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신명철 기자] [탁구]이 대회에서 한국은 볼링을 제외한 거의 모든 종목에서 중국과 치열한 경쟁을 하면서 여러 차례 만리장성을 무너뜨렸다. 탁구는 한국-중국 라이벌전의 하이라이트였다. 한국과 중국은 7개 세부 종목 가운데 각각 3개, 4개씩 금메달을 나눠 가졌다. 두 나라가 전체 세부 종목에 걸린 26개 메달 가운데 제3국에 내준 메달은 6개의 동메달 뿐이었다.
한국은 남자 단체전 예선 리그 C조에서 파키스탄과 예멘을 5-0으로 완파하고 4강이 겨루는 결승 리그에 올라 일본과 홍콩을 각각 5-2로 꺾고 강호 중국과 금메달을 놓고 맞붙었다. 각각 3명의 선수가 나서 돌아가면서 경기를 치러 9단식으로 승패를 가르는 당시 단체전 방식에서 한국은 4-4로 맞선 9번 단식에서 안재형이 후이준을 세트스코어 2-1로 꺾어 4시간 30분이 넘는 격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안재형은 5번 단식에서 당시 세계선수권자인 장자량을 2-0으로 잡는 등 혼자 3승을 올려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됐다.
한국은 여자 단체전 예선 리그 B조에서 홍콩과 네팔을 각각 3-0으로 완파하고 3개국이 벌인 결승 리그에서 일본을 3-0, 중국을 3-1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유남규는 남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추가했다.
한편 안재형과 이 대회 여자 단식 금메달리스트인 중국의 자오즈민은 1988년 서울 올림픽 이듬해인 1989년 10월 두 나라가 아직 미수교인 상태에서 결혼에 성공해 한국과 중국의 스포츠 교류사에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핸드볼]남자는 전 대회인 1982년 뉴델리 대회에서 중국과 일본에 이어 3위를 하고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아시아 지역 예선에서 일본에 이어 2위를 하는 등 이 대회 전까지 아시아 정상에 오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6개국이 풀리그로 순위를 가린 이 대회에서 한국은 홍콩을 45-10, 쿠웨이트를 35-29로 누른 데 이어 라이벌 일본을 38-26으로 꺾고 대회 첫 우승으로 가는 길을 열었다. 중국과 최종전에 대비해 선수를 고루 기용하면서도 이란을 48-17로 꺾은 한국은 중국마저 38-24로 물리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여자 핸드볼은 다음 대회인 1990년 베이징 대회에서 정식 세부 종목으로 채택됐다.
[하키]남녀 동반 우승의 값진 성과를 거뒀다. 남자는 예선 리그 A조에서 올림픽 8회 우승의 세계적인 하키 강국 인도와 1-1로 비기며 3승1무, 조 2위로 준결승에 올라 말레이시아를 4-1로 가볍게 따돌렸다. 결승에서는 연장 접전 끝에 앙숙 인도를 3-1로 꺾고 올라온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우승국 파키스탄을 2-1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6개국이 풀리그를 벌인 여자부에서는 인도를 3-0으로 물리치는 등 5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하키는 남녀 모두 이 대회의 좋은 성적을 발판으로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전하게 된다.
[농구]전 대회인 1982년 뉴델리 대회에서 중국을 꺾고 아시아경기대회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던 남자는 8개국이 풀리그로 순위를 가린 이 대회 첫 경기에서 요르단을 98-94로 힘겹게 이기더니 5차전에서는 필리핀에 103-102로 신승하는 등 아슬아슬한 경기 내용을 보이다 마지막 경기에서 중국에 74-77로 역전패해 은메달에 그쳤다. 여자 역시 중국에 64-78로 져 준우승에 머물렀다.
[배구]남자는 예선 리그 A조에서 5전 전승, 조1위로 4강이 겨루는 결승 리그에 올라 일본과 인도를 각각 세트스코어 3-0으로 꺾었으나 중국에 1-3으로 져 은메달을 차지했다. 5개국이 풀리그를 벌인 여자는 중국과 일본에 모두 0-3으로 완패해 동메달에 그쳤다.
[배드민턴]탁구와 마찬가지로 한국과 중국의 양자 대결이었다. 한국은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 박주봉 김문수 성한국의 활약에 힘입어 중국을 5-0으로 누르고 금메달을 차지했고 박주봉-김문수 조는 남자 복식 결승에서 중국의 티안빙이-리용보 조를 세트스코어 2-0으로 완파하고 금메달을 추가했다. 박주봉은 혼합복식 결승에서 정명희와 짝을 이뤄 이득춘-정소영 조를 2-0으로 누르고 3관왕이 됐다. 중국은 여자 단체전 등 나머지 4개 종목에 우승했다.
[테니스]유진선의 독무대였다. 유진선은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 중국을 2-1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한 것을 비롯해 단식과 복식, 혼합복식 등 출전한 모든 세부 종목에서 1위를 차지해 한국 선수단의 유일한 4관왕이 됐다. 유진선은 단식 결승에서는 김봉수를 세트스코어 2-1로 물리쳤고 복식 결승에서는 김봉수와 짝을 이뤄 중국의 류수화-마체친 조를 3시간14분의 대접전 끝에 2-1로 눌렀다. 이정순과 조를 짠 혼합복식 결승에서는 중국의 류웨이- 중니 조를 2-0으로 물리쳤다.
[볼링, 골프]볼링은 변용환과 이지연이 남녀 마스터스에서 금메달을 차지했고 남자부만 벌어진 골프에서는 단체전에서 금메달 샷을 날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