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티비뉴스=잠실, 한희재 기자]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 2018 KBO리그 한국시리즈 2차전이 5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4회말 무사 2루, 두산 최주환이 SK 선발투수 문승원을 상대로 투런 홈런을 친 후 득점주자 양의지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SK와 한국시리즈를 치르고 있는 두산은 4번 타자 부재 상황이다. 한 시즌 내내 4번 자리를 굳건히 지켜 왔던 김재환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기 때문이다.

김재환은 우측 옆구리 외복사근 손상 판정을 받고 테이핑 중이다. 약물 치료를 할 수 없는 부위기 때문에 자연 치유를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

두산은 통증 정도를 파악한 뒤 경기 출장 여부를 결정한다는 계획이지만 현재 상태로는 잘 풀려야 대타 정도로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재환이 없었던 3차전의 4번 타자는 최주환이 맡았다. 팀 내에서 한국시리즈 페이스가 가장 좋은 선수가 바로 최주환이다.

올 시즌엔 장타력이 크게 향상되며 중, 장거리포로서도 충실히 제 몫을 다해냈다.

최주환은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문학 구장에선 충분히 4번 타자로 나설 수 있는 능력을 시즌 중 보여 줬다.

일단 이상적인 발사 각도에 타구를 많이 보냈다. 21도에서 30도 사이 타구를 15% 정도 만들어냈다. 이 구간에서 평균 타구 스피드 151.9km를 기록하며 장타 가능성을 높였다.

땅볼 가능성이 높은 10도 이하 타구 비율은 40%로 끊었다. 리그 평균이 48%다. 최주환이 보다 많은 타구를 띄워 보냈다는 걸 알 수 있는 기록이다. 평균 발사각이 14.7도로 장타 생산 측면에서도 매우 이상적이었다.

펑균 타구 속도도 146km로 리그 평균인 139.9km보다 훨씬 빨랐다.

이상적인 발사각을 이뤘을 때 타구 스피드가 보다 빨라지는 성향도 보여 줬다. 21도에서 34도 사이의 이상적 발사각에서 타구 스피드는 일반 발사각의 145.6km 보다 빠른 149.7km였다.

이상적 발사각으로 타구를 만들었을 때 장타율도 1.480을 기록해 이른바 배럴 타구를 많이 만들어 내는 타자로 성장했다는 사실을 보여 줬다. 그의 4번 타자 기용이 놀라운 일은 아니라는 뜻이다.

하지만 보다 좋은 대안이 있다면 그 길을 찾는 것 또한 용병술이다. 최주환도 살리고 팀도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두산은 여전히 선택지가 남아 있다.

4번 타자로 양의지를 기용하는 것이 그 중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양의지는 정규 시즌에서 SK전에 특히 강했다. SK전 타율이 4할4리나 된다. 인플레이 타구 장타율도 0,878이나 된다.

평균 타구 속도가 일단 빨랐다. SK전이 되면 148.8km의 빠른 평균 타구를 날려 보냈다.

이상적인 발사각이라 할 수 있는 21도에서 34도 구간으로 타구를 보내는 비율도 19%로 높았다.

빠르고 이상적인 타구를 날리니 평균 비거리도 늘어날 수 밖에 없다. 평균 67.5m로 SK 포수 이재원(54.2m)보다 13m 정도 더 멀리 타구를 날렸다.

4번 타자는 팀의 상징성을 갖고 있는 타순이다. 심적으로 적잖은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올 시즌을 커리어 하이 시즌으로 만들었고 만만찮은 장타력을 보여 준 최주환도 좋지만 풍부한 경험이 있는 양의지에게 중책을 맡기는 쪽이 보다 안정감이 있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부진한 3번 박건우의 타순을 조정할 계획이 있다면 최주환을 3번으로 전진 배치하고 양의지로 하여금 뒤를 받치게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SK전의 양의지라면 더욱 그렇다.

4차전 SK 선발투수인 김광현에게는 최주환이 9타수3안타로 10타수2안타의 양의지보다 강했다. 하지만 양의지에게 1개뿐인 삼진을 최주환에게는 3개나 기록됐다. 

한국시리즈처럼 부담이 큰 경기에서는 일단 타구를 페어 그라운드 안으로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실책을 비롯한 뭔가의 변화를 기대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양의지는 문학 구장에서 강했다. 타구 속도 150km 이상, 발사각 21도에서 34도에 해당하는 타구 비율이 22%로 높아졌다. 이 구간으로 보냈을 때 인플레이 타구 타율은 1.000, 장타율은 4.000이나 됐다.

반면 최주환은 문학 구장에서 약한 타력을 보여 줬다.

평균 타구 속도는 비슷했지만 165km가 넘는 타구 비율은 정규 시즌의 13%에서 5%로 크게 떨어졌다.

이상적 발사각인 21도에서 34도 구간의 타구 비율도 21%에서 11%로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여러 가지 측면에서 문학 구장과 궁합이 좋지 못했다는 걸 뜻한다.

선수들은 이와 같은 징크스에 민감하다. 최주환도 인천에서 잘 안 풀렸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이런 타자에게 4번이라는 중책까지 맡긴다는 건 부담이 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3차전 패배 후 타순 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의 결단은 무엇일까. 김 감독 성향상 큰 폭의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속에서 그 선택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데이터는 최소한 문학 구장에서 4번 타자로는 양의지가 좀 더 파괴력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김 감독의 선택은 무엇일까.

-자료 제공 : 애슬릿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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