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마스 뮐러

[스포티비뉴스=이종현 기자] 시대에 따라 축구 전술은 바뀐다. 그 안에서 움직이는 선수상도 마찬가지. 독일 축구 국가대표 팀의 황금기를 상징하던 공격수 토마스 뮐러(29, 바이에른 뮌헨)에게 이제 대표 팀과 헤어져야 할 순간이 오고 있다. 

독일은 14일 오전 3시 45분(한국 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요한 크루이프 아레나에서 열린 2018-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A 그룹 1 3라운드 네덜란드와 경기에서 0-3으로 완패했다. 

요하임 뢰브 독일 대표 팀 감독은 뮐러를 신뢰한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5골, 득점왕), 2014년 브라질 월드컵(5골)에서 뮐러가 기여한 게 있기 때문이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부진은 잠시 눈 감아 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뮐러가 다시 네덜란드전 선발 공격수로 나섰다. 

뮐러는 티모 베르너와 함께 측면 공격수로 나섰다. 최전방에는 마르크 우트가 A매치 데뷔 전을 치렀다. 세 선수의 조합도 이상적이지 못했다. 속도감도 기술력도 없었다. 뮐러는 전반전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후반 11분 만에 리로이 사네와 교체됐다. 56분을 뛰며 3번의 슈팅을 기록했다. 유효 슈팅은 한 번이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기민하게 쇄도하고, 득점 최종 위치에 서서 가볍게 득점하고 한 손으로 시크하게 세리머니를 하는 뮐러는 이제 없다. 이날 경기에서도 전반 14분 베르너와 2대 1 패스, 전반 17분 슈팅, 전반 37분 옆 그물을 때린 슈팅이 전부였다. 

전반 37분 슈팅은 득점을 했어야 하는 장면이었다. 예전처럼 주어진 최적의 득점 상황에서 놓치면 뮐러의 가치가 손상될 수밖에 없다. 뮐러는 키는 크지만(186cm), 제공권이 좋지 못하고, 달리기도 느리고, 기술이 좋은 선수는 아니기 때문이다. 순간적인 기회를 포착하게 해결하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후반전 11분 스피드와 기술을 겸비한 율리안 드락슬러와 사네가 투입되고 독일의 공격력이 폭발한 것은 뮐러의 위기를 나타내는 대목이다. 사네와 드락슬럭 투입 이후 맹활약하자, 벤치석엔 굳은 표정의 뮐러가 카메라에 잡혔다. 상징적인 장면이다. 사네가 왼쪽에서 흔들고, 베르너가 부지런히 움직이고, 중원에서 드락슬러가 기술을 발휘하자 답답한 독일의 공격이 조금이나마 풀렸다. 

메수트 외질이 있고, 전성기 사미 케디라와 토니 크로스가 버틴 독일의 중원은 상대를 충분히 압도할 수 있었다. 점유율로 그리고 패스로. 그러나 독일은 이제 그렇지 못하고 있다. 점유율을 내주고, 잦은 실수로 상대에게 역습을 허용한다. 볼이 소유가 적으면 뮐러같이 문전에서 완벽한 패스를 받아 득점하는 선수는 슈팅 기회를 잃는다. 독일 축구의 전체적인 내림세가 뮐러의 플레이스타일과 맞물려 부진의 늪에 빠지고 있다. 

뮐러는 2018-19시즌 소속 팀 바이에른에서도 부진하다. 리그 초반 2경기에서 2골 1도움을 반짝 하더니 이후 8경기째 침묵이다. 소속 팀에서 부진하고, 대표 팀에서도 부진하다. 

뢰브 감독이 러시아 월드컵에서 실패하고, 연이은 평가전과 네이션스리그에서도 부진하다. 뢰브 감독과 함께 뮐러가 동반 퇴장하는 비극이 올 수도 있다. 뮐러는 독일 대표 팀 97경기에 출전해 38골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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