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흥민(오른쪽)이 쉽지 않은 주전 경쟁에 나섰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손흥민이 교체로 52분간 활약했다. 교체로 출전했다가 교체로 경기장을 떠났다. 주전 경쟁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상황이다.

손흥민은 휴식이 필요했다. 지난 시즌 종료 뒤 월드컵, 아시안게임, 9월과 10월 A매치까지 한국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을 누볐다. 긴 이동 거리 때문에 당연히 토트넘에서 활약에만 집중하기 어려웠다. 그동안 에리크 라멜라와 루카스 모우라가 좋은 활약을 이어 갔다.

지난 1일(이하 한국 시간) 카라바오컵에 출전했던 손흥민은 오랜만에 득점포를 가동하면서 진가를 입증했다. 전반 16분 델레 알리의 뒷꿈치 패스를 받아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9분에는 수비 뒷공간을 파고들었고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에서 추가골을 뽑았다. 하지만 주전 경쟁은 여전히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토트넘은 4일(한국 시간) 영국 울버햄튼 몰리뉴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19시즌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에서 울버햄튼에 3-2로 승리했다. 

손흥민은 그리 밝지 않은 표정으로 피치를 떠나야 했다. 교체로 출전했다가 교체로 다시 경기장을 떠나야 했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지만 전반 7분 만에 부상한 무사 뎀벨레를 대신해 경기에 출전했다. 공격 2선에 배치됐던 무사 시소코가 중원으로 자리를 옮겼고 손흥민이 왼쪽 측면에 배치됐다. 

손흥민은 득점 자체보다 팀 플레이에 집중하면서 팀에 도움이 됐다. 전반 27분 라멜라의 골을 도운 것 역시 손흥민이었다. 라멜라가 손흥민에게 패스를 넣고 움직이자, 손흥민이 가볍게 라멜라에게 패스를 돌려줬다. 라멜라는 오른발로 파트리시우 골키퍼의 다리 사이를 뚫었다.

전반 30분엔 키어런 트리피어의 크로스를 모우라가 머리로 마무리해 2번째 골을 넣었다.

2골의 리드를 잡긴 했지만 토트넘의 경기력이 그리 좋진 않았다. 울버햄튼의 수비력과 공격 전개 모두가 만만치 않았다. 전술적 변화가 필요한 시점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변화를 꾀할 사실상 첫 교체 카드를 손흥민을 빼고 크리스티안 에릭센을 투입하는 데 썼다. 손흥민이 어쩔 수 없이 부상 때문에 교체로 출전했다가 다시 교체됐다.

일단 손흥민의 체력 안배를 이유로 꼽을 수 있다. 주중 카라바오 컵을 치렀고 오는 7일 새벽에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PSV에인트호번과 경기가 있다. 탈락 위기에 몰린 상황이지만 마지막 희망을 바라봐야 한다. 손흥민에게 충분한 회복 시간을 주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 에릭센 역시 부상에서 돌아와 실전 감각을 올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전술적 의미가 있을 수도 있다. 손흥민, 라멜라, 모우라는 모두 직접 돌파와 슛에 강점이 있는 선수들이다. 반면 손흥민과 교체된 에릭센은 공격 2선에서 동료들을 살리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공격을 풀기 위해 꼭 필요한 선수다. 하지만 손흥민이 라멜라, 모우라보다 먼저 교체된 것은 분명 손흥민도 쉽지 않은 주전 경쟁을 치르고 있다는 뜻으로 읽을 수도 있다.

토트넘처럼 많은 대회에 참가하는 클럽은 두꺼운 스쿼드가 필수다. 확고한 주전으로 활약하지 못한다고 해도 충분히 그 가치는 있다. 하지만 지난 2시즌 동안 토트넘의 핵심으로 활약했던 손흥민에게 만만찮은 2명의 도전자가 나타났다. 울버햄튼전에서도 이 도전자들은 모두 득점을 성공했다. 

손흥민으로선 기회를 잡을 때마다 득점과 도움으로 눈도장을 찍을 필요가 있다. 주전 경쟁은 역시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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