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몸부림을 넘어 절규를 말한 신태용 감독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카잔(러시아), 한준 기자] 대한민국의 월드컵은 여기서 마지막일까? 2018년 러시아 월드컵 F조 3차전, 한국과 독일의 경기가 27일 밤 11시(한국시간) 킥오프한다. 이 경기에서 한국과 독일은 나란히 조별리그에서 탈락하거나, 두 팀 중 한 팀은 극적으로 16강에 오를 수 있다. 이를 위해선 우선 서로를 잡아야 하고, 멕시코와 스웨덴의 경기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한국은 멕시코가 최대한 크게 스웨덴에 이겨주면 좋다. 독일을 잡을 경우 3개 팀이 1승 2패가 된다. 독일은 한국에 대승을 거두고 스웨덴이 멕시코를 이겨줘야 1위로 16강에 갈 수 있는 상황이 된다. 한국과 독일의 사정은 정반대다. 

한국과 독일의 월드컵 만남은 이번이 두 번째. 1994년 미국 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독일이 3-2로 이겼고, 2002년 한일 월드컵 준결승전에도 독일이 한국에 1-0으로 이겼다. 독일은 통일 이후 역대 아시아 팀과 월드컵 본선 경기에서 5전 5승을 거뒀다. 

한국은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폴란드, 포르투갈, 이탈리아를 꺾었고, 스페인에 승부차기 승리를 거뒀다.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프랑스와 비겼고,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그리스를 꺾는 등 유럽 팀 공포증을 벗어난 바 있다. 2004년 부산에서 치른 친선 경기에서 한국이 독일에 거둔 3-1 승리는 아시아 팀이 독일을 꺾은 첫 기록이다.

[F조 3차전, 한국 VS 독일 세줄 정리]
*한국은 멕시코가 스웨덴을 꺾으면 두 골 차로 독일을 이길 경우 16강에 오른다.
*독일은 역대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적이 없다.
*독일은 최근 4개 대회 연속 4강에 올랐다.

▲ 그래픽=김종래 디자이너


[예상 선발 명단]

대한민국(4-4-2): 조현우(GK); 이용, 장현수, 김영권, 홍철; 이재성, 구자철, 주세종, 이승우; 황희찬, 손흥민
독일(4-2-3-1): 노이어(GK); 킴미히, 뤼디거, 훔멜스, 헥토어; 케디라, 크로스; 뮐러, 로이스, 드락슬러; 베르너

신태용 감독은 솔직한 말로 독일전을 준비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했다. 반 년 넘게 준비한 스웨덴과 첫 경기, 멕시코전은 스웨덴전 이후 4일 간 훈련 시간이 있었다. 독일전은 3일 간 준비 기간 만에 경기한다. 신 감독은 5월 소집 당시 확정한 새로운 플랜A의 조직력이 쌓였지만 객관적 전력상 독일을 상대로 승리를 자신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영표 KBS 해설위원은 준비할 시간이 많지 않은 독일전은 우리가 잘 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신 감독 체제에서 가장 경기력과 결과가 좋았던 4-4-2 포메이션을 전망했다. 구성은 달라진다. 포백의 왼쪽에 크로스가 강점인 홍철의 선발 가능성이 있다. 부상으로 주장 기성용이 빠진 중원에 베테랑 구자철의 선발 출전이 예상된다. 측면 공격은 유망주 이승우의 깜짝 선발 가능성이 있다. 

독일은 멕시코와 1차전 부진 이후 2차전을 쉬며 컨디션을 되찾은 베테랑 미드필더 케디라의 복귀가 예상된다. 제바스티안 루디가 코뼈 골절로 한국전에 뛰지 못한다. 제롬 보아텡이 퇴장으로 빠진 자리엔 흡사한 스타일의 안토니오 뤼디거가 부상에서 회복한 마츠 훔멜스와 짝을 이룬다. 공격진은 베르너와 로이스가 속도감 있는 합을 이룬다. 드락슬러의 청조성, 뮐러의 결정력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 신태용 감독 ⓒ한준 기자


[출사표]

신태용(한국 감독): 있는 그대로 얘기하면 독일이 우리보다 훨씬 강하니 쉽지 않은 것 분명하다. 그러나 공은 둥글다. 우리에게 분명 기회 올 것이라 믿는다. 멕시코가 독일 이겼듯이 우리도 이기지 못하는 법 없다. 경기나 점유율은 지더라도 이기기 위해 경기하겠다. 객관적으로 우리보다 독일이 한 수 위다. 우리가 어떻게 할지는 말할 수 없다. 그건 우리의 마지막 절규다. 우리 선수들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 볼 수 있을 것이다.

요하임 뢰프(독일 감독): 확률에 대해선 잘 모르겠다. 독일이 얼마나 확률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여러 가지 시나리오가 있고, 우리 조 상황에 대해서도 계속 보고를 받고 있다. 멕시코, 스웨덴전 때 골의 상황에 대해서도 계속 보고를 받는다. 지금부터 계속 이겨야 하고, 두 골 이상 차이를 만들어야 우리가 2차전에 진출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생각만 한다. 우리 경기력, 우리를 위해 무엇이 중요한지에 집중하고 있다.

손흥민(한국 공격수): 당연히 개인 능력에서는 독일이 우리보다 앞서는 건 팩트다. 가장 중요한 건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경기장 나가는 것이다. 공은 둥글고 11명의 선수가 한다. 당연히 개인 능력은 독일이 좋지만 우리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걸 멕시코전 선수들 의지에서 봤다. 그런 부분 잘 살려서 내일 경기장 나가면 후회 없는 경기한다면 좋겠다. 그 다음에 결과는 그 팀의 능력이 좋아서 이긴다면 특별히 할 수 있는 게 없다. 하지만 해볼 수 있는 만큼 최대한 해보겠다.

▲ 손흥민 ⓒ한준 기자


[키플레이어]

손흥민(토트넘홋스퍼): 한국은 카운터어택 전략으로 나설 것이다. 손흥민은 역습 상황에 강점이 있다. 독일 분데스리가 무대에서 수년간 많은 골을 넣은 손흥민에게 독일 선수들과 경기는 낯설지 않다. 다득점 승리가 필요한 독일이 라인을 올리면 손흥민은 역습 기회를 빈번하게 맞이할 수 있다. 손흥민이 잘 해결하면 경기는 한국이 주도하는 흐름으로 전환될 수 있다.

토니 크로스(레알마드리드): 외질과 케디라가 부진에 빠지면서 독일 중원의 구심점은 토니 크로스가 됐다. 스웨덴전 극적 결승골로 해결사 본능도 과시했다. 역설적으로 크로스의 높은 의존 문제는 한국 투톱의 집중 압박 대상이 될 수 있다. 독일은 크로스에게 빌드업이 집중된다. 크로스를 틀어막으면 리듬이 떨어질 수 있다. 라이트백 킴미히가 크로스의 부담을 나눠 갖기엔 경험이 부족하다. 크로스가 살아나면 독일이 유리하고, 크로스를 묶는 데 성공하면 한국이 원하는 결과를 가질 수 있다. 

▲ 크로스의 활약을 고대하는 뢰프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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