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가 우승 후보가 맞을까. 지금까지 경기력은 조금 부족했다.
▲ 지루와 은존지의 표정이 좋지 않다. 덴마크전 직후.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프랑스가 조별 리그를 조 1위로 통과하긴 했지만 경기력은 신통치 않았다. 우승 후보라는 평가에 걸맞지 않았다.

프랑스는 26일 오후 11시(한국 시간) 러시아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C조 조별 리그 최종전에서 덴마크와 0-0 무승부를 거뒀다. 2승 1무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프랑스는 대회 전부터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앙투안 그리즈만, 킬리안 음바페, 우스만 뎀벨레, 토마 르마, 나빌 페키르 등 젊고 재능 있는 선수들이 즐비한 공격 2선은 프랑스의 최대 강점으로 꼽혔다. 여기에 폴 포그바, 은골로 캉테가 버틴 중원, '엘 클라시코'에서 맞대결을 펼치는 라파엘 바란, 사무엘 움티티가 버틴 수비진의 무게감도 무시할 수 없었다.

뚜껑을 열어보니 경기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호주와 치른 경기에선 밀집 수비에 고전했다. 공격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창의성도 떨어졌다. 경기를 주도하는 능력은 뛰어났지만 폭다. 폭발적인 득점력은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VAR에 이은 페널티킥과 행운이 따른 자책골로 호주를 천신만고 끝에 2-1로 잡았다. 2차전에선 적극적으로 나선 페루에 고전했다. 전반 34분 만에 올리비에 지루의 슛에 이어 킬리안 음바페가 득점을 터뜨렸지만 경기는 페루에 압도당했다. 적극적인 전방 압박에 고전했다.

아무리 조별 리그였다지만 다소 부진한 결과였다. 프랑스는 조별 리그에서 2승 1무로 C조 1위에 올랐다. 하지만 곰곰히 떼어보면 경기력은 만족하기 어려웠다. 무실점으로 3경기를 치른 것은 장점이지만 고작 2득점에 그친 것은 프랑스에 기대했던 경기력이 아니었다.

덴마크전에선 느슨한 경기 운영을 하면서 무승부를 지켰다. 디디에 데샹 감독은 "목표를 이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조 1위에 오르는 것이었다. 매우 흥미진진한 경기는 아니었다. 덴마크가 조별 리그 통과를 확정할 수 있는 무승부에 만족했기 때문이다. 위험 부담을 안을 필요가 없었다"고 밝혔다.

프랑스가 월드컵에서 보여준 경기력은 '지루하다'는 말이 과하지 않았다. 프랑스는 과연 우승 후보가 맞을까?

▲ 프랑스의 16강 상대는 메시가 버틴 아르헨티나다.

프랑스는 장점이 뚜렷한 팀이다. 최전방에 그리즈만이 배치될 경우 최전방의 속도가 엄청나다. 좌우에서 공격을 보좌할 음바페와 뎀벨레는 기술이 좋으면서도 빠르고 드리블 돌파 능력을 갖췄다. 역습을 할 때 최고의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여기에 패스를 찔러넣을 포그바의 존재도 위협적이다. 포그바가 때론 '계륵'으로 여겨지곤 하지만 창의적인 패스를 넣는 것은 그의 최대 강점이다. 분명 프랑스의 공격력은 위협적이지만 '역습'이라는 특정한 상황이 필요하다.

조별 리그에선 세 팀 모두 역습보다도 일단 버티기를 택했다. 프랑스에 비해 전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노골적이었다. 어차피 프랑스를 맞아 승점 1점을 따내면 성공이고, 나머지 두 팀을 상대로 승점을 따내는 것이 '시나리오'였을 것. 당연히 프랑스는 원하는 경기 운영을 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랑스가 1점씩 뽑았고, 또한 무실점으로 조별 리그를 통과한 것은 분명 의미가 있는 결과였다. 완벽하게 내려놓은 팀을 상대론 그 어떤 팀도 고전하곤 한다. 역습에 무너지지 않고 승점을 차근차근 쌓은 것은 오히려 프랑스의 저력으로 해석할 수 있다. 

16강전부턴 1경기에 모든 것이 걸렸다. 마냥 수비를 하다가 무너지면 만회할 기회가 없을 수도 있다. '비기기 작전'이 힘든 이유다. 프랑스가 녹아웃스테이지에 돌입한 이후엔 조금 더 좋은 경기력을 뽐낼 가능성은 크다. 프랑스는 본선전 치른 이탈리아와 친선 경기에서 3-1로 완승을 거뒀다. 경기 내용에서도 프랑스가 압도했다. 대신 수비적으로 내려선 미국을 상대로는 선제 실점까지 하면서 끌려가다가 1-1로 겨우 균형을 맞췄다. 프랑스는 공간이 있을 때 강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제 프랑스는 16강전에서 리오넬 메시가 버틴 아르헨티나를 만난다. 아르헨티나 역시 수비력보단 공격력에 방점이 찍히는 팀이다. 물러서기보단 전진할 가능성이 크다. 프랑스가 원하는 공간을 줄 수 있다는 뜻이다. 프랑스가 아르헨티나를 압도한다면 진짜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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