. 양성우가 빠져 있고 최진행과 하주석이 부진한 상황에서 김태균의 이탈은 치명적이었다.

이때 한화가 선택한 카드가 백창수다. 1군에 돌아온 백창수는 이전과 달랐다. 6월 9경기에서 타율 0.462(26타수 12안타)를 기록했다. 홈런 1개, 2루타를 5개나 뽑았다. 장타율이 무려 0.846, OPS가 1.346이다. 주로 5번 또는 6번에 배치돼 송광민, 제러드 호잉, 이성열과 함께 중심 타선에 힘을 실었다. 지난 2일엔 사직 롯데전에선 대타로 출전해 2루타와 3루타로 1타점 1득점을 해내면서 3-2 승리를 이끌었다.

네 차례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서도 큰 실수 없이 수비를 해냈다. 타격 능력이 워낙 압도적이라 수비가 신경이 쓰이지 않을 정도. 좌익수와 1루수가 가능하니 최진행을 대신할 수도 있다. 김태균의 6월 복귀가 어려운 상황에서 한화가 기댈 수 있는 버팀목이다.

부상 선수들이 빠져 있는 상황에서도 6승 4패 호조를 이어 가 2위를 지킨 한 감독은 "(백)창수는 해줄 거라 믿고 있었다. (강)경학이와 함께 팀 상승세의 요인"이라고 칭찬하면서 “대체 선수들이 잘해 주고 있다. 팀이 강해지고 있다”고 만족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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