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강희 감독도 아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한국다운 경기를 하지 못했기 때문에.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제일 안타까운 것은 우리가 가진 능력이 있는데 그걸 못 보여준 것. 소극적으로 한 것이다."

한국 축구 대표 팀은 18일 오후 9시(한국 시간)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킥오프한 2018년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 리그 1차전에서 스웨덴에 0-1로 패배했다.

한국은 4-3-3 포메이션을 빼들어 깜짝 카드를 내놨다. 신태용 감독은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스웨덴이 워낙 높이가 좋아서 대비했다. 실점을 전반에 안하고 후반에 전술을 바꿔서 역습을 만들어 가려고 했다"고 말했다. 스웨덴의 공세를 막고서 역습을 하겠다는 의도. 하지만 신 감독의 의도는 경기에 제대로 드러나지 못했다. 한국은 결국 유효 슈팅을 단 한 차례도 기록하지 못하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밖에서 지켜본 '전문가의 눈'은 어땠을까. 선발 출전한 김신욱, 이재성, 이용을 소속 팀 전북에서 이끄는 사령탑 최강희 감독에게 스웨덴전 소감을 물었다. 최 감독은 "음…"이라며 한참 말문을 열지 못하다가 말을 이었다.

최 감독은 "이겼을 때, 경기가 잘 됐을 때는 4-4-2를 썼다. 이번엔 4-3-3이었다. 세트피스를 준비하느라 (김)신욱이를 써서 그런지 모르겠다"면서 원하던 플랜A를 가동하지 않은 것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했다. 신 감독으로선 권창훈(디종), 이근호(강원FC) 등 주요 선수들이 이탈하는 가운데 4-4-2 포메이션의 힘이 떨어졌다고 판단했을 가능성도 있다. 깜짝 '4-3-3' 카드는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최 감독은 이른바 트릭 논란에 대해서도 의견을 내놨다. 신 감독은 정보전을 강조하면서 평가전에서 일관된 플랜A 대신 여러 전술을 시도했다. 부상 선수가 속출하면서 준비했던 4-4-2를 포기한 것은 큰 악재였다. 최 감독은 "평가전 등을 꾸준하게 해서 발을 맞췄어야 했다. 전술도, 나가는 선수들도 계속 달라졌다. 훈련으로 극대화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정보 노출 때문도 있겠지만, 감춰도 (상대국들이) 다 분석관도 있고 어떻게든 나올지 예상한다. (김)신욱이가 나가든 황희찬, 손흥민이 나가든 대비하고 있다. 감추는 것보다 조직력을 극대화하는 것이 낫지 않았을까"라는 견해를 밝혔다.

포진이 익숙하지 않긴 했지만 더 큰 문제는 경기 운영의 자세였다. 최 감독은 지나치게 두려워 한 나머지 엉덩이를 빼고 경기한 것을 안타까워했다. 그는 "주변에서 다들 우리가 약팀이라고 하니까 감독이 소극적이고, 골을 안 먹고 후반에 승부수를 띄우려고 했다. 라인을 깊이 내렸다. 라인을 너무 내리니까 황희찬, 손흥민이 역습을 할 수 없을 정도였다"면서 "제일 안타까운 것은 우리가 가진 능력이 있는데 그걸 못 보여준 것. 소극적으로 한 것이다. 실점하고 나서야 몰아붙였다"고 말했다.

이어 "초반부터 라인을 높여서 김신욱 쪽으로 갔을 때 세컨드볼 싸움을 하고, 반칙도 얻고 했다"면서 전반 15분까지 좋았던 분위기를 잇지 못한 것을 패인으로 꼽았다.

평소보다도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는 것이 최 감독의 평가다. "이재성, 구자철도. 기성용도. 미드필드 플레이가 안됐다. 경기력이 안된 건지, 활동량이 부족했다. 적극적이 돼야 한다. 미드필드 싸움은 평소보다도 좋지 않았다."

최 감독은 이제 남은 멕시코전과 독일전이 쉽지 않다는 견해를 밝히면서 후회없이 싸우고 돌아오길 바란다고 응원을 보냈다. 그는 "가장 잘할 수 있는 걸 해야 한다. 이제는 승부를 걸어야 한다. 물러서지 않고 맞서 싸우면서 잘하는 것들을 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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