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비토리아(스페인), 한준 기자, 제작 영상뉴스팀] 1931년 이후 무려 87년 만에 안방에서 레알마드리드를 꺾은 알라베스. 2018-19시즌 스페인 라리가 10라운드 현재 2위 돌풍. 

알라베스의 경이로운 '라리가 드림'을 스포티비뉴스 한준 기자가 스페인 알라바주 비토리아시를 직접 찾아가 취재했습니다.

알라베스는 불과 10년 전인 2008-09시즌에 스페인 2부리그 19위를 기록하며 3부리그로 추락했던 팀입니다. 당시 알라베스는 2,100만 유로, 한국 돈으로 270억 여원에 달하는 부채로 인해 파산위기에 처했습니다.

그랬던 알라베스가 4시즌 동안의 3부리그 생활을 청선하고 2013-14시즌 2부리그 승겨그 2016-17시즌 1부리그 승격 및 코파델레이 준우승으로 단숨에 정상화됐습니다.

▲ 87년 만에 홈 경기에서 레알마드리드를 꺾은 알라베스 ⓒ한준 기자


알라베스의 가파른 최근 상승세의 배경에는 스페인 북부 지역을 대표하는 농구팀 바스코니아의 경영 노하우가 있었습니다. 

비토리아시를 연고로 하는 농구팀 바스코니아는 농구계의 챔피언스리그로 불리는 유로리그 정기 참가팀이자 2019년 파이널4을 개최하는 명문입니다. 21세기 들어 스페인 리그에서 네 번 우승, 유로리그 준우승도 두 번 차지했습니다.

알라베스가 우크라이나 구단주 드미트리 피테르만의 부실 경영으로 몰락하자, 알라바주에서 바스코니아를 운영하는 호세안 케레세타 회장에게 구조 요청을 했습니다.

2011년 알라베스를 인수한 바스코니아 그룹은 바스코니아-알라베스 그룹으로 새로 출범시켰습니다. 5년 만에 부채를 모두 탕감했고, 구단을 1부리그로 복귀시켜 새로운 전성시대를 열었습니다.

바스코니아-알라베스 그룹은 바스코니아 농구팀의 성공적인 경영 실적을 바탕으로 5년 간 부채 상환 계획을 만들어 채권자들을 설득했습니다. 스폰서십을 확장하고 선수단을 효율적으로 정리했습니다.

그 결과 7년 전 190만 유로에 불과했던 알라베스 예산은 2018-19시즌 6000만 유로로 대거 늘었습니다. 바스코니아 농구팀보다 큰 액수가 됐습니다.

바스코니아 농구팀도 남미 지역 유망주를 발굴하고, NBA 진출 선수를 최대 배출하는 셀링클럽으로 성적과 재정의 두 마리 토끼를 잡아온 팀입니다. 알라베스도 재정 정상화 이후 선수 육성 모델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바스코니아-알라베스 그룹은 프랑스 소쇼, 크로아티아 이스트라를 인수해 프랑스와 발칸 지역 유망주를 발굴, 육성 중입니다. 스타트업이 발달한 핀란드 지역의 에르쿨레스 클럽을 인수해 비즈니스 네트워크로 삼는 전략을 펴고 있기도 합니다.

▲ 바스코니아 농구팀이 인수해 경영이 정상화된 알라베스 ⓒ한준 기자


여자 축구팀, E스포츠팀도 창단해 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비토리아시 인구는 25만. 내수 시장에서 가능한 모든 수익원을 찾은 알라베스는 2021년 창단 100주년을 맞은 신축 경기장을 지어 수익 극대화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바스코니아-알라베스 그룹 인수 이후 9000명대이던 시즌권자가 1만 7500여명으로 늘었습니다. 현재 경기장 수용인원은 19800여명. 2만 8천석으로 늘리고 VIP 에어리어 등 다채로운 수익 구조를 만들 예정입니다.

사회 환원 사업도 하고 있습니다. 6만여 명의 연간 회원이 등록한 대형 스포츠 시설 바크는 비토리아 시민들을 위해 바스코니아-알라베스 그룹이 2000만 유로를 투자해 건설, 운영하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해외 구단 인수를 통해 세계 시장 진출도 꾸준히 진행 중입니다. 농구팀을 경영하면서 알라베스를 부활시킨 바스코니아-알라베스 그룹은 NBA식 미국 매니지먼트 모델과 알라베스를 토대로 한 유럽의 지역 주의 클럽 모델을 결합한 성공 스토리를 만들고 있습니다.

지역에 투자하고, 사람에 투자하고, 영리하게 이윤을 창출하는 바스코니아-알라베스 그룹. 레알마드리드를 꺾던 날 알라베스 팬들은 "클럽은 트로피 때문에 위대해 지는 것이 아니라 사람 덕분에 위대해 진다"는 플래 카드를 내걸었습니다. 알라베스 부활을 대표하는 완벽한 문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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