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께 어울려 훈련한 팀차붐과 프랑크푸르트 선수들. ⓒ팀차붐플러스
[스포티비뉴스=프랑크푸르트(독일), 유현태 기자] 독일의 훈련에 한국 선수들은 "재밌다"를 연발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팀차붐플러스는 15일과 16일(현지 시간) 차례로 마인츠05 14세 이하 팀과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15세 이하 합동 훈련을 진행했다. 팀차붐은 독일식 훈련을 직접 경험할 기회를 얻었다.

훈련장에서 팀차붐의 얼굴엔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단순히 한,두 명 선수의 반응이 아니다. "재미있냐"는 질문을 받은 모든 선수들은 "재미있다"고 대답한다. 

그렇다고 훈련 강도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한국, 독일 선수 가리지 않고 모두 몸을 사리지 않고 부딪힌다. 슬라이딩태클도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라인 안에서 공을 살리기 위해 끝까지 달린다. 팀차붐 선수들은 "독일 선수들은 훈련 때는 즐겁게 하지만 정말 진지한 것 같다. 얼굴은 웃는데 몸은 싸우러 오는 것 같다"고 말하곤 한다. 강도가 높으면서도 분위기는 자율적이다. 마인츠와 프랑크푸르트 두 팀의 유소년 코치 모두 선수들에게 강요하지 않고 목소리를 높이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놀라운 것은 훈련이 즐거운 이유를 물었을 때도 대답은 하나로 모였다. 바로 '분위기'다. 훈련 분위기가 강압적이지 않고 즐겁게 진행되니 선수들도 신이 난다. 한국에선 지도자가 규율을 강하게 잡고 강압적으로 지도하기 때문에 선수들이 축구를 맘껏 즐기지 못하는 면이 있다.

물론 한국식 문화에도 장점은 있다. 마인츠05의 제바스티안 드라이어 코치는 "직접 훈련을 해보니 진지하게 훈련하고 지도자의 말에 귀기울이는 한국적인 태도도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한국에서 지도자가 강하게 선수들을 다룰 수밖에 없는 이유도 있다. 팀차붐의 한 선수는 "한국에선 자유를 주면 선을 넘는 경우가 많다. 멍하니 있다가 훈련 내용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해 흐름이 끊어질 때가 있다"고 설명한다. 이어 "독일 선수들은 물 마시는 시간, 휴식 시간엔 편하게 있다가도 코치가 훈련을 진행하면 바로 집중하더라"고 덧붙였다. 지도자 역시 훈련을 제대로 진행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택하는 대안이란 뜻이다.

또 하나 고려해야 할 점은 이번 합동 훈련은 독일 측에서도 특수한 상황이라는 것. 파트릭 오르틀립 프랑크푸르트 15세 이하 감독은 "우리로서도 특별한 경험이다. 분위기가 더 즐거웠던 이유기도 하다"고 말했다. 독일의 훈련은 즐거운 것을 지향하지만, 감독 역시 강하게 말을 할 때도 있다. 파트릭 감독은 "무엇보다 애들이 즐겁게 훈련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 하지만 긴장을 풀 땐 풀더라도 엄하게 할 땐 또 그렇게 한다"면서 매번 즐겁게만 진행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지지자불여호지자, 호지자불여락지자(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 논어의 한 구절이다.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는 뜻이다. 축구를 즐길 때 가장 좋은 상황이라고 확대해 해석할 수 있다. 특히 성장기에 있는 유소년 선수들이 즐기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다. 하지만 아직 현실적으로 해결해야 할 점은 있다. 우선 지도자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유소년 선수 본인과 이들을 기르는 학부모 역시 변화해야 한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