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라가 득점에 성공했다. 아픈 와중에도.
▲ 직접 얻은 페널티킥으로 득점하는 살라.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모하메드 살라가 어깨 부상으로 기량을 제대로 펼치지 못했지만 이집트에 28년 만에 월드컵 골을 선사했다.

이집트는 20일 오전 3시(이하 한국 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스타디움에서 벌어지는 2018년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A조 조별 리그 2차전에서 러시아에 1-3으로 패했다. 28년 만에 돌아온 월드컵 무대는 생각보다 높았다.

이집트로서는 참 안타까운 복귀전이다. 이집트가 보유한 가장 날카로운 무기 살라가 제 컨디션이 아니기 때문이다. 살라는 힘과 속도를 겸비한 돌파 능력과 환상적인 왼발 마무리 능력을 갖고 있다. 2017-18시즌 44골을 터뜨린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골잡이. 아프리카 지역 예선에서도 5골 7도움을 올리며 이집트를 본선으로 이끌었다. 당연히 모든 팀들이 주목하는 공격수였다. 

헌데 본선을 앞두고 악재가 생겼다. 지난달 27일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세르히오 라모스와 엉켜넘어지면서 어깨를 크게 다쳤다. 재활에 매진해 최종 엔트리엔 포함했지만 1차전엔 출전할 수 없었다. 살라는 벤치에 앉아 우루과이에 0-1로 패하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이미 1패를 안긴 상황. 살라는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복귀를 알렸다. 옷을 입지 못할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살라는 출전을 강행했다.

측면에서 엄청난 경기력을 뽐내던 살라는 없었다. 러시아 수비수들도 살라를 향해 적극적으로 수비할 수밖에 없었다. 위협적인 공격수기 때문. 살라는 충돌을 피하느라 제대로 경기를 하지 못했다. 달리는 속도도 당연히 정상 몸 상태일 때에 미치지 못했다. 영국 타블로이드지 '더선'에 따르면 잉글랜드 축구의 전설적 공격수 앨런 시어러는 'BBC'에 출연해 "정말 고전하고 있다. 터치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기 통계는 살라의 고전을 입증한다. 슈팅은 4개를 시도했고 1번만 골문 안으로 갔다. 공도 3번이나 빼앗겼다. 드리블 돌파도 없었다. 워낙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살라는 힘든 와중에도 잠깐씩 번뜩이며 자신의 진가를 입증했다. 전반 42분 페널티박스 안에서 빙글 돌면서 빠른 타이밍에 터닝 슛을 시도해 골문을 위협했다. 몸은 정상이 아니었지만 슈팅 타이밍만큼은 남달랐다. 그리고 살라는 0-3으로 패색이 짙던 후반 28분 페널티킥으로 득점을 성공했다. 페널티박스 안으로 돌파를 시도하면서 직접 얻어낸 페널티킥이었다.

시어러는 살라를 칭찬했다. 그는 "챔피언스리그와 부상으로 4,5주를 보내선 안됐다. 그가 골을 넣어 기쁘지만 아주 고전했다"면서 "그의 의지를 칭찬해야 한다. 그는 약 6,70퍼센트 컨디션이다. 그는 계속 도전했고 골을 넣었다"고 말했다.

무려 28년 만에 이집트가 기록한 득점이었다. 이집트는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 마지막으로 출전한 뒤 러시아 월드컵까지 본선 진출이 없었다. 지난 우루과이와 1차전에서도 득점 없이 패했었다. 결국 이집트의 해결사는 살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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