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의조(왼쪽)의 득점을 축하하는 이청용(가운데)과 문선민(오른쪽)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구성이 바뀌더라도 기존의 플레이 스타일, 전술의 틀을 유지하는 것이 가능한지 보겠다."

파울루 벤투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17일 호주와 원정 경기를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경기 모델' 만들기에 집중하고 있다는 의중을 밝혔다.

벤투 감독은 부임 후 첫 원정 경기였던 호주전을 1-1 무승부로 마쳤다. 2019년 UAE 아시안컵을 앞두고 지난 대회 결승전에서 만난 호주를 상대로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후반 추가 시간 실점이 아니었다면 정예 전력으로 홈에서 경기한 호주에 승리할 수 있었다.

호주 원정에 한국은 손흥민, 황희찬, 기성용, 정우영 등 공격과 중원의 핵심 선수를 빼고 왔다. 이청용, 구자철 등 베테랑의 귀환, 나상호, 김정민 등 어린 선수의 깜짝 발탁이 있었다.

뚜껑을 열어보니 벤투 감독의 기대를 충족할만한 내용이 펼쳐졌다. 경기 초반 15분동안 호주의 기세에 밀렸으나 전반 22분 황의조의 선제골이 나온 이후 경기 리듬을 찾고 주도권을 잡았다.

황의조의 골이 한국에 심리적 우위를 준 측면이 있다. 하지만 그 이후 70분간 한국이 보인 경기 운영의 안정성을 그것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이청용은 2선 지역에서 여유있게 경기를 통제했다. 구자철이 부상으로 전반전에 조기 교체됐지만 황인범과 주세종으로 구성된 중원도 공 관리와 빌드업이 매끄러웠다.

구자철에 이어 황의조까지 전반전에 부상을 입었지만, 벤투 감독은 후반전에도 4명의 선수를 더 교체하며 6장의 카드를 모두 썼다. 나상호, 이진현, 김정민이 A매치 데뷔전을 치렀고, 정승현도 벤투 감독 부임 후 첫 출전 기회를 얻었다.

만회를 위한 호주의 공세를 잘 견뎠다. 황의조가 빠지면서 공격의 날카로움이 떨어졌지만 벤투 감독이 말한대로 1,2기 멤버와 크게 구성이 바뀐 와중에도 공수의 운영 기조가 유지됐다. 후반전 한국은 불꽃이 이는 축구를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조직적으로 흔들리지 않았다. 

실험 속에도 꾸준했다. 경기 막판 동점골을 내준 것은 아쉬웠지만 벤투 감독이 만드는 팀이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던 한 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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