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오 츠반치거 전 독일축구협회장

[스포티비뉴스=조형애 기자] 테오 츠반치거 전 독일축구협회장이 독일 국가 대표 은퇴를 선언한 메수트 외질에게 동정심을 표현했다. 동시에 깊은 슬픔을 드러냈다. 외질 은퇴로 이어진 일련의 사건을 축구를 넘어 독일이 그동안 노력해온 '통합'에 대한 좌절 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독일 축구계는 외질로 인해 뜨거웠다. 문제는 한 번의 만남, 그리고 한 장의 사진이 시작이었다. 일은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최종 엔트리 발표 전 일어났다.

터키계 독일인인 외질과 귄도안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만나 유니폼을 건네고 사진을 찍은 게 화근이었다. 당시 귄도안은 유니폼에 "내 대통령에게 큰 존경심을 담아"라는 글까지 써 뭇매를 맞았다.

일부 팬들과 독일 축구계 인사들이 외질과 귄도안의 대표 선수 박탈에 목소리를 높인 건 시작에 불과했다. 독일이 러시아 월드컵을 조별 리그에서 마감하자 독일 대표팀 단장이 직접 외질 발탁을 후회하는 발언을 했고 독일축구협회 회장은 외질에게 설명을 요구하며 공격했다.

결국 외질은 은퇴를 선언했다. 외질은 23일(이하 한국 시간) SNS를 통해 공개한 성명서에서 "독일축구협회(DFB)로부터 당한 부당한 대우와 다른 여러 가지 일들 때문에 더는 독일 대표팀 유니폼을 입지 않겠다"며 "최근 일어난 일들을 무거운 심정으로 돌아보면서 인종차별과 무례함이 느껴지는 상황에서 더는 독일 대표팀을 위해 뛸 수 없다"고 했다.

▲ 메수트 외질

외질은 '인종차별'을 은퇴를 선언한 주요 이유로 들었다. 독일 내 반응은 결코 따뜻하지 않다. 독일 빌트에 따르면 바이에른 뮌헨 울리 회네스 회장은 공개적으로 외질의 은퇴를 반겼고, "몇 년 동안 뭐 같은 플레이를 했다"면서 플레이도 비난했다. 여기에 빌트는 그 어떤 실수도 인정하지 않은 외질의 성명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테오 츠반치거는 독일 DPA 통신을 통해 다른 의견을 내놨다. 우선 그는 "외질의 결정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축구를 넘어 우리나라가 한 통합에 대한 노력에 큰 좌절"이라고 했다.

츠반치거 전 독일축구협회장은 문제를 '의사소통의 오류'로 집었다. "의사 소통의 오류로 인해 이민자에게 결코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 생겼다"며 "그들이 독일 2류 시민이라고 느끼게 되서는 절대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 독일축구협회장과 독일대표팀 단장에 대해서도 날을 세우지 않았다. 외질을 강하게 비난한 것에 대해 "그들도 이런 상황이 될 것이라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독일축구협회는 성명을 통해 외질의 은퇴에 유감을 표현했다. 인종차별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부인했다. "협회는 통합에 노력해 왔다"면서 "인종차별과 연관됐다는 주장은 강력히 부인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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