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VNL 태국과 경기에서 스파이크하는 김연경 ⓒ FIVB 제공

[스포티비뉴스=아시안게임 특별취재팀, 조영준 기자] 아시안게임 2연패에 도전하는 한국 여자 배구 팀의 도전은 4년 전과 비교해 매우 어렵다.

이번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 배구에 출전한 중국, 일본 그리고 태국은 모두 주전 선수들을 내보냈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은 주전 선수들이 빠진 일본과 중국을 연파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러나 이번 아시안게임 조별 리그에서 중국을 만난 한국은 0-3으로 졌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 배구 MVP인 주팅(터키 바키프방크)을 앞세운 중국의 전력은 세계 최강다웠다.

한국이 결승에 진출할 경우 큰 이변이 없는 한 중국을 만난다. 그러나 결승으로 가는 과정도 한층 힘들어졌다. 애초 한국은 준결승에서 일본을 만날 것으로 예상했다. 차해원 여자 배구 대표 팀 감독은 "우선 결승까지 가는 것이 목표다. 그리고 일본은 무조건 잡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올해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 네이션스리그(이하 VNL)에서 한국은 일본에 맥없이 0-3으로 무너졌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설욕을 다짐한 한국은 일본전을 대비한 훈련도 했다.

▲ 태국 여자 배구 대표 팀 ⓒ FIVB 제공

막상 뚜껑이 열린 뒤 일본보다 위협적으로 다가온 팀은 태국이었다. 태국은 지난 23일 A조 조별리그 일본과 경기에서 3-0(25-20 27-25 25-20)으로 완승했다.

일본을 상대로 펼친 태국의 전력은 기대 이상이다. 장기인 탄탄한 조직력과 빠른 플레이는 한층 정교해졌다. 여기에 세계적인 세터인 눗사라 톰콤의 경기 운영은 상대 블로킹과 수비를 흔들었다.

태국은 일본처럼 선수들의 평균 키는 작지만 조직력과 빠른 플레이로 세계 강호들과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태국 대표 선수들은 주니어시절부터 오랫동안 호흡을 맞췄다. 여기에 자국의 적극적인 투자와 지원에 힘입어 아시아는 물론 세계 무대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팀이 됐다.

태국은 김연경(30, 터키 엑자시바시)처럼 특출난 공격수는 없다. 그러나 주전 선수들이 고르게 득점을 올리는 점이 특징이다. 눗사라의 현란한 토스는 상대 블로커들의 허를 찌른다. 일본과 경기에서 두 자릿수 이상을 올린 태국 선수는 4명이다.

반면 한국은 여전히 김연경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이번 대회에서 이재영(22, 흥국생명)과 박정아(25, 한국도로공사) 김수지(31, IBK기업은행) 양효진(29, 현대건설)이 김연경의 짐을 덜어주고 있다.

한국은 B조 조별 리그 4경기를 치렀다. 중국에 완패했지만 인도와 카자흐스탄 베트남을 잡으며 3승 1패를 기록 중이다. 남은 대만과의 경기도 방심하지 않을 경우 한국이 승자가 될 확률이 높다.

그러나 어느덧 아시아에서도 김연경이 빠질 경우 좀처럼 세트를 따내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 됐다. 카자흐스탄전에서 한국은 3세트 중반부터 김연경이 벤치로 들어가자 듀스 접전 끝에 세트를 내줬다. 최근 급성장한 베트남은 1세트 중반까지 김연경이 있는 한국을 괴롭혔다.

▲ 2016~2017 터키 리그 페네르바체 시절 김연경(왼쪽에서 두 번째)과 눗사라 톰콤(가운데) ⓒ 페네르바체 홈페이지

1패를 기록 중인 한국은 B조 2위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반면 일본을 잡은 태국은 A조 1위를 예약했다. 앞으로 태국의 상승세가 계속 이어질 경우 준결승전 상대는 일본이 아닌 태국이 된다.

한국은 지난 6월 열린 VNL 태국과 경기에서 3-1(25-16 25-18 20-25 26-24)로 이겼다. 최근 맞대결에서는 한국이 승자가 됐다. 그러나 일본과 경기에서 드러난 태국의 전력은 VNL 때와 비교해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김연경과 태국의 주전 세터 눗사라는 지난 2016~2017 시즌 터키 페네르바체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이들은 시즌이 끝난 뒤 함께 여행을 갈 정도로 친분이 두껍다. 그러나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한국과 태국이 만날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은 오는 27일 대만과 조별 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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