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빕 누르마고메도프는 스승의 게임 플랜을 충실히 이행할 수 있을까.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밑그림을 내놓았다. 적과 제자의 SWOT 분석을 통해 타이틀전 분위기와 전략, 승패를 가를 분수령을 언급했다.

UFC 라이트급 챔피언 하빕 누르마고메도프(30, 러시아)는 오는10월 7일(이하 한국 시간) UFC 229 메인이벤트에서 코너 맥그리거(30, 아일랜드)와 주먹을 맞댄다. 라이트급 타이틀이 걸린 경기. 챔피언 벨트 주인을 가리면서 선수 중량감도 큰 빅매치다.

누르마고메도프를 지도하는 아메리칸 킥복싱 아카데미(AKA) 하비에르 멘데스 헤드코치는 한 발 물러섰다. 선전포고를 지양하고 제자의 '한계'를 먼저 거론했다. 

멘데스는 29일 니알 맥그래스의 팟캐스트 '유로바시'와 인터뷰에서 "누르마고메도프에게 맥그리거처럼 타격하라고 요구할 순 없다. 맥그리거 타격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단기간에 익힐 레벨이 아니다. 결국 클래식 그래플러와 스트라이커 싸움이 될텐데 이에 대한 대비를 충실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맥그리거가 지닌 '상대적 강점'을 얘기했다. 

멘데스는 "UFC 통틀어 스탠딩 상황에서 가장 강력한 남자가 맥그리거다. 또 그는 (겉보기와 달리) 믿을 수 없이 침착하고 마치 과학자처럼 상대에 접근한다. 아무 생각없이 들이대는 파이터가 아니다. 상대 의도를 정확히 읽고 유인법을 알고 있는 총명한 타격가"라고 칭찬했다.

그치지 않고 설명을 이어갔다. 멘데스는 맥그리거의 '격투 지능'을 부연했다. 

"맥그리거와 마주한 선수는 그가 놓은 덫을 미처 파악하지 못하고 (그쪽으로) 걸어간다. 깨달았을 땐 이미 늦다. (머리로 이해한 순간) 곧바로 천장을 바라보며 잠들 준비를 해야 한다."

케인 벨라스케즈, 루크 락홀드 등 스타 파이터를 여럿 키워낸 이 베테랑 코치는 맥그리거의 그라운드 기술 향상도 눈여겨봤다. 

"점점 '마스터'로 진화하고 있다. 이젠 그라운드 게임에서도 훌륭한 내용을 보여준다. 모든 면에서 고루 능력을 지닌 웰라운드 파이터로 성장했다. 이미 정상에 오른 선수가 여전히 발전하고 있다는 게 놀라울 뿐"이라고 칭찬했다.

스승이 구상한 맥그리거 전 전략은 '잘하던 거 그대로(as you are)'이다.

엄밀한 자가 진단을 통해 내린 결론. 테이크다운을 쉼없이 뺏고 백 포지션에서 뻗는 주먹이 승리에 이른다는 점을 강조했다.

제자의 특장점인 그라운드 기술에 게임 플랜 방점을 찍은 셈이다.

맨데스는 "자기 장점을 살려 경기하도록 준비시킬 것이다. 더불어 상대 약점을 파고들어 '문을 열도록' 만드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어 "승부에서 형세는 기묘하다.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명심해야 할 포인트는 두 선수 모두 그래플링과 타격을 두루 구사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플링을 우리가 더 잘한다고, 타격은 맥그리거가 더 낫다고 그것(자기 장점)만 줄곧 시도하며 경기할 수는 없다. 상대적 우위는 시시각각 변하기 마련이다. 누가 자기 계획을 더 상황에 맞게, 노련하게 펼치느냐에 따라 승패가 결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시간이 촉박하다. 누르마고메도프에게 정밀한 타격을 지시할 생각은 없다. 그건 불가능한 미션"이라고 말한 뒤 "스탠딩 상황에서 맞받아쳐 난타전 양상으로 흐르는 건 최악이다. 그래서 당신(진행자)에게 '누르마고메도프의 타격전을 기대해도 좋다'고 떠벌리지 않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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