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이영하(왼쪽)와 조쉬 린드블럼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우천 취소로 4차전이 8일에서 9일로 연기되면서 두산은 선발투수를 린드블럼으로 바꾸고, 이영하를 불펜으로 돌렸다.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두산 베어스 우완 정통파 이영하(21)가 불펜에 가세한다. 

이영하는 8일로 예정됐던 2018 신한은행 MYCAR KBO 리그 포스트시즌 SK 와이번스와 한국시리즈 4차전 선발투수로 나섰다. 그러나 많은 비로 경기가 취소되면서 두산은 선발투수 교체를 선택했다. 9일 열리는 4차전 선발투수로 조쉬 린드블럼을 예고했다. 

두산은 이영하를 고집할 이유가 없었다. 견고한 선발투수 린드블럼-세스 후랭코프-이용찬을 6차전까지 한 바퀴 더 돌리며 버틸 여유가 생겼다. 

반대로 불펜은 계산이 서지 않는 상황이다. 필승조 박치국-김승회-함덕주로 연결이 안 되고 있다. 이현승과 장원준을 중간 투입하는 전략이 통하지 않았다. 빠른 고으로 윽박지를 수 있는 파워 피처가 부족한 가운데 이영하의 불펜 가세는 반갑다. 

이영하는 애초에 필승조로 시즌을 시작했다. 두산은 왼손 함덕주, 오른손 정통파 이영하 곽빈, 오른손 사이드암스로 박치국을 묶어 20대 초반 필승조 키우기에 나섰다. 시즌을 치르면서 함덕주는 마무리 투수, 박치국은 셋업맨으로 성장했고 이영하는 유희관과 장원준이 빠진 선발 자리를 채워야 해 필승조에서 빠졌다.

익숙한 자리로 돌아가는 셈이니 플랜A 같은 플랜B라고 볼 수 있다. 이영하는 부상으로 이탈한 김강률과 가장 비슷한 유형의 투수다. 김강률은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에서 최고 구속 151km까지 나왔는데, 이영하가 시속 147km로 가장 근접했다. 신인 박신지도 시속 147km까지 나오긴 했지만, 파워 피처 유형은 아니다. 강동연은 유형은 비슷하지만, 추격조로 기용하고 있다. 불펜에서 이영하의 활약 정도가 향후 시리즈 향방을 가를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영하는 정규 시즌 때 SK 와이번스 강타선에 밀리지 않았다. 3경기 2승 16이닝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했다. 12피안타(2피홈런) 11사사구 12탈삼진으로 SK 타선을 완전히 압도하진 못했지만, 무너지지도 않았다. 그리고 경기 후에는 늘 웃었다. 

두산은 3차전까지 시리즈 1승 2패를 기록했다. 선발이 무너지면 불펜까지 덩달아 무너지는 패턴을 반복했다. 1차전에서 패전을 떠안은 린드블럼이 설욕을 다짐한 가운데, 이영하는 함덕주를 올릴 수 있는 판을 만들며 불펜에 단비같은 존재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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