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버트 휘태커(왼쪽)는 '계체 실패'에 더 혹독한 처벌이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UFC 미들급 챔피언은 불편해 했다. 계체에 실패한 선수는 지금보다 '더 큰' 페널티를 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로버트 휘태커(27, 호주)는 "UFC가 거꾸로 가고 있다. 체중 초과를 호되게 나무라야 하는데 (매치 흥행, 선수 소속팀과 스킨십 등을 이유로) 회초리를 아끼고 있다. 체중계에 오르는 일을 가벼이 여기는 것 같다"고 일갈했다.

미국 종합격투기 뉴스 사이트 MMA 파이팅은 28일(이하 한국 시간) 휘태커의 '불편한 시선'을 다뤘다. 이 사이트는 휘태커 얘기를 싣기 앞서 요엘 로메로 사례를 언급했다.

로메로는 지난 2월 루크 락홀드와 잠정 타이틀전을 치렀다. 그러나 '반쪽 경기'였다. 로메로가 187.7파운드(약 85.14kg)로 계체를 통과하지 못해 타이틀 획득 기회를 놓쳤기 때문이다.

락홀드는 준비한 시간이 아까울 뿐더러 로메로 전을 이기면 곧바로 부상 치료 뒤 돌아올 챔피언 휘태커와 통합 타이틀전을 치를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옥타곤에 올랐다.

하지만 경기는 뜻대로 흐르지 않았다. 로메로에게 3라운드 KO패했다. 락홀드는 다시 '먼 길'을 돌아가야 한다.

어부지리로 당시 미들급 3위 호나우도 소우자만 유리해졌다. 휘태커의 복귀전 파트너 후보로 급부상했다.

팬들은 씁쓸한 입맛을 다셨다. 타이틀 공방에서 스케줄 전략과 외부 운(運) 영향이 조금이라도 커지는 걸 반기지 않았다.

연관성이 높든 낮든, 특정 선수의 계체 실패는 이처럼 타이틀 구도를 흔드는 '나비 날갯짓' 노릇을 할 수 있다. 무엇보다 팬들은 승패를 떠나 아무 잡음 없이 동등한 조건에서 두 선수가 붙길 바란다.

휘태커는 힘줘 말했다. 그는 MMA 파이팅과 인터뷰에서 "만일 내가 밴텀급으로 내려간다고 하자. 난 (밴텀급) 체중을 맞추지 못할 것이다. 그래도 내가 이길 것이다. 난 그들보다 더 크고 계체에 실패하든 성공하든 경기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건 공정하지 못하다(It's not fair)"고 거듭 강조했다.

계체 실패는 태도 문제라는 점을 피력했다. 휘태커는 "체중을 맞추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이건 직업이다. 우리는 (케이지 안에서) 싸우는 것뿐 아니라 감량하고 파이팅 포즈를 취하고 인터뷰도 '함께' 해야한다. 그것 또한 우리 '일'이기 때문이다. 체중계 위에서 실수가 나는 건 자기 의무를 다하지 못한 거다. TV로 지켜보며 (경기를) 기대하는 팬들을 저버리는 일"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내 생각엔 UFC가 좀 더 혹독한 처분(more severe punishments)을 내려야 한다. 하지만 모르겠다. (단체가) 변화 움직임을 보일지 확신이 안 선다"며 씁쓸해했다.

휘태커는 내년 초 켈빈 가스텔럼을 도전자로 맞이할 예정이다. 공교롭게도(?) 가스텔럼은 여러 번 계체를 실패한 적이 있는 전과가 있다. 로메로를 끌어들여 가스텔럼을 공격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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