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지성 SBS 해설위원 ⓒ한준 기자
▲ 이영표 KBS 해설위원 ⓒ한준 기자


[스포티비뉴스=로스토프나도누(러시아), 한준 기자] 믿을 건 투혼뿐이다.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 대표 팀의 객관적 전력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 F조 최약체다. 대표 선수들도 인정하는 대목이다. F조에서 만난 독일, 멕시코, 스웨덴은 축구 저변과 준비 상황, 1차전 결과 모두 한국 보다 낫다. 한국은 독일과 나란히 0-1 패배를 당한 최하위지만, 독일은 지난 대회 우승국이자 유럽 최다 우승국이다. 

멕시코는 최고 성적이 8강이지만 6회 연속 16강에 오른 꾸준한 팀이다. 스웨덴은 12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올랐으나 한국과 첫 경기에서 승리했다. 한국의 상황이 가장 좋지 않다. 스웨덴과 최소한 비겨야 2차전 운영에 숨통이 트일 수 있었다.

여러모로 불리한 상황. 멕시코와 비겨도 독일과 3차전이 어려워지는 상황 속에 신태용 감독은 “배수의 진을 쳤다”고 했다. 등 뒤는 낭떠러지. 선수들의 위기의식도 고조됐다. 이번 대회에 해설위원으로 참가한 한국 축구 레전드 이영표와 박지성은 나란히 위기에 발휘되는 한국인의 투혼에 유일한 희망이라고 말했다.

“숨어 있는 한국대표팀 만의 ‘멘털리티’가 있다. 어떤 순간에 ‘저런 에너지가 어디 숨어있었지’ 하는 에너지가 있다. 그런 기대는 있다. 위기의 순간에 나오는, 한국인만 갖고 있는 에너지가 있다. 그걸 조금 기대하고 있다.” (이영표)

“한국 축구의 가장 큰 장점은 희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모든 선수들이 자신의 이익이 아닌 팀을 위해 희생할 수 있는 부분. 어려서 그런 문화에서 자라서 어려울 때 팀에 희생하는 부분이 도움이 된다. 그런 부분이 한국 대표팀이 진짜 어려웠을 때 위기 극복하는 힘이 되어 왔다. 지금도 선수들이 얼만큼 그런 의지 보여주느냐에 따라 충분히 바뀔 수 있다.” (박지성)

그 나라의 축구는 그 나라의 문화와 사회상, 국민성을 반영하다. 한국 축구도 그렇다. 창조성과 개인주의 보다, 아직까지는 공동체 의식과 희생정신이 강조되는 환경에서 자랐다. 시대가 변하고 세대가 변하고 있지만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

비판의 도마 위에서, 절박하고 처절하게 몸부림치고 있는 대표 팀. 선수들에게도 월드컵은 특별하고 소중한 무대다. 허망하게 그 기회를 날리고 싶은 선수는 없다. 그동안 있었던 갖가지 논란과 문제를 뒤로 하고 똘똘 뭉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외부의 강력한 적이 내부를 강하게 만드는 가장 큰 동력이기도 하다.

▲ 투혼이 필요한 대표 팀


이영표와 박지성 모두 한국의 전력이 F조를 통과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멕시코를 이기기 어렵다. 하지만 위기에 발휘하는 한국의 저력이 있다고 믿음을 보냈다. 

“전력은 우리보다 멕시코가 위다. 우리가 제일 약하다는 걸 다 알지만, 그걸 바꿀 수 있는 것은 경기장에서 보여주는 것이다. 선수들이 의지를 보여주느냐가 중요하다. 선수들이 자신 기량 보여주고 약간의 운만 따르면 경기결과는 언제든 바뀔 수 있다. 기대하고 있고 믿고 응원할 때다.” (박지성)

이영표도 이 점을 기대하면서 앞으로는 이 상황이 개선되기를 바랐다.

“한편으로는, 동시에 우리는 언제까지 한국 사람들이 숨기고 있는 그 엄청난 에너지에만 기댈 것인가, 언제까지 투혼이라는 것에 기대는 축구를 해야 하나, 기본적으로 좀 잘 하는 축구를 하면 안 되나, 맨날 우리는 투혼에 의지하는 축구만 해야 하나라는 씁쓸함이 있다.”

그러나 이영표는 3전 전패가 한국 축구를 각성시키지 못할 것이라며 승리를 기원했다. “3전 전패로 각성하기에 우리는 이미 충분히 많이 졌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