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영상 이강유 PD] "라인을 무너뜨리는 능력, 미친듯이 뛰어다니는 체력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K리그2의 최다 득점자 명단 최상단엔 광주FC 나상호의 이름이 있다. 벌써 20경기에서 10골. K리그1과 비교해 기량 차이는 있지만, 성남FC나 부산 아이파크가 강등된 뒤 좀처럼 승격의 꿈을 이루지 못할 만큼 치열한 무대가 바로 K리그2다. 시즌이 절반 조금 지난 시점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나상호의 페이스는 분명 무섭다.

빼어난 활약은 곧 아시안게임 출전으로 이어졌다. 김학범 감독은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잘츠부르크), 황의조(감바 오사카), 이승우(엘라스 베로나)와 함께 나상호를 공격수로 뽑았다. K리그 선수 가운데는 유일한 공격수다. 나상호가 받는 기대치를 확인할 수 있다.

명단 발표 이후에도 나상호의 발끝은 식지 않았다. 나상호는 지난 21일 '헤르메스캐슬'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8시즌 KEB하나은행 K리그2(챌린지) 20라운드에서 결승 골을 기록했다. 

▲ 나상호의 환한 웃음.
▲ 부천을 울린 나상호. ⓒ한국프로축구연맹

"라인을 무너뜨리는 능력, 미친듯이 뛰어다니는 체력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나상호의 물오른 경기 감각을 확인한 경기였다. 경기 내내 가장 활발하게 움직였다. 몸싸움도 잘하지만 빠른 발을 갖춰 공을 잡을 때도 위협적이다. 공을 받기 전에 사전 동작으로 수비를 떨어뜨리거나, 공격 2선에서 가속하면서 공간으로 파고드는 등 공이 없을 때도 영리하게도 움직였다.

후반 23분 나상호가 상체를 흔들며 부천의 외국인 선수 닐손 주니어를 돌파하는 장면은 '백미'였다. 오른쪽 측면을 따라 파고들어 수비수 2명을 모두 제친 뒤 왼발 슛을 시도했지만 크로스바를 살짝 빗겨나갔다. 나상호는 경기 내내 돋보이는 활약을 펼치더니 기어이 골을 잡아냈다. 0-0으로 팽팽하게 맞서던 후반 추가 시간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절묘한 중거리 슛으로 부천의 골망을 갈랐다.

최근 물오른 골 감각은 광주 코칭스태프와 함께 만든 결과다.과거 강하고 빠른 것을 좋아했지만, 박진섭 감독이 그에게 한 템포 쉬어가는 법을 가르쳤기 때문이다. "시즌 초반 골이 안 들어가서 감독님, 코치님하고 노력했어요. 하나가 터지고, 또 두 개가 터지고 그 흐름대로 이어왔습니다. 개인 훈련을 하고 있어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아요. 무작정 원래 앞으로 가는 스타일이었는데요. 감독님이 오신 뒤 여유를 갖고 세밀하게 하려고 합니다. 발등으로만 때리지 않고 절묘하게 감아차거나 밀어차고 깔아차고. 감각적인 슛을 요구하십니다."

이제 눈은 아시안게임으로 향한다. 믹스트존에선 만난 나상호의 태도는 겸손하지만 그 속엔 단단한 자신감이 느껴졌다. 유럽파들과 경쟁에서도 위축되기보단 멋지게 부딪혀보겠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이제부터 시작이니까 경쟁하는 것도 좋고, 멋진 유럽파 선수들한테 밀릴 수도 있지만 자신감 가지고 부딪혀 보겠습니다. 네임밸류만 보면 제가 소외감이 들 수도 있어요. 하지만 친구로서 또 동료로서 같이 어울리고, 손흥민 선배님이랑도 어색하고 다가가기 어렵겠지만 천천히 다가가면 플레이상 좋은 장면이 나오지 않을까 합니다."

"부담감을 이기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즐기면서 하려고 합니다." 이제 프로 2년차. K리그2를 맘껏 즐기고 있는 나상호의 도전은 아시안게임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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