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니엘 코미어(오른쪽)는 UFC 라이트헤비급 챔피언벨트를 반납할 의사가 없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노익장을 뽐낸다.

UFC 역사상 다섯 번째로 두 체급 챔피언에 이름을 올린 다니엘 코미어(39, 미국)가 "2개 체급 모두 타이틀 방어에 나설 것"이라며 의지를 불태웠다.

코미어는 29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WABC 프로그램 '리브 위드 캘리 앤드 라이언(Live with Kelly and Ryan)'에 출연해 라이트헤비급 챔피언벨트를 반납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헤비급에서 라이트헤비급으로 체중을 맞추고 (옥타곤에) 오르는 건 분명 어려운 일이다. 그것도 단순한 경기가 아니지 않나. 타이틀 방어전이라는 수준 높은 매치를 치러야 한다. 하지만 난 포기하지 않는다. 두 체급 가운데 어느 것도 스스로 (왕좌에서) 내려올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경기력에 큰 도움을 받았다고 밝혔다. 코미어는 지난달 8일 UFC 223 메인이벤트 헤비급 타이틀전에서 스티페 미오치치를 1라운드 KO로 꺾고 챔피언벨트를 가슴에 품었다.

이때 라이트헤비급에서 경기한 게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한 체급 아래서 10경기 넘게 뛰다보니 몸놀림이나 스텝 속도가 크게 빨라졌다. 오랜만에 헤비급 경기를 하면서 확실히 느꼈다"고 설명했다.

마냥 자신 있는 건 아니다. 걱정도 털어놓았다.

코미어는 "솔직히 말하면 내 체형은 헤비급에 좀 더 가깝다. 평소 체중이 245파운드(111.13kg) 정도인데 205파운드(92.98kg)까지 빼는 건 매우 고통스러운 일이다. 짧은 기간 20kg를 감량하는 건 할 때마다 어려운 미션"이라고 덧붙였다.

어려운 미션을 감내하는 이유는 '존경심'이다. 그는 팬들 머리속에 오래 기억되는 파이터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코미어는 "내가 올해로 서른아홉 살이다. 격투가로서 황혼기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국가대표 레슬러로 활동했을 때부터 꾸준히 간직해온 꿈이 있다. 정말 오랫동안 기억되는 레슬러가 되고 싶다는 꿈이었다"고 말했다.

레슬러로서 삶은 다소 불운했다. 노스사이드 고교 시절 루이지애나주 대회를 휩쓸며 미국 레슬링계 기대주로 각광받았지만 올림픽 메달과는 연이 닿지 않았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경기 종료 1분을 남겨두고 알리레자 헤이다리(이란)에게 통한의 역전을 허용했다. 2-3으로 역전패. 눈앞에 둔 동메달을 놓쳤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선 무리한 감량으로 신장 이상이 와 1경기도 뛰지 못하고 귀국했다.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는 코미어를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기권한 110m 허들 류시앙(중국)보다 더 불운한 선수라고 표현했다.

그랬던 레슬러가 지금은 MMA 역사에 한획을 그은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코너 맥그리거 이후 처음으로 두 체급 동시 석권을 이뤘다. 그러나 코미어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그는 "(종합격투기 선수가 된 지금) 격투가로서 오랫동안 역대 최고로 기억되는 인물이 되고 싶다. 그러려면 성적만 좋아서는 안 된다. 실력 외에 팬들을 감동시킬 수 있는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 이 나이에 헤비급과 라이트헤비급을 병행하는 건 그 '무언가'를 채우기 위한 의지 표명이다. 난 존경심을 얻고 싶다. 이렇게 해야 내가 은퇴할 때 팬들 머리속에 내 이름이 새겨진다"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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