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시즌 팀 내 다승 1위, LG 임찬규 ⓒ 한희재 기자
▲ LG 임찬규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2009년의 임찬규는 지금과 달랐다. 당당한 태도는 그때나 지금이나 '트레이드 마크'지만 공은 닮지 않았다. 갓 데뷔한 고졸 신인에게 뒷문을 맡긴 건 그만큼 빠른 공을 던졌기 때문이다.

올해 임찬규의 직구 평균 구속은 138km에 머문다. 하지만 타자들은 6회 임찬규가 던지는 137km 직구에 헛스윙 삼진을 당한다. 데뷔 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둔 임찬규. 그는 자신의 투구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투구에서 가장 신경 쓰는 점이 무엇인지 묻자 임찬규는 "홈플레이트에 가장 가깝게 던지는 이미지를 그린다. 빠른 카운트에 치게 하는 투구를 하고 싶다. 삼진을 잡기보다 맞혀 잡는 투구를 의식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템포도 빨라졌다. 수비 시간을 줄이고 싶다"고 말했다.

느린 공과 더 느린 공, 임찬규가 살아남는 법이다. 그래서 더 세밀하게 변화를 준다. 임찬규는 "타자들이 느낄지는 모르겠다. (유)강남이도 크게 느끼지는 못하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커브도 체인지업도 두 가지를 던진다. 그날그날 좋은 걸 쓴다. 투구 템포를 빠르게 하다 보면 이 공들이 효과를 볼 때가 있다. 타자를 정신 없게 하는 거다"라고 설명했다.

구속 욕심은 내려놨다. 대신 익스텐션에 '꽂혔다'. "이제 직구를 최대한 늦게 놓으려고 한다. 구속은 덜 나와도 그게 더 효과적이다. 2, 3회는 평소대로 던지다가 4회부터는 더 의식적으로 앞에서 놓는다. 10승하는 경기(19일 넥센전 7이닝 3실점)에서도 137km 직구에 헛스윙하는 선수들이 있었다. 그런 시도 덕분에 체인지업도 커브도 먹히는 것 같다."

▲ LG 임찬규 ⓒ 한희재 기자
올 시즌 목표 가운데 하나는 150이닝이었다. 임찬규는 18경기에서 93이닝을 던졌다. 57이닝이 남았는데 빠듯한 게 사실이다. 자신이 누구보다 잘 안다.

"로테이션을 두 번 걸렀고, 또 두 번 5이닝 못 채우고 내려오니까 이제 150이닝이 빠듯하다. 이제 5~6이닝 계속 던져야 한다. 사실 두 자릿수 승리는 기쁜 일이지만 그걸 목표로 하지는 않았다. 150이닝은 이제 집중하지 않으면 못 채운다. 또 순위 싸움하는 이 시기에 내 승리보다도 팀이 이기는 경기를 만들고 싶다."

오래 던지려면 아프지 않는 게 우선이다. 임찬규는 "여름을 잘 나기 위해 겨울-봄에 준비를 많이 했고 지금 잘 되고 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체력 걱정은 하지 않는다. 그보다 야구 제일 잘 하는 형동생들과 대표 팀 유니폼 입는다는 게 설렌다. 어차피 제가 다 던지는 것도 아니고 1~2경기다. 전혀 힘들 것 같지 않다. 매 순간이 행복할 것 같다"고 밝혔다.

체력 관리는 김현욱 코치의 덕을 봤다. 올해가 함께 하는 첫 시즌이지만 벌써 믿음이 생길 정도다. 임찬규는 "쉬면 낫는다는 건 몸이 좋지 않을 때 얘기다. 김현욱 코치님은 안 아파야 오래 뛸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계시다. 여름에 쉬어야 한다는 인식이 있지만 더위를 피해서 그만큼 운동을 많이 해야 오래 간다. 아직 첫 해라 시즌이 끝나야 확실히 알겠지만 지금까지는 좋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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