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장 박항서 감독. 박수를 받으며 기자회견장에 들어섰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하노이(베트남), 취재 조형애·영상 김태홍 기자] 열띤 취재 열기에 박항서 베트남 국가대표팀 감독이 기자회견장에 입장하는 줄도 몰랐다. 그때, 박수가 터졌다. 승리를 축하하는 베트남 취재진의 박수 소리. 박 감독이 당당하게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박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16일 하노이 미딩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2018 A조 조별 리그 2차전에서 말레이시아를 2-0으로 꺾었다. 라오스전에 이은 2연승. 2경기를 치르는 동안 5득점을 올리고, 실점은 하나 없이 순항을 이어갔다.

말레이시아전은 중요도에서 단연 조별 리그 가운데 압도적 경기. '조 1위와 2위 분수령'으로 불렸다. 2008년 이후 10년여 만에 우승을 노리는 베트남은 조 1위로 준결승에 진출해 '디펜딩 챔피언' 태국을 결승에서 만나겠다는 구상을 그리고 있다.

조 1위에 부쩍 다가서는 승리를 거두자 꽉 들어찬 미딩 경기장은 열광했다. 일반 관중뿐만 아니었다. 현지 취재진은 자리에서 번쩍 일어나 환호했다. 전기 콘센트가 없으니, 대부분 뭔가 타이밍을 하며 힐끔힐끔 경기를 보기보다 경기에 집중하고 분위기를 만끽하는 듯 보였다.

▲ 열띤 취재 현장. 카메라가 바짝 박항서 감독에 다가서 있다. ⓒ한희재 기자

기자회견장 분위기도 다소 생경했다. 본지 카메라 기자가 당황할 정도로 포토라인이 지켜지지 않았다. 거짓말을 조금 보태 박항서 감독 코앞까지 카메라가 닿을 정도였다. 그리고 박 감독 등장 전후로 박수가 이어졌다. 박항서 감독은 박수를 선수들에게 돌렸다. "우리 선수들이 정말로 자신의 위치에서 헌신적으로 최선을 다했다. 그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현지 넥스트 미디어, 트란 투안 엥 기자는 박수가 이례적인 것은 아니라고 했다. 베트남에서는 승장에게 박수를 보내는 것이 일반적인 일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말레이시아전 승리에는 큰 의미를 부여했다.

"이길 줄 알았느냐고요? 네. 말레이시아는 보다 노쇠화된 팀이고 우리는 오랜 기간 함께 발을 맞춘 선수가 많은 어린 팀입니다. 가장 중요한 건 현재는 전술도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U-23 챔피언십, 아시안게임에서 성과도 있었습니다. 말레이시아를 이긴 건 특히 베트남 국민들에게 좋은 겁니다. 심지어 한국을 이기는 것보다도 좋아할걸요."

그는 '다른 교실 친구'를 이기는 것보다 '우리 반 라이벌 친구'를 이기는 것이 좋다는 예를 들며 베트남의 정서를 설명했다. 박항서호의 스즈키컵 결과에 대해서도 밝게 전망했다.

"베트남이 한 번 스즈키 컵에서 우승했는데 그때가 2008년이었습니다. 지금이 2008년 이후 최고의 팀입니다. 다음 중요 대회가 아시안컵인데요. 베트남 사람들은 아시안컵 우승보다 스즈키컵 우승을 더 하고 원하고, 그것을 더 좋아합니다. … 대회 전망은, 우승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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