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강남.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LG 유강남이 홈런에서 멀어졌다. 차세대 공격형 포수로 주목받던 그의 방망이가 몰라보게 식어버렸다.

유강남이 마지막 홈런을 친 것은 지난 7일 NC전이 마지막이다. 이후 14경기서 홈런을 치지 못했다. 일찌감치 19호 홈런을 치며 LG 창단 이후 처음으로 세 번째 20홈런 타자가 될 것이란 기대를 받던 유강남이다.

하지만 이미 홈런 페이스에서 양석환에게 역전을 허용했다.

시즌 19호 홈런까지 5.7경기당 1개 꼴의 홈런을 쳤던 그다. 하지만 공백이 두 배 이상 길어졌음에도 홈런을 때려내지 못하고 있다.

단순히 아홉수라고 넘기기엔 뭔가 찜찜한 구석이 있다. 전체적으로 타격의 밸런스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10경기서 유강남의 타율은 2할4푼2리에 불과하다.

25일 문학 SK전에 앞선 10경기서는 2할1푼9리의 타율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문제는 발사각에 있었다. 타구 스피드는 142.3km로 평균(139.9km)를 조금 넘긴 수준이었다. 하지만 발사각은 7.4도에 불과했다. 메이저리그의 평균 발사각도가 12.75도인 점을 감안하면 그의 발사각이 얼마나 낮게 형성됐는지를 알 수 있다.

좋은 발사각으로 타구를 보냈을 때의 타율은 여전히 좋았다. 11도에서 20도 사이의 타구의 인플레이 타구 타율은 10할이었다. 이 각도로 타구를 보내면 무조건 안타가 됐음을 뜻한다. 하지만 그 비율이 17%에 불과했다. 좋은 발사각도로 타구를 보내는 비율이 크게 떨어졌음을 뜻한다.

반대로 너무 낮게 깔리거나 너무 높게 뜬 타구 비율은 높았다.

발사각 10도 이하 타구 비율은 56%나 됐다. 땅볼이 될 확률이 높은 타구가 절반을 훌쩍 넘겼음을 뜻한다. 공이 많이 뜨지 않으니 당연히 홈런과 거리가 생길 수 밖에 없었다.

또한 너무 높게 뜬 타구 비율도 너무 높았다.

발사각이 40도를 넘으면 공이 너무 높게 떠올라 홈런이 되기 어렵다. 이 정도 발사각의 타구를 날리는 한국 타자들이 별로 없을 정도다. 하지만 유강남은 지난 10경기서 40도 이상의 타구를 17%나 날렸다. 이상적인 각도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는 11도에서 20도 사이의 타구 비율과 같았다.

또한 홈런이 될 수 있는 마지노선이라 할 수 있는 31도에서 40도 사이 타구는 단 1개도 만들어내지 못했다. 이상적인 11도에서 30도 사이 타구 비율은 28%에 불과했다. 유강남의 타격 메커니즘이 전체적으로 흔들리고 있다는 증거로 해석할 수 있다.

LG는 올 시즌 향상된 공격력을 앞세워 시즌을 치러왔다. 마운드가 흔들리는 와중에서도 타선의 힘이 있었기에 최소 중위권 싸움을 할 수 있었다. 유강남은 그동안 수비가 중시되는 포수 포지션에서 맹타를 휘둘렀다. LG 타선은 공격형 포수 덕에 타 팀에 비해 플러스 요인을 가질 수 있었다. 

그런 유강남이 침묵 모드로 들어가며 LG 타선은 장점 하나가 사라지고 말았다. 

발사각의 저하는 단순한 체력 문제로 치부할 수 없는 대목이다. 타격 메커니즘에서 문제점을 찾아야 한다.

유강남이 빨리 제 자리를 되찾을 수 있을까. 그 시간이 늦어질 수록 LG는 5강권에서 멀어지게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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