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 배구 준결승전에서 경기가 풀리지 않자 아쉬워하는 김연경(가운데)과 한국 선수들 ⓒ 연합뉴스 제공

[스포티비뉴스=아시안게임 특별취재팀, 조영준 기자] 한국 여자 배구 대표 팀의 아시안게임 2연패가 좌절됐다. 일본을 이긴 태국은 예전보다 한층 강해졌다. 1, 2세트를 내준 한국은 뒤늦게 시동이 걸렸지만 기울어진 대세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국은 지난달 31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배구경기장에서 열린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 배구 준결승전에서 태국에 세트스코어 1-3(15-25 20-25 25-20 22-25)으로 졌다.

지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은 1992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이후 22년 만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김연경(터키 엑자시바시)을 비롯한 최정예 멤버들을 내세워 2연패에 도전했다. 그러나 조별리그에서 일본을 3-0으로 꺾는 등 무서운 상승세를 보인 태국에 무릎을 꿇었다.

결승 진출에 실패한 한국은 동메달 결정전으로 밀려났다. 이번 대회를 앞둔 한국은 애초 준결승에서 일본을 만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은 세계 최강 중국 등과 B조에 속했고 A조에는 일본과 태국이 배정을 받았다.

그러나 A조 조별리그에서 태국이 일본을 3-0으로 잡으며 상황이 달라졌다. 태국은 A조 조별리그 전승으로 1위를 차지했다. 반면 한국은 중국의 벽을 넘지 못하며 조 2위로 8강에 진출했다.

▲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태국과 준결승전에서 득점을 내준 뒤 아쉬워하는 한국 선수들 ⓒ 연합뉴스 제공

준준결승전에서 홈 팀 인도네시아를 3-0으로 꺾은 한국은 결승으로 가는 길목에서 일본이 아닌 태국을 만났다. 한국은 태국을 상대로 강한 경기를 펼칠 때가 많았다. 매 경기 접전을 치르지만 높이에서 우위에 있는 한국은 블로킹과 김연경(터키 엑자시바시)의 공격을 앞세워 태국을 잡았다.

그러나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만난 태국의 전력은 한층 탄탄해졌다. 장기인 빠른 플레이는 한층 정교해졌고 주전 세터 눗사라와 공격수들의 호흡은 매우 안정됐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부터 호흡을 맞춰온 태국의 조직력은 한국을 압도했다.

한국은 지난 7월 초부터 이번 아시안게임을 준비했다. 팀 플레이는 물론 선수들의 체력 강화에도 힘을 쏟았다. 그러나 한국의 조직력은 태국과 비교해 떨어졌다.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 내셔널스리그(이하 VNL) 때부터 나타난 약점인 리시브 불안은 여전했다.

리시브 불안을 보완하기 위해 이번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황민경(현대건설)을 영입했다. 그러나 한국 선수들은 중국과 태국 등 강팀과 경기에서 상대 리시브에 흔들렸다.

중요한 승부처에서 실책이 나오며 무너지는 장면도 자주 나왔다. 일부 젊은 선수들이 가세했지만 김연경을 비롯한 양효진(현대건설) 김수지(IBK기업은행) 이재영(흥국생명) 박정아 이효희(이상 한국도로공사) 등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은 물론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부터 호흡을 맞췄다.

이들의 조직력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제대로 발휘되지 못했다. 3세트에서 이재영 대신 코트에 나선 강소휘(GS칼텍스)는 13점을 올리며 분전했지만 분위기를 반전시키지 못했다.

▲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 배구 준결승전에서 태국의 스파이크를 받아내려고 몸을 던지는 리베로 임명옥(가운데) ⓒ 연합뉴스 제공

믿었던 김연경의 공격도 태국의 탄탄한 수비를 뚫지 못했다. 김연경의 특징을 모두 꿰뚫고 있었던 태국은 미리 정해놓은 수비 위치에서 김연경의 볼을 받아냈다. 또한 리시브가 약한 선수들을 골라 넣는 목적타 서브도 승리의 요인이 됐다.

김연경과 한국의 전력은 이미 국제 무대에서 널리 알려졌다. 김연경과 한국을 훤히 꿰뚫고 맞선 태국과 비교해 한국은 이러한 공략을 이겨내지 못했다.

여자 배구 대표 팀은 비록 아시안게임 2연패에 실패했지만 더 중요한 대회가 남아 있다. 오는 29일부터 다음 달 20일까지 일본에서 진행되는 세계선수권대회다. 2020년 도쿄 올림픽에 출전하려면 FIVB 세계랭킹 포인트를 쌓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아시안게임은 이 포인트가 없지만 세계선수권대회는 큰 포인트를 딸 수 있다.

한국은 동메달 결정전을 마친 뒤 세계선수권대회 준비를 해야한다. 빡빡한 일정 속에서 선수들의 체력 관리도 중요한 과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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