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티비뉴스=덴버(미국), 한희재 기자] UFC 파이트 나이트 139가 11일(한국 시간) 미국 콜로라도 덴버 펩시 센터에서 열렸다. 라켈 페닝턴(오른쪽)과 저메인 데린다미에가 경기를 펼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덴버(미국) 김건일 기자] 라켈 페닝턴(30, 미국)은 지난 5월 자기 한계를 경험했다.

브라질에서 열린 UFC 224 메인이벤트에서 '지옥'을 경험했다.

아만다 누네스와 여성 밴텀급 타이틀전을 치렀는데 5라운드 TKO패했다. 결과는 물론 내용에서도 완패했다.

페닝턴은 원래 5라운드를 하지 않으려 했다. 4라운드가 끝난 뒤 휴식 시간에 코치에게 "난 끝났어요. 끝내고 싶어요(I'm done. I wanna be done)"라고 얘기했다.

하지만 세컨드는 경기 강행을 지시했다. 그리고 마지막 라운드에서 힘 한 번 못쓰고 누네스에게 빅 파운딩을 맞았다.

커리어 첫 타이틀전에서 지옥을 맛본 페닝턴은 절치부심했다. 제시카 안드라지, 미샤 테이트 등을 잡으며 타이틀 샷까지 거머쥐었던 2016년 때로 돌아가고자 했다.

상대는 저메인 데란다미에(34, 네덜란드). 미국 격투기 명문 아메리칸 킥복싱 아카데미(AKA) 소속으로 홀리 홈을 이기고 UFC 여성 페더급 초대 챔피언을 지냈던 선수다. 킥복싱을 기반으로 만만찮은 타격 능력을 지녀 '보급형 사이보그'란 평가까지 받은 바 있다.

그러나 첫걸음부터 꼬였다. 페닝턴은 10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덴버 매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실제 계체(the early weigh-in)에서 2파운드 초과했다.

페닝턴은 2차 계체를 포기했다. 대전료 20%를 데란다미에에게 넘기기로 했다. 138파운드 계약 체중 경기로 매치 성격이 바뀌었다.

재기 의지가 확실한지 물음표가 붙었다.

결국 뜻을 이루지 못했다. 페닝턴은 11일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펩시 센터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139에서 데린다미에에게 만장일치 판정패(27-30, 27-30, 27-30)했다.

초반부터 적극적이었다. 둘은 로킥과 잽을 끊임없이 섞으며 물러서지 않았다.

경기 시작 1분 20초가 흘렀을 때 첫 클린치가 나왔다. 페닝턴이 머리와 손목 콘트롤로 데린다미에 등을 케이지에 붙게 했다. 이어 상대 복부에 니킥과 왼손 훅을 꽂으며 포인트를 쌓았다.

2라운드도 비슷한 흐름이었다. 케이지 중앙에서 '작은 복싱 파이트'가 펼쳐졌다. 페닝턴이 테이크다운을 위해 잽을 뻗으며 압박하면 데린다미에가 왼손 카운터로 반격하는 식이었다.

데린다미에 왼손이 페닝턴 얼굴에 두어 차례 묵직하게 꽂혔다. 타격에 일가견 있는 선수다웠다. 타점 높낮이도 고루 설정했다.

쭉 뻗는 오른손 카운터와 왼손 잽, 위빙 뒤 강한 로킥으로 접근하려는 상대를 물러나게 했다.

3라운드 들어 박빙 승부가 전개됐다. 서로 한 대 맞으면 한 대 갚아주는 흐름이 이어졌다. 페닝턴은 테이크다운을 결국 넘기지 못했고, 데린다미에는 확실한 한 방을 챙기지 못했다. 

마지막 라운드 2분여를 남기고 다소 지루한 클린치 싸움이 펼쳐졌다. 심판이 한 차례 개입해 경기를 중단시켰다. 

이후 옥타곤 양 끝에서 다시 전열을 가다듬은 두 선수는 또 한 번 클린치 모드에 들어갔다. 펩시 센터에 작은 야유가 흘렀다.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심판 3인 선택은 데린다미에였다. 

페닝턴은 커리어 2번째 연패에 빠졌다. 통산 7번째 쓴잔(9승)을 마시며 밴텀급 타이틀 구도에서 더 멀어졌다. 데란다미에는 4연승을 달리며 입지를 단단히 했다. 총 전적이 8승 3패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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